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혁당 8열사여, 김주열 열사여!
인혁당 8열사여, 김주열 열사여!
  • 기세문
  • 승인 2010.05.02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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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문 통일 운동가

4월 19일은 1975년 4월 9일, 서울구치소 사형장에서 처형을 당한 인민혁명당 8열사와 인혁당 조작사건으로 구속되어 옥사를 하였거나 옥고의 후유증으로 사망한 여덟 열사들의 합동 추모제가 있었다.

인혁당 8열사 도예종, 서도원, 송상진, 하재완, 우홍선, 김용원, 이수병, 여정남 선생은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이 1964년 조작한 1차 인민혁명당 사건이 조작사건으로 종결된 후 1974년에 박정희 정권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다시 중앙정보부에 의해 조작된 2차 인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되어 1975년 4월 8일 대법원에서 사형 확정된 다음 날, 4월 9일 새벽에 사형집행을 당했던 것이다. 사법사상 유례없는 이러한 졸속 사형 집행은 제네바 국제법학자협회에서 1975년 4월 8일을 ‘사법사상 암흑의 날’로 선언한 사법 살인이었다.

인혁당 8열사와 함께 인혁당, 민청학련과 관련되어 구속된 후 옥사 또는 고문 후유증으로 사망한 이재문, 이태환, 유진곤, 이재형 등 여덟 열사들과 수십 명의 연루자들을 생각하면, 약 500년 전 조선시대 중종 때 훈구파들의 모함으로 사약을 받은 개혁파 조광조를 비롯한 기묘 8현과 수십 명의 선비들이 큰 곤욕을 치렀던 기묘사화가 떠오른다.

4.9 인혁열사 35주기 추모제를 4월 9일에는 서울 YMCA 대강당에서 4월 10일에는 대구경북대에서 인혁 8열사 중 가장 젊은 20대의 경북대 학생 여정남 열사를 기념하는 ‘여정남 공원’ 제막식과 같이 거행하였다.

나는 서울과 대구의 4.9 인혁열사 추모제에 참석한 후 11일에는 김주열 열사 국민장에 참석하기 위해서 마산으로 향했다.

금년 4월 11일은 김주열 열사의 범국민장이 처음 있었다. 김주열 열사는 50년 전인 1960년 3월 15일 마산의 시민학생들과 함께 이승만 독재정권의 3.15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시위 투쟁 중 경찰들이 쏜 최루탄에 맞아 최루탄이 눈에 박힌 채 쇠사슬로 두 다리를 감아 묶고 쇳덩어리를 매달아 마산 앞바다에 던져 수장해버림으로써 시체조차 찾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근 한 달 동안 시체를 찾아 헤매던 중 27일 만인 4월 11일에 최루탄이 눈에 박히고 두 다리가 쇠고랑에 감기고 쇳덩어리를 매단 김주열 열사의 시체가 마산시 신포동 중앙부두 앞바다에 떠올랐다. 겨우 17세인 고등학교 1학년 입학생이 이러한 처참한 죽음을 당한 것이다. 그래서 학생들을 선두로 한 마산 시민들이 김주열을 외치며 다시 들고 일어나 데모가 더 크게 번지자,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3.15부정선거 규탄, 선거 무효, 이승만 독재 물러가라는 투쟁이 더욱 큰 불길로 타올라 4.19 혁명으로 이어져 마침내 이승만이 정권을 내놓고 미국으로 도망치는 역사적인 대변혁이 일어났다. 1960년 4월 11일 최루탄이 눈에 박힌 김주열 열사의 시체가 4월 혁명의 분화구를 터뜨리는 도화선이 된 것이다.

김주열 열사 국민장은 경찰이 시신을 마산시 세관 앞바다에 던진 후 27일 만에 발견된 4월 11일 바로 그 바닷가, 마산시 신포동 중앙부두에서 거행되었다. 광주에서는 나 한 사람만 참석했지만, 멀리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1천여 명의 시민학생들이 참가하여 유가족들과 함께 진행했다. 4.19 혁명 민중영령들을 비롯한 186위의 영정을 모신 추모제와 함께 첫 김주열 열사 국민장이 엄숙하게 거행되었다. 장례식을 마친 대열은 김주열 열사가 합격해 놓고 입학식도 못하고 죽은 마산상업고(현 용마고) 앞까지 행진한 후 해산했다.

김주열 열사는 전북 남원군 출신으로 금지중학교를 졸업하고 마산의 외할머니 집으로 와서 마산상고 입학시험에 합격했던 것이다. 지금 김주열 열사의 묘는 남원 선산과 서울 4.19 국립묘지 두 곳에 있다.

김주열 열사여, 4.9 인혁열사들이여, 편히 쉬소서.

조국의 민주주의와 통일을 위해 힘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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