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밀착형 비전제시로 대안 정치세력 될 것”
“지역밀착형 비전제시로 대안 정치세력 될 것”
  • 강성관 기자
  • 승인 2010.02.02 14:0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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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민호 민주노동당 신임 광주시당위원장

“민주·평등·해방의 새 세상을 향한 민중의 열망을 담아 민주노동당 창당을 선언한다”

지난 2000년 1월 30일 서울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민주노동당은 새로운 진보정당의 기치를 높이 들고 창당했다. 민노당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일대 도약을 이뤄냈다. 창당 4년 만에 정당 득표율 13.0%를 얻어 지역구 2명, 비례대표 8명 등 10명의 의원을 원내에 진출시키는 파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진보신당의 창당으로 이어진 분당 사태 등을 겪으면서 진보정당의 의석 수는 반토막 났다.

광주와 전남지역에서도 2002년 지역으로는 첫 선거를 치른 지방선거에서 민노당은 시장 후보가 7.40% 득표율을 보였지만 광역비례대표 득표율은 14.78%을 얻어 시의원 1석을 확보해 시정에 대한 견제와 함께 정책 대안을 제시하면서 대중정당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지역구 시의원 선거에서 민노당 후보가 32.76% 득표율을 얻는 등 선전했고 지난해 재보선에서는 전남 장흥에서 호남지역 첫 지역구 도의원을 배출하며 ‘장흥의 파란’을 만들어 냈다.

그러나 여전히 대중정당으로서 면모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고 지역 현안에 대한 정책 대안을 내놓는데 소홀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받고 있다. <시민의소리>는 윤민호 신임 광주시당 위원장을 만나 민노당에 대한 비판, 지방선거를 앞두고 논의되고 있는 선거연대 등에 대한 입장을 들었다.

-. 창당 10주년을 맞았다.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과거 조봉암의 진보당부터 민중당 등 진보정치를 실현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여러 정치적 환경, 내부 역량의 한계, 정권의 탄압으로 모두 와해되거나 사라졌다. 이런 점에서 민주노동당 10년의 역사는 한국 정당운동사에서 주목할 만한 커다란 의미가 있다. 희망과 아쉬움, 도전과 응전 등 만감이 교차하는 10년이었다. 특히 2004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스스로도 예상치 못한 국회의원 10석 확보라는 역사적인 사건도 만들었고 새로운 정치운동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그러나 진보신당 창당으로 이어진 진보정당의 분열로 실망감을 안겨준 것이 사실이고 많은 아쉬움이 있다. 창당 10년은 숫자가 아니라 내용적으로 역사적 의미가 크지만 이제 막 ‘유아기’를 벗어났다고 본다. 이제는 실제 집권으로 가기위한 청운의 꿈을 꾸고 본격적인 활동을 펼칠 때라고 본다.

-. 민노당이 우리 지역에서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나.
호남민의 정치의식, 호남의 선택은 실제 한국 정치의 고비마다 방향타의 역할을 했다고 본다. 진보정치운동의 나침반이 될 지역은 우리 지역이라고 본다. 광주·전남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진보정치운동의 미래도 어렵다고 본다. 우리 지역에서 전국적인 판도와는 다르게 야당다운 야당이 없었다. 국민회의, 민주당의 독점이 20년이 넘게 펼쳐지고 있고 지역민들은 민주당에 대해 엄청난 지지를 보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혁신하고 발전하기 보다는 시·도민의 사랑에 안주하면서 오만하고 퇴행적 모습을 보였다. 자기 테두리에서 고이고 썩어가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시·도민은 민주당이 아닌 새로운 그릇을 찾고 있다. 이런 욕망이 어느 지역보다 강렬하다. 그 대안세력이 누가 될 것인가, 민노당이 아니고는 실제 그렇게 하기가 어렵지 않겠느냐. 민노당의 실패와 성공을 지켜보면서 새로운 대안세력을 찾을 것인데 민노당이 대안세력으로 자리를 잡든, 또 다른 대안세력을 찾을 수도 있다. 민노당은 지역의 제1야당으로서 민주당 독점구조로 초래된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민노당은 시·도민의 바람에 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정당으로서 의미가 있다.

-. 지역민들은 아직은 ‘대안 정치세력’으로까지 마음을 주지는 않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대안정치세력으로 완전한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다. 깊은 성찰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민주당에 대한 지지는 ‘마지못한 관심’이라면 민노당에 대해선 ‘애정 어린 관심’과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본다. 민노당이 민주당을 대체할 만한 정당인지 관망하는 과도기적 시점이라고 본다. 4년∼5년 이후에는 민노당이 지역민의 마음을 사로잡아 지지세가 반등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또 그러기 위해서 변화와 혁신을 꾸준히 이뤄내겠다.

-. 지역 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시를 하는데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현실적으로 대중정당으로서 자리 잡기 어려운 부분이 많은 것 아니냐.
민노당에 대한 이미지, 원하는 역할과 사실이 혼재되어 있어 솔직히 오해를 사는 경우가 있다. 투쟁하는 정당의 이미지, 계급정당을 표방하면서 ‘민주노총 당이 아니냐’, 그래서 ‘지역 현안을 등한시하고 지역민이 바라는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실제 다른 정당의 시당에 비해 지역문제와 관련 가장 많이 입장 발표하고 대안을 내왔다.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민주당은 지역현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낸 적도 없고 국회의원 역시 마찬가지다. 예를 들면 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 논란, 구 도청 별관, 캐리어와 금호사태에 대해 민주당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민주당은 당론을 모아 입장을 표출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시민과 소통한 적이 있느냐. 이것을 더 비판해야한다.외부 비판에 대해 반성적으로 평가하면서 생활 정치를 구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개인적으로 민노당은 계급정당으로서의 입장을 분명히 했으면 한다.

“선거연대에 소극적? 모든 가능성 열어놓고 적극 참여”

-. 지난해 재·보선에서 민주당에 완승을 거두고 선전하고 있지만 지지세는 2002년 지방선거 당시와 비교해 답보상태 아닌가. 그 이유는 어디 있다고 보나.
창당 이후 대선을 제외하면 첫 선거에서 광역비례대표 득표율 15%를 유지하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그런 평가를 할 수 있지만 재보선에서의 완승, 지역구 기초의원 배출 추이 등을 볼 때 저변에서는 지지세가 상당히 올랐다고 본다. 이제는 민노당 하면 대다수가 아는 정도다. 더 치고 올라가야할 때 답보 침체인 상황인 것 같은데 지금은 ‘개구리가 더 멀리 뛰기 위해서 움츠려드는 것’처럼 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다.

답보 이유는 시민들이 평가할 때 아직은 대안세력으로서 부족하다는 평가 때문이라고 본다. 이를 극복하는 것이 하나의 큰 숙제라고 생각한다. 현장정치를 강화하고 지역밀착형 의제를 발굴해 지역의 현실에 맞는 구체적인 정책적 대안을 만들어가는 노력을 할 것이고 대중과 더 깊은 소통을 하는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가 지역 현안에 대한 대안제시 보다는 신자유주의 반대 등 거대담론을 선거쟁점으로 삼는 경우가 많았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엉뚱한 선거운동으로 볼 수 있다.
가슴 아프게 받아들인다. 극복해야 할 문제다. 그런데 실제 민주당 구청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후보 등 모든 단위 후보들의 공약과 정책은 개발정책이다. 심지어 자기 권한과 영역 밖의 것들을 공약하고 구청장, 국회의원, 광역의원 후보의 정책 공약이 거의 비슷한 ‘빌 공 자’ 공(空)약의 소지가 많은 것들이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접근하고 제도와 시스템 문제, 거대담론 중심으로 접근했다. 이것을 어떻게 시민의 생활과 지역현안에 접목시켜 대안을 제시하고 구체화시킬지, 이에 대한 고민이 깊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전문가 집단과의 소통, ‘현장이 정책’이라는 생각으로 현장을 중심으로 한 대안 정책을 만들어 가는데 노력할 것이다.

“진단은 민주당 독점구조, 대안은 인물로 가면 안돼”

-. ‘광주 희망과 대안’은 ‘좋은 후보’를 선정해 민주당을 포함한 정당에 추천할 계획이다. 비민주당 연대를 바라는 소수정당의 요구와는 다르다. 어떻게 생각하나.
목적이 분명 했으면 좋겠다. 우리 지역 정치 현실을 진단할 때 ‘좋은 후보’가 없어서 퇴행적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좋은 정치인이 없어서 병폐가 드러나고 있다고 진단하면 안 된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민주당 내에 나름 ‘좋은 후보’, 정치인들도 많았다. 좋은 정치인이 없어서가 아니라, 실제 지역 정치 헤게모니를 장악한 세력, 그것을 가능하게 하고 있는 판을 엎어야 한다. 원인과 진단은 ‘일당독점 극복’인데 대안이 구조 극복 보다는 인물에 초점이 맞춰져선 안 된다.

최소한 우리 지역에서는 민주당에 ‘퇴출 명령’을 내려야한다. 민주당 내에서 몇 사람 바뀐다고 지금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민주당이 없어도 광주가 무너지는 것 아니다. 이를 대신할 구조를 만들고 세력을 만들면 된다. ‘희망과 대안’이 ‘세력 교체’가 아니라 ‘인물 교체’로 접근해서 안타깝고 아쉽다. 민주당을 제외한 나머지 당과 함께 가야 한다. 민주당에 대한 평가는 있는데 그 책임을 묻지 않으면 안 된다. 예를 들면, 민주당에 ‘좋은 후보’ 공천해 달라고 할 것이 아니라 , 좀 과도하게 말하자면 민주당의 ‘무공천 선언’을 요구하는 주장까지 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민주당이 그 동안의 폐해에 대해 진정으로 책임을 지는 것이다.

-. 중앙 정치권에서 민노당은 반MB 선거연대에 적극적인데 우리 지역에서는 ‘가장 소극적이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선거연대는 결국 후보전술인데 어디 까지 가능하다고 보나.
민주당 독점구조를 극복하기 위한 선거연대에 소극적으로 비춰진 것은 오해다. 아마도 12월말과 1월초에 당직 선거가 있었고 지방선거 후보를 정리하면서 지역의 선거연대 행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여력이 없었다. 민주당 독점구조를 타파하는데 진보정당과 시민사회가 공동 대응하자는데 적극 함께할 것이다. 후보전술까지 열어놓고 있다. 모든 가능성과 모든 것을 열어놓고 토론할 필요가 있다. 전면적인 후보연대인지, 특정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선거 등 현실적으로 어디까지 가능할지 공식적으로 한 번도 의견을 나눠본 적이 없다. 중앙정치권에서 ‘5+4’ 논의가 진행 중인데 결과에 따라 지역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지역에서 공개적인 선거연대 테이블이 마련되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적극 참여할 것이다.

-. 2010 지방선거 목표가 있다면.
지역 내에서 민주당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정당으로서의 정치적 입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목표다. 민주당과 양강구도를 형성해 상당한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많은 후보들이 당선되기를 바라지만 지역구 광역의원은 최소한 1명 이상 배출해야 할 것이다.
우리당은 지난 선거에서 지역구 기초의원을 다수 배출했고 민주당 ‘그들만의 리그’에 조그마한 창을 내고 문을 냈다고 본다. 현재 광주시의회는 민주당에 의해 굳건히 닫힌 성이다.  반드시 시의원을 배출해 시정을 제대로 견제하고 시의회가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창을 만들 것이다. 기초의원의 경우 모든 선거구에서 한 명 이상의 의원을 배출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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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거양득 2010-02-03 10:53:05
한나라당을 반대하고 민주당 일당독선을 견제할 광주의 제1야당 민노당으로 6.2 지방선거에서 일거양득하는 광주시민

민노홧팅 2010-02-02 17:29:49
2010년 지방선거에서 민노당의 돌풍을 염원하고 기대합니다.
광주시당 위원장이 앞장서서 이끌어 주시고 만들어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