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강(한홍구의 한국 현대사 이야기)
특강(한홍구의 한국 현대사 이야기)
  • 정달성 6·15학교 사무국장
  • 승인 2010.04.16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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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홍구 저/ 한겨레출판사

▲ <특강(한홍구의 한국 현대사 이야기)> 책 표지 사진.
역사를 읽는 것은 역사적 사실의 앎을 넘어 내 자신의 행동지침으로 삼기 위해서다. 역사적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고 올바른 행동이었다고 인정받을 만한 일들을 하기 위해 역사를 읽는 것이다.

눈앞에 벌어지는 사건들에 대해 근현대사의 맥락에서 재해석한 「한홍구의 한국현대사이야기, 특강」은 ‘현실’과 ‘역사’가 별개가 아님을, ‘우리가 사는 오늘’이 바로 ‘대한민국 현대사’를 이루어 나간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저자는 뉴 라이트와 역사 교과서 문제, 잊혀진 줄 알았더니 리메이크되고야 만 ‘조작 간첩 사건’, 정부의 애착이 질기고도 질긴 대운하 사업과, 사람 목숨이 휴지장처럼 여겨지는 토건국가의 과거사, 공기업 민영화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적 사회 재편 작업, 일제 강점기 순사와 친일 경찰의 ‘전통’을 이어가는 오늘날 경찰 폭력의 문제, 경쟁만이 살길이라고 외치는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을 역사의 역주행이라 단언한다.

이 땅에서/ 진짜 술꾼이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술을 마셔야 한다//…(중략)…// 이 땅에서/ 좋은 선생이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교단에 서야 한다// 뭐든지/ 진짜가 되려거든/ 목숨을 걸고/ 목숨을 걸고……//

오늘의 역주행이 얼마나 심각하기에 역사의 진보를 믿는 한 사람의 역사학자에게「목숨을 걸고」라는 시가 절절하게 와 닿았을까?

전부를 이해하기는 어려울지라도 30년 전 난쟁이가 오르던 굴뚝 대신, 30년 후 하루아침에 철거민이 된 이가 망루에 올라 공권력에 희생되는 현실이 오늘의 역사라면 그 역주행을 멈춰 세우기 위해 목숨 걸 순 없더라도 맞서는 용기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저자는 역사와 민중의 역동성, 백만 촛불을 만들어낸 민주주의의 역동성에서 역주행을 막을 희망을 찾는다.

그렇다. 새로운 마음가짐이 필요한 때이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먼저 웃는 무엇처럼 역주행을 막기 위해 용기를 갖고 희망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것이 오늘의 역사를 쓰는 우리의 역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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