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을 체험하고, 삶의 모습을 접하며, 문화를 이해하다
전통을 체험하고, 삶의 모습을 접하며, 문화를 이해하다
  • 송혜경 시민기자
  • 승인 2010.01.15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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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전통과 현대 아우르는 가나자와

대도시인 도쿄, 요코하마를 떠나 유네스코가 선정한 창조도시(공예) 가나자와로 향하였다.

6시간을 달려 잠시 멈춘 곳은 현지 가이드 분께서 추천한 시라가와 백천향 민속촌. 일본 시라가와고의 맥천향 민속촌은 에도시대 후기부터 만들어진 것으로 일본의 옛 청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이 마을은 과거에 폭설로 인해 지붕을 크게 경사지게 얹는 갓쇼즈쿠리로 지난1995년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면서 ‘시라카와마을 갓쇼즈쿠리’ 취락보존지구로 지정되어 최근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 시라가와고 백천향 민속촌. 폭설로부터 지붕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경사를 가파르게 지었다.
옛 전통 지키는 시라가와고 백천향 민속촌

마을의 언덕 전망대에 오르니 고즈넉한 마을이 한 눈에 들어왔다. 특히 전망대 옆 상점은 이 지역의 사계, 문화, 풍습을 담은 사진들이 천장을 뒤덮고 있어 관광객들에게는 유용한 정보를 주는 갤러리로써 충분했다.

폭설로 인해 많은 피해도 입고 옛 건물의 불편함도 있었지만 현재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주민들은 집 사이로 흐르는 수로, 논 그리고 갈대밭 특히 마을을 감싸는 지형을 고스란히 보존하며 민박집, 기념품 상점, 향토식당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또한 관에서도 화재에 대비해 소방시설을 확충하고 마을을 보존하는데 적극 지원하고 있었다. 민관이 일본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써 가치를 인정하며 전통의 명맥을 잇고 있는 것이다.

시라가와고 백천향 민속촌을 떠나 도착 한 곳은 옛 역사를 지키며 전통공예를 비롯한 전통예술이 이어져 오고 있는 가나자와다.

가나자와시 도시정책기획국 류타 타테이 국장은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보존과 현대의 재해석을 중심으로 논의하는 민관의 협력과정이 있었기에 현재의 창조도시 가나자와가 있다”라며 가나자와시의 창조도시 추진전략을 설명했다. 타테이 국장은 그 대표적인 장소로 가나자와 시민예술촌, 우타쓰야마 공예공방을 꼽았다.

1996년에 설립한 가나자와 시민예술촌은 옛 방직공장 시설을 재생·활용하여 연극, 오케스트라 앙상블 등 다면적이고 장래를 고려하는 문화정책을 펼치고 있었다.

대개 일본 도시들이 평균 1%이하 인데 반해 가나자와는 문화 관련 예산지출(문화와 예술/문화적자산)비율이 연간 약 3~6%를 차지하고 있어 방문단 일행을 놀래켰다.

타테이 국장은 “기업과 민관이 협력하여 창의도시 진흥에 나서며 문화와 산업의 연계, 다음 세대를 짊어지는 인재육성을 통하여 세계적인 창조도시로서 도시의 미래를 그린다”고 설명했다.

역사, 전통의 보존과 현대적 해석이 중요

▲ 시민들의 문화여가를 지원하기 위해 옛 방직공장 내부를 그대로 살려 만든 가나자와 시민예술촌.

가나자와 우타쓰야마 공예공방은 전통공예의 계승 발전과 문화진흥을 도모하기 위해 공예 종합기관으로써 설립되었으며 1층 로비에 마련된 갤러리는 명공들의 작품을 다수 전시되어 판매도 이루지고 있었다.

공방작업실에는 도예, 칠, 유리, 목공예 등 창작활동에 열심인 연수자들의 모습과 설비를 창 너머로 견학할 수 있었으며 시민공방프로그램은 배우기 쉬운 단계부터 고급단계까지 창작과정이 진행되고 있었다.

특히 시민공방을 통해서 예술작품을 관람하는 감각 및 태도를 배울 수 있는 과정에서 공예의 매력을 경험하게 한다고.

“이곳은 공예 관련 장비들이 잘 갖추어져 있으며 전문가 초청 강연이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는데 오늘은 이 지역 공예가 한 분이 연수생들에게 기법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시는 가나자와 예술 및 인재개발기금으로 장려금 10만엔(월), 사업자에게는 6만엔(월)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곳만의 장점이며 연수기간 3년 이후에도 반 이상이 지역에 남아 활동하며 홍보대사로써 가나자와 시를 알리는데 기여합니다.”

우타쓰야마 공예공방의 연수생이었다가 직원으로 활동 중인 한국인 김기태 씨의 설명이다.

▲ 일본의 3대 정원 중 한 곳으로 도시 전체의 경관을 엿볼 수 있게 만든 게로쿠엔.
일본의 3대 정원 중 하나로 도시 전체의 경관을 엿 볼 수 있는 게로쿠엔과 일본의 전통적 건축물을 엿 볼 수 있는 히가시차야 거리는 옛 풍경을 고스란히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가나자와는 전통의 향기만 풍기는 것이 아니었다. 도시재생을 위해 건립된 가나자와 21세기 현대미술관은 관람객들의 동선을 최대한 고려하여 건립되었단다.

현대미술은 무엇보다 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작은 배려가 이곳을 시민들이 자주 찾는 명소로 거듭나게 했다. 또한 초등학교 4학년 필수코스로 미술관 체험을 진행하는데 이는 창조도시를 이끌어갈 창조적 인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역사와 전통을 보존하고 현대적으로 해석하려는 노력이 부러웠으며 생활 곁에 문화와 예술을 가깝게 두려는 시민들 스스로 도시의 잠재성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고 가나자와 명성의 원천이 어디인지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의지가 창조도시 가나자와의 미래를 밝혀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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