전국에서 유일…2008년 개관, 연구자료 수북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하고 화장대에 앉아 얼굴을 보니 엉망진창. 머리도 전쟁을 치른 듯 가시덤불이다. 시간을 서둘렀는데도 30여분이 훌쩍 가버렸다.
부지런히 발걸음을 재촉해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 과장님의 불호령소리. “오늘도 지각인가요?” 일주일에 3번 정도는 듣는 불호령소리에 이제는 그러려니…하는 게 마음 편하다.
아침 출근길 여자들은 화장을 하고 머리를 손질하고 얼마나 꾸미는 것이 많은지 시간이 감쪽같다. 모든
여성들이 공감할 아침 풍경이다.
여자들은 언제부터 외모단장에 정성을 쏟기 시작했을까. 이러한 궁금증을 풀고 싶다면 광주 북구청 상수도본부 앞쪽에 있는 미용박물관이 제격이겠다. 여자들의 전래적인 이·미용의 모든 것이 모여 있는 곳, 미용박물관이다.
2008년 9월에 개관하여 우리나라의 미용업계의 역사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준비해서 시민들에게 전시하고 역사적인 연구 자료를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밖에서 보아도 심상찮은 모습이 궁금하여 안쪽을 둘러보기로 했다. 총 4층으로 구분돼 있는데, 층 별로 색다른 테마를 가지고 있다.
골목마다 미용실이 많이 들어서 있지만 이렇게 미용박물관이 있어서 역사드라마나 행사에서 재현하는 머리모양들이 어떻게 지금까지 전통적으로 이어져 내려왔는지 궁금했는데 이제 그 정답을 이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아직은 사람들의 관심이 적어 관람객들이 많지 않아 전화예약을 받아 관장님이 직접 해설을 해주신다고 한다. 현재 일요일 시티투어코스 중에 미용박물관이 들어있어 관람객들이 신기해하고, 관장님께서 직접 쪽진 머리를 올려주시기 때문에 매우 반응이 좋다고 한다.
방문했을 땐 개보수 작업이 한창이었다. 음력 5월5일 단오 날에 창포로 머리를 감는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순 관장은 “옛날 우리 선조들의 머리를 어떻게 관리했는지, 외국문물이 들어오면서 머리스타일의 유행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 미용박물관”이라면서 “교육차원에서 자녀들과 함께 둘러보면 좋을 나들이 코스”라고 추천했다.
미용박물관 관장이신 이순 관장님의 노력으로 세워진, 전국에서 하나뿐인 미용박물관이 계속 꾸준히 보존되고 이·미용생들의 산 교육장이 되도록 발전해갔으면 하고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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