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문장들
청춘의 문장들
  • 김창전 전남대 대학원생
  • 승인 2010.05.02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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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마음산책

▲ <청춘의 문장들> 책 표지 사진.
지난날의 고민은 당시의 그 무게가 얼마나 무거웠던들 돌이켜보면 미간의 주름내지는 약간의 비소로 남을 뿐이다. 작가는 ‘청춘의 문장’을 청춘이 지난 현재의 입장에서 회고하며 글을 쓰고 있다.

사회통념에 따라 정해진 청춘이라는 기간이 20대라 한다면 난 청춘의 끝자락에 있다. 내가 온몸으로 현재 진행형에서 겪고 있는 청춘을 작가는 담담한 목소리로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을 이야기한다. 글을 읽는 동안 현재의 내 청춘과 작가의 과거의 청춘의 생각들을 비교하게 된 건 분명 앞에서 말한 입장 차이 때문이다.

이 책은 ‘이십대에 꼭 해봐야 하는 일들!’ (이런 책의 제목은 꼭 느낌표가 빠지질 않는다. 누구 겁주는 것도 아니고…)내지는 ‘성공을 위한 지침서’와 같은 성격의 책은 아니다. 어느 소설가의 자전적 성격이 강한 책이다.

나는 작가의 청춘을 대변하는 장 그르니에, 알베르 카뮈, 폴 엘리아르, 마리로랑셍…, 이중 아는 이 한명 없는 수준미달의 독자다. 뭐 아무렴 어떠랴, 별빛이 예쁘다는 것만 알면 됐지 그게 무슨 별자리건 상관없지 않은가!

지금 청춘의 소용돌이 속을 지나가는 사람이건 이미 지나온 사람이건 작가 김연수의 청춘의 문장들을 읽다보면 종종 밑줄 그어놓고 되새겨 보고 싶은 문장들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나마 삶이 마음에 드는 것은, 첫째 모든 것은 어쨌든 지나간다는 것. 둘째, 한 번 지나가면 다시 돌이킬 수 없다는 것. 봄을 여러 차례 겪으면 그처럼 기다리지 않으면 봄이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본문 中)

봄이 지나가고 나면 그 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날 하냥 섭섭해 울지 않으면, 꽃이 피기까지 찬란한 슬픔의 봄을 아직 기다리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당신에게 있어서의 청춘의 음악은, 문장은, 기억은 무엇인가? 크리스마스 캐롤이 주는 그 설레임은 25일까지다. 26일 이후에 들으면 그 노래가 주는 느낌이 퇴색하듯, 김연수의 「청춘의 문장」 또한 봄에 읽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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