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우리가 지킨다!”
“선생님은 우리가 지킨다!”
  • 김무진 시민기자
  • 승인 2010.02.0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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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주민들, 도교육청에 강제 전출 반대 탄원서 제출

▲ 임규상 고흥민주단체협의회대표가 강복현 교사의 강제 전출을 반대하는 2731명의 탄원서를 노일숙 전남도 교육감 대행에게 전달하고 있다.

“고흥교육의 희망인 강복현 선생님의 강제 전출을 강력히 반대 합니다”

고흥군 시민단체와 주민들이 지난 3일 2731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전남도교육청에 제출하고 항의 방문하는 등 한 초등학교 교사 지키기에 발 벗고 나섰다.

20여 년 동안 고흥지역에서 교직 생활을 해온 강복현 교사(고흥 동초등학교)는 지난해 3월 치러진 일제고사를 거부한 학생들과 함께 고흥지역 생태체험 학습을 다녀왔다.

이에 대한 문책으로 도교육청은 지난해 7월 정직 1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내렸고 올해 다시 비경합지(완도, 진도, 신안) 전출 대상자 명단에 올렸다. 강 교사에게 내려진 공식 징계사유는 연차 신청서를 내지 않고 근무지를 이탈 했다는 국가 공무원법 제78조이다.

근무지 이탈은 학교장의 ‘주의’정도의 수준이지 ‘정직’이라는 중징계는 가혹하다는 비판이 높다. 이는 정부 정책에 정면 도전한 ‘괘씸죄’로 문책 당했다는 것이 교육 전문가들의 견해다.

강복현 교사에 대한 고흥 주민들의 존경과 신뢰는 뜨겁다. 짧은 시간(2주) 안에 2731명의 연대 서명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고향은 곡성이지만 1991년부터 고흥의 초등학교에서 근무해 온 강 교사는 ‘느티나무’ 생태체험 학습장 개설, 고흥만 철새탐조, 갯벌 탐험, 농사 체험, 도화원 미술관에서 미술 활동, 어린이날 행사를 추진하는 등 참교육 실천과 지역 주민의 봉사활동에 앞장 서 왔다. 특히 글을 모르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글 교실을 열고 문맹 퇴치에도 주력하고 있다.

고흥 동강면에 사는 장준환(50)씨는 “강 교사는 아이들을 누구보다 사랑하며 이 시대의 진정한 교육자 상을 보여주는 고흥의 보물 같은 존재다”며 “참교육을 실천하는 강 교사에게 상을 주지는 못할망정 일제고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정직’이라는 중징계도 모자라 고흥에서 쫒아내는 것은 이중 탄압이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와 관련 전남 도교육청 관계자는 “주민들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정직처분 이상의 중징계는 인사규정에 의해 비경합지로 전보 조치를 취하게 돼 있다”며 “올 3월에 인사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자신들이 징계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도교육감 권한대행 노일숙 부교육감은 시민단체와 주민대표와 간담회에서 “여러 어려운 여건이 있지만 관계자와 협의하여 구제 방안이 있는지 검토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탄원서를 주도한 고흥민주단체협의회와 고흥 농민회, 고흥공무원노조 등 시민단체 회원들은 “빠른 시일 안에 긍정적 답변이 없으면 대대적인 서명 작업과 함께 교육청 앞에서 대규모 항의 집회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말 법원은 일제고사 거부 ‘가정통신문’을 보냈다는 이유로 송용운 씨 등 7명을 교육청에서 해임한 것은 부당하다고 판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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