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전교조 21년 만에 ‘얼쑤’
광주 전교조 21년 만에 ‘얼쑤’
  • 정영대 기자
  • 승인 2010.06.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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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주민직선 교육감·교육의원 당선자 3명 배출 겹경사
교육개혁·비리척결 신호탄…학생인권조례제정 등 탄력

광주진보교육계가 잔칫상을 받아놓고 모처럼 웃었다. 주민 첫 직선 교육감·교육의원 선거에서 전교조 출신후보 3명이 동반 당선되는 겹경사를 누려서다.

지난 3일 북구 신안동 소재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당선자 사무실은 오전부터 문전성시를 누렸다. 특히 이날 오후 장 당선자와 김선호 서구교육의원 당선자, 정희곤 북구교육의원 당선자의 합동 기자회견 때에는 발 디딜 틈조차 없을 만큼 지지자들과 취재진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 지난 3일 오후 장휘국 당선자와 김선호 서구교육의원 당선자, 정희곤 북구교육의원 당선자의 합동 기자회견이 열린 북구 신안동 소재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당선자 사무실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기자회견은 지난밤의 감동을 재현하듯 힘찬 환호와 박수소리로 시작됐다.

기자회견 내내 당선자들과 지지자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가득했지만 내용만큼은 추상같았다. 마치 향후 광주교육계의 일대 변화를 예고하는 ‘풍향계’를 보는 듯했다. 고강도의 교육개혁 추진과 교육비리 척결에 대한 단호함이 곳곳에서 배어났다.

특권교육 혁파와 평등교육 실현에 대한 의지도 새겼다. 자립형 사립고와 외국어고등학교 폐지, 공교육 재건, 혁신학교 설립 등이 그 대안으로 제시됐다. 무상교육과 친환경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제정 등도 추진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시민과 적극 소통하는 교육행정을 제시했다.

이날 당선자들은 마치 입이라도 맞춘 듯이 하나같이 ‘전교조’와 ‘참교육 초심’을 합창했다. 참교육을 주창하며 간난신고(艱難辛苦)의 21년을 살아냈던 전교조가 비로소 첫 결실을 얻었기 때문이다. 

장휘국 시교육감 당선자는 “교육감 당선은 개인의 승리가 아닌 광주시민과 위대한 광주정신의 승리”라며 “선거운동 기간 동안 시민사회단체 지도자와 활동가들이 단결된 힘으로 보여준 쾌거”라고 평가했다.

장 당선자는 이어 “자금도 경험도 조직도 없는 상태에서 어렵게 많은 시민들을 만났다”며 “개혁적이고 청렴한 후보를 추대해주고 믿고 지원해준 기대에 반드시 부응하겠다”고 화답했다.

또 “광주시민들이 이명박 정부의 전교조 죽이기와 참교육 말살에 대해 엄정한 심판을 내려줬다”며 “민족, 민주, 인간화 교육이라는 참교육 초심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 당선자는 “광주시민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소통하는 교육행정을 펼쳐나가겠다”며 “광주교육의 올바른 개혁과 교육 비리를 끝장내기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선호 서구교육의원 당선자도 무상교육과 무상급식, 혁신학교 보급을 약속했다.

김 당선자는 “선거기간 동안 페어플레이를 펼쳐준 상대후보 등 모든 교육감·교육의원 후보들에게 감사한다”고 서두를 꺼냈다.

▲ 이날 당선자들은 마치 입이라도 맞춘 듯이 하나같이 ‘전교조’와 ‘참교육 초심’을 합창했다. 참교육을 주창하며 간난신고(艱難辛苦)의 21년을 살아냈던 전교조가 비로소 첫 결실을 얻었기 때문이다.
김 당선자는 이어 “우리헌법에 의무교육이 명문화 돼 있는데도 정부에서 무상급식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위헌인 만큼 무상급식도 의무교육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선진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7천달러 수준일 때부터 무상교육을 했고 독일은 반세기 이전에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하고 있다”며 “그런데 국민소득 2만 달러와 선진국 진입을 이야기 하는 이명박 정부가 의무교육과 무상교육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당선자는 “장휘국 후보가 교육감에 당선됐지만 이제부터는 김선호에게 죽어날 것”이라며 “잘하는 정책에는 적극 협조하겠지만 잘못하는 것에는 엄정 하게 감시하고 견제하겠다”고 말해 박수와 웃음을 받았다.

정희곤 북구교육의원 당선자는 수요자 중심의 교육정책을 바꾸기 위해 국가가 교육비용을 책임지게 하는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정 당선자는 “그동안 전교조를 사랑해준 광주시민과 북구주민의 선택에 감사를 드린다”며 “광주교육을 바꾸기 위해 시민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새로운 철학과 교육내용, 실현경로 등을 마련하겠다”고 제안했다.

또 “6년 동안 수능성적 1등이라면서 공교육이 붕괴되는 극단적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교육이 아직도 산업사회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탓”이라며 “반복과 암기 등 양 중심의 교육이 아닌 지식습득과 문제해결, 소통능력, 창의력 등을 키우는 통합교육을 해야 한다”고 지론을 밝혔다.

정 당선자는 이어 “현재의 수요자 중심의 교육을 국가에서 교육비용을 책임지도록 학부모들과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말하고 “자립형사립고가 상위 30%로 성적을 제한한 것도 평등권 침해이자 교육기회 박탈”이라고 주장했다.

정 당선자는 “학생중심을 말하면서도 학교현장에서는 학생들을 소외시키고 획일적인 틀로 끌고 가고 있다”며 “아이들이 즐겁고 신명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단기처방이 아닌 장기적 안목에서 대안과 실현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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