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회유’ 공방...양심선언? 자작극?
‘진술회유’ 공방...양심선언? 자작극?
  • 강성관 기자
  • 승인 2010.04.2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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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천 “유리한 진술 회유” 이용섭 측 “돈 요구하며 먼저 접근해 거부”

▲ 김덕천 전 회장을 만났던 이상동 전 시의원이 22일 기자회견에서 김 전 회장이 돈을 요구하며 제시했다는 계약서, 자술서, 김 전 회장이 강운태 의원측에 유리하게 작성한 문서 등을 공개하며 "진실을 알고 싶어서 만났을 뿐 김 전 회장의 주장은 거짓이다"고 말했다. ⓒ시민의소리 강성관
민주당 광주시장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불법 ARS여론조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와 중앙당의 재심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또 다른 의혹이 제기돼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유리한 진술 회유’와 ‘실패한 역 공작-자작극’ 논란이 그것이다.

경선을 방해할 목적으로 문제의 ARS조사를 의뢰한 의혹을 사고 있는 호남일보 김덕천 상임고문(전 회장)은 “이용섭 의원 측 양 모씨가 ‘우리 측에 유리하게 (진술)해주면 11억 원을 주겠다’고 제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용섭 의원 측은 “김덕천이 먼저 연락을 해와 ‘강운태를 날려버릴 한방이 있다’며 돈을 요구했다”며 “이 의원을 음해하기 위한 역 공작이자 김덕천의 자작극이다”며 김 전 회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21일 오후 실질적인 호남일보 사주로 알려진 김덕천 전 회장은 ‘양심선언’을 자처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이 끝난 이후 이용섭 측으로부터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회유와 권유를 받았다”며 “16일 경 양모 병원 원장실에서 이 의원과 단둘이 만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 의원이 ‘내 편에 서서 증언해 달라’고 말했다”면서 “18일 양 원장이 자신의 집으로 오라고 해 ‘11억 원을 주겠다’, ‘계약금 1억1천만 원을 주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양 원장과의 논의가 되지 않자 20일 이상동(전 시의원)씨가 ‘양모 원장에게 얘기 다 들었다’며 ‘돈 걱정은 하지 말고 내가 한방에 다 주겠다’고 했다”며 “미리 준비한 자술서를 보이면서 ‘이렇게 써 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상동 전 의원이 요구했다는 ‘자술서’를 제시하기도 했다.

김덕천 전 회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이 의원 측은 연일 기자회견을 열고 반박했다.

이 의원 측은 “김덕천이 돈을 요구하면서 먼저 접근해 왔고 우리는 불법ARS의 진실(강운태 의원 측이 개입됐다는 의혹)을 알고 싶어 접촉을 했을 뿐이다”며 “이 의원을 음해하기 위한 역 공작”이라고 말했다.

21일과 22일 이 의원 측은 기자회견을 열어 “김덕천이 ‘강운태 의원을 한 방에 날릴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접근해 자료를 공개하는 조건으로 1억1천만 원이란 돈을 요구해 이를 거절했다”며 “김덕천의 주장은 그것을 입증할 객관적 자료가 하나도 없는 허구”라고 반박했다. 특히 이 의원 측은 “김덕천의 기자회견에 강운태 의원 측 대변인이 사회를 보는 등 함께 한 것에서 김덕천과 강운태 측의 실패한 역 공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강운태 의원 측을 겨냥했다.

양모 원장은 김 전 회장이 제시한 이른바 ‘자술서’에 대해 “김 전 회장이 ARS여론조사와 관련해 나에게 말한 내용을 전갑길 위원장이 정리하자고 해서 내가 작성한 것이다”며 “이 전 의원이 김 전 회장을 만나는 과정에서 ‘이 내용이 사실이냐’고 확인하려고 보여 준 것이다”고 반박했다.

이상동 전 의원은 22일 기자회견에서 김 전 회장이 돈을 요구하며 작성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계약서’, 20일 김 전 회장이 제시했다는 ‘진술서’, 강 의원 측에 유리하게 정리된 ‘이것이 진실입니다’라는 제목의 문서 등을 공개했다.

이 전 의원은 “김 전 회장이 변호사비 명목으로 1억1천만 원을 요구하는 계약서를 작성해 가져온 것이고 진술서는 자신이 ‘이렇게 정리하면 된다’며 나에게 보여 준 것이다”며 “대화 도중 회사 직원에게 시켜 복사를 해 둔 것이다”고 말했다.

이용섭 의원 측 전갑길 경선준비위원장은 “김 전 회장이 돈을 요구하며 접촉해 왔고 진실을 알고 싶어서 접촉했을 뿐”이라며 “김 전 회장의 주장은 사실과 180도 다른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 측은 11억원 이라는 구체적인 돈의 액수는 언급된 적도 없고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용섭 의원은 김 전 회장과의 만남에 대해 “양 원장이 진실규명을 위해 만나 보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16일 그를 만났다”며 “다시는 광주에서 불법과 반칙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의감을 갖고 진실규명을 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하고 헤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방의 모략이나 작전일 수 있다고 생각해 모든 대화 내용을 녹취했다”며 “다음 날(17일) 검찰에 ‘김덕천을 만났는데 의혹이 있으니 철저한 조사를 해 달라’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ARS여론조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와 민주당 중앙당 재심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불거진 ‘진술 회유’ 논란이 진실된 ‘양심선언’인지, 또 다른 자작극이나 역 공작으로 밝혀질지 검찰의 수사가 주목된다. 한편 22일 서울 남부지법은 이용섭 의원과 정동채 전 장관이 청구한 ‘당선인 결정 효력정치 가처분’ 신청에 대한 첫 심리가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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