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타 해법 진보진영 ‘기 싸움’
금타 해법 진보진영 ‘기 싸움’
  • 정영대 기자
  • 승인 2010.03.03 1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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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 의제선점에 진보연대 등 ‘새판 짜기’ 맞불
“민주노총 성명 지방선거 의식한 정파적 대응” 비판

금호타이어 해법을 둘러싸고 진보진영의 ‘기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진보신당이 금호타이어 문제를 지역노동의제로 선점하자 지역노동계와 일부 정치권이 ‘새판 짜기’에 나섰다. 비록 해결 방점이 다르다고 하지만 다분히 지방선거를 의식한 정파적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광주시장 후보 5명은 지난 2일 산업은행 광주지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금호타이어 문제해결을 위한 광주시장 후보 합동의견서’에 서명했다.

▲ 진보신당 윤난실 후보 등 광주시장 예비후보 5명은 지난 2일 산업은행 광주지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금호타이어 문제해결을 위한 광주시장 예비후보 합동의견서'를 발표했다.

주채권은행은 산업은행에 체불임금 지급과 조건 없는 긴급자금 우선 투입을 요청하고 합리적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진보신당 윤난실 후보의 제안으로 이뤄진 결실이다.

진보연대와 광주본부,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참여자치21, 광주경실련 등도 이날 오후 광주본부 회의실에서  ‘금호타이어 문제해결을 위한 제 정당·사회단체 간담회’를 열었다.

금호타이어의 문제의 급박성과 심각성을 인식하고 올바른 문제해결 방도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이들 단체는 간담회를 통해 지역사회에 ‘금호타이어 문제해결을 위한 제정당·시민사회단체 대책위원회’ 구성을 공식제안하기로 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채권단과 정치권, 회사측, 노동계, 시민사회 전체가 참여하는 공개토론회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는 별개로 광주본부는 지난달 28일 광주시장 후보들의 금호타이이어 중재활동을 ‘부실경영 면죄부’라고 비판했었다.

전초전은 지난달 2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윤 후보의 제안에 따라 이날 오전 광주시내 모 호텔에서 민주당 양형일·전갑길·정동채 후보와 민주노동당 장원섭 후보, 무소속 정찬용 후보 등 6명의 광주시장 후보가 조찬간담회를 가진 것.

후보들은 이날 초안으로 제출된 문건을 검토한 후 원안을 확정하고 2일 기자회견 자리에서 발표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장 후보가 초안 제목으로 제출된 ‘노사 상생형 금호타이어 문제해결을 위한 광주시장 예비후보 합동의견서’의 ‘노사상생’을 문제 삼았다. 윤 후보의 제안으로 이 문구는 삭제됐다.

장 후보는 또 “노사협상 과정에서 노조 측이 제시한 수정안이 잘못됐다”며 “노조의 수정안을 비판하는 문구를 넣자”고 요구했다. 하지만 후보자들은 “그 문제는 노조내부 당사자 문제”라며 “적절치 않다”고 결정했다.

그러자 장 후보는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자체에 반대하므로 중재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중도에서 하차했다.

결국 광주시장 후보 5명은 ‘노사상생’이라는 표현을 삭제한 원안에 합의하고 2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공식발표했다.

▲ 광주전남진보연대와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도 2일 오후 ‘금호타이어 문제해결을 위한 제 정당·사회단체 간담회’로 곧장 맞불을 놨다

문제는 광주본부가 지난달 28일 아직 발표되지 않은 기자회견 내용을 임의로 인용해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발생했다.

광주본부는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의 고통을 전제로 한 중재활동은 부실경영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며 “광주시장 후보들이 즉각 입장을 철회하지 않으면 항의방문을 비롯한 적극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특히 성명의 대부분은 진보신당과 윤 후보에 대한 비판으로 할애됐다.

광주본부는 ‘노사가 상생하는 워크아웃 모범’, ‘긴급 운영자금 투입이 노조의 동의서를 받는 데 큰 도움’, ‘시장 예비후보들의 합리적 중재자 역할’, ‘노사상생형 구조조정’ 등의 문구를 문제 삼았다.

광주본부는 “그동안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자임했던 진보신당이 ‘합리적인 구조조정’이나 ‘모범적인 워크아웃’을 들고 나왔다”며 “오히려 부실경영의 책임을 묻고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려는 금호자본과 채권단에 맞서 전면투쟁을 벌여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또 “윤 후보는 광노협과 민주노총에서 간부를 했고 노동자들의 지지 속에 시의원 활동까지 할 수 있었다”며 “진정으로 금호타이어 노동자를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되새기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하지만 ‘합동의견서’에는 광주본부가 비판했던 내용 중 ‘합리적 중재자 역할’이외에 어떤 문구도 적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진보신당은 “광주본부가 논의용 초안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사실도 확인하지 않고 성명을 발표했다”며 “이는 진보신당을 죽이기 위한 악의적 조치”라고 반발했다.

진보신당은 이어 “광주시장 후보들의 합동의견서는 산업은행의 조건 없는 긴급자금투입과  노동자·협력업체들의 일방적 희생전가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며 “광주본부가 부적절한 성명에 대해 사과하고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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