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타 경영정상화 ‘설상가상’
금타 경영정상화 ‘설상가상’
  • 정영대 기자
  • 승인 2010.02.18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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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 찬바람·채권단 긴급자금 볼 모 동의서 재촉만
노조, 서울본사·채권단·노동부 등 상대 전면전 선포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 길목이 설상가상(雪上加霜)이다.

노사교섭 자리엔 냉기만 가득하고 채권단은 ‘노사동의서’를 빌미로 꽁꽁 언 긴급자금의 흐름을 풀어주지 않고 있다. 공장엔 천연고무 등 원재료가 이미 바닥난 상태여서 생산중단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노사는 설 연휴동안 휴지기를 갖고 지난 17일 오전 다시 교섭 테이블에 앉았지만 기 싸움만 벌이다 소득 없이 30분 만에 헤어졌다.

▲ 금호타이어 노조는 10일 오전 광주공장 복지동 2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동의서 제출 거부’와 ‘인력구조조정 철회’ 입장을 정리했다. <사진제공=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

사측은 인력구조조정 대신 기본급 20%와 상여금 300%를 삭감하라는 입장에서 움쩍달싹도 안했다. 노조 측은 사측에서 노동자에게 경영부실을 전가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갈 길이 먼데 켜켜이 산길이다. 노사는 퇴직금 중간정산 과정에서 평균임금 산정기준을 두고도 평행선을 달렸다. 노조 측의 ‘신청월 기준’ 요구에 사측이 ‘승인월 기준’으로 맞불을 놓으며 팽팽하게 맞선 것이다.

노조는 “기존 관례에 따르면 개인별 신청 월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했다”며 “명예퇴직을 통한 해고회피 노력이 고작 평균임금 조작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선배들이 ‘명예퇴직’을 통해 후배들이 해고되지 않고 회사가 빨리 정상화되기만을 기대하면서 공장을 떠나려 하고 있다”며 “이런 마음에 배려는 고사하고 돈 몇 푼에 또 한 번의 고통을 주는 사측의 행위가 파국을 원하는 것이 아닌지 되묻고 싶을 뿐”이라고 반문했다. 

결국 사측의 요지부동에 기가 질린 노조는 전면적 투쟁을 선포했다. 서울본사와 채권단, 노동부 등을 방문해 임금지급과 긴급자금투입, 공장정상화와 경영진 퇴진 등을 전 방위적으로 압박하는 배수진을 친 것이다.

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한 긴급자금투입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채권단의 긴급자금 수혈이 이뤄지지 않으면 당장 내주부터 생산라인이 전면 중단되는 최악의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노조는 이 자리에서 ▲2008년 임·단협의 생산성 향상 합의 ▲2009년 임협의 TO/PO 재설정을 통한 직무통폐합 ▲임금동결·인원축소·정년퇴직 등 결손인원으로 발생한 노동 강도 증가 ▲워크아웃 개시에 따른 2010 임·단협 조기교섭 이유 ▲회사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한 조합원들의 노력과 의지 등을 담은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노조는 “긴급운영자금이 지원되지 않아 2월말부터 공장가동이 중지되고 생산물량이 있음에도 생산을 못한다면 기업정상화를 위한 채권단과 정부의 역할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채권단에서 노사동의서를 담보로 노동조합 길들이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노조는 19일 서울 금호아시아나 본사 앞에서 상여금과 급여, 연차수당 지급을 촉구하는 항의투쟁을 벌인데 이어 24일에는 노동부를 상대로 싸움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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