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진작가 마동욱(52)은 20여 년 동안 ‘마음으로’ 찍은 고향 장흥의 풍광과 사람, 고향에 대한 아련함과 애틋함을 담아 380 쪽에 달하는 <정남진의 빛과 그림자> 사진집을 발간했다. 마 작가는 서울 인사동과 고향 장흥에서 사진 전시회를 열고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그의 작품 중 일부를 화보로 묶었다. <편집자 주>
누구에게나 고향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은 모두 같을 순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이의 고향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정직하다는 것입니다.
고향 앞에서는 누구나 부끄럽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그것은 고향을 간직한 많은 사람들의 공통된 생각일 것입니다.
고향은 어쩌면 고난의 추억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고향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의 세월은 별로 기쁘지 않은 아픈 추억들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그 아린 추억의 파편들이 하나 둘씩 제 자리로 모아지며 융합되어지는 과정이었습니다.
20년. 고향 장흥의 사진들은 제 삶의 근본들을 제 자리로 돌아오게 했던 것입니다. 제게 고향 사진은 희망이었고 꿈이었습니다. 아린 마음은 내 내면에서 사진으로 담아낸 고향의 모습으로 번져나갔고, 그 아린 마음에서 얻어진 것이 오늘 제가 그렇게 담고자 했던 고향입니다. ‘카메라를 든 삶’을 선택했던 것은 처음부터 정해졌던 길이었습니다. 사진의 힘을 알았고, ‘사진人’으로 저만의 작업을 준비하고 꿈꾸며 지금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 글·사진 마동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