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운태 의원, 저서 ‘표절 의혹’ 짙어
강운태 의원, 저서 ‘표절 의혹’ 짙어
  • 강성관 기자
  • 승인 2010.02.11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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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유빈’ 표절 사례3곳 보도…강 의원측“그럴 분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후보자 본인의 도덕적 불감증이다. 뭐가 문제인지를 모르는 무책임 그 자체다”.

정운찬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갖가지 의혹을 제기하며 ‘청문회 스타’로 떠오른 강운태(광주 남구) 민주당 의원. 그는 2008년 9월 28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의사 진행발언을 통해 당시 정운찬 총리 후보자를 몰아세웠다.

그 날 ‘도덕적 불감증’에 대한 질타가 광주광역시장 출마를 선언한 강 의원 자신에게 향하고 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강 의원은 자신의 책 <미완의 광주, 창조의 중심도시로-강운태의 광주사랑 이야기>를 집필하면서 국토연구원이 운영하는 ‘세계도시정보 사이트 유빈(http://ubin.krihs.re.kr)’의 내용을 표절한 의혹 짙다. 문제가 된 부분은 ‘제3부 우리가 눈여겨 봐야할 해외 도시들’.

▲ 강 의원이 자신의 저서를 집필하면서 국토연구원 세계도시정보 사이트 유빈의 내용을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표절했다는 의혹이 짙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강 의원이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강운태 의원 홈페이지
보도에 따르면, 짜깁기 의혹이 있는 부분을 제외하고 출처를 밝히지 않은 명백한 표절을 확인한 사례가 3건에 이른다. 일본 도요타, 프랑스 소피아 앙티폴리스, 영국 레스터 사례를 소개하면서 유빈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가져다 썼다.

강 의원은 책 175쪽부터 177쪽까지 도요타시를 소개하면서 4개 문단을 통해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

“도요타시는 2005년 4월 1일 주변 6개 지역을 통합하고 향후 10년간 새로운 도시 건설에 필요한 사업 등을 추진하기 위해 ‘신시건설계획’이라는 종합계획을 수립했다.(중략) 또한 이 계획에는 ‘풍요로운 창조도시’라는 도시 미래상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중략)새로운 도시에 적합한 마을 만들기 이념과 기본방침을 구체화할 수 있는 사업 등 4개의 기본적인 사업선정기준을 마련하였다(후략)”.

이는 유빈의 ‘세계 자동차 산업의 메카 도요타시’ 중 ‘새로운 도전’ 부분과 극히 일부의 문장을 자르거나 단어를 수정했을 뿐 문단 구조와 글 내용이 거의 똑같다.

강 의원은 또 프랑스의 소피아 앙티폴리스를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소개하면서 181쪽부터 183쪽에 걸쳐 ‘소피아 앙티폴리스의 성공 요인’을 “수도권 분산정책과 실현을 추진한 중요 인물의 역할을 들 수 있다”는 등 3가지로 서술했다. 이 부분 역시 유빈의 모두 5개 문단으로 구성된 ‘소피아 앙티폴리스의 성공요인’을 거의 복사한 수준이다.

이 책 ‘환경생태, 영국 레스터’ 229쪽 내용도 유빈에 게재된 레스터 사례 중 ‘환경 친화적 커뮤니티 개발’ 문장과 똑같거나 짜깁기한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우리 게시물을 가지고 자신이 쓴 것처럼 책을 만든 사례는 없었다”며 “만약 그랬다면 곤란한 일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에 정통한 법조계 인사는 “자기표절도 문제가 되는 세상이다”며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상태만으로도 표절과 사진 무단도용 등의 문제로 남의 소중한 지적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말했다.

강 의원과 이 책을 만드는데 함께했다는 한 보좌진은 “그런 자료는 행정자치부에도 있고 너 댓 군데 있다”며 “세계도시 정보 사이트 유빈은 처음 듣는 얘기”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그럴 분이 아니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와 관련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바 없다.

한편 강 의원은 10일 <미완의 광주-창조의 중심도시로> 판매로 얻은 수익금 일부를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이에 대해 한 정치권 인사는 “표절이 명백해 보이는데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나오면서 기부 행사를 하는 것은 이를 상쇄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솔직하게 이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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