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와 국가균형발전의 꿈
세종시와 국가균형발전의 꿈
  • 조영임
  • 승인 2010.01.15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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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임 광주여성민우회 공동대표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기획된 세종시가 애초의 취지를 잃어버리고 지방의 신도시 하나 만드는 정도의 상으로 축소되면서 이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원래 세종시는 참여정부 시절 행정복합기능을 담당하도록 하여 행정부의 다수인 9부 2처 2청이 옮겨가는 것으로 2030년까지 단계적 개발을 통해 수도권 집중을 막고 분산효과 및 지역균형발전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새 정부 들어 세종시에 대한 애초의 의도와 계획이 흔들리면서 새로운 수정안이 제시되어 지금 정치권과 국민들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지역균형발전 선도 역할 변질 돼 

정부가 제시한 수정안은 행정중심복합도시가 아닌 교육과학중심의 경제도시로 축소되고 주요기능도 산업, 대학, 연구기능으로 부분화되었으며, 주요 유치 분야도 과학벨트, 삼성, 한화, 웅진, 롯데, SSF사 등으로 축소되었다.

그러면서 이 도시에 투자하는 기업이나 기관에 세제지원이나 규제완화 등 막대한 특혜를 주겠다고 한다. 정부는 청와대가 직접 나서 낙하산 인사 등으로 장악한 방송매체와 우호적인 보수 언론을 총동원해 군사독재시절을 방불케 하는 여론전을 펼치며 국민들의 눈과 귀를 우롱하고 있다.

정부가 수정안이 원안보다 발전된 것이라고 하면서 총인구 50만에 약 25만의 고용증대 효과를 낼 것이라며 충청지역 홍보에 주력하고 있지만, 이는 정부의 세종시 정책에 대한 왜곡된 이해와 국가 균형발전의 대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결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결국 수정안을 살펴보면 다른 지역에 분산되어 투자를 고려하고 있던 기관이나 기업들에게 여러 지역을 버리고 ‘세종시로 모이라’며 특혜를 약속하고 있는데, 이는 세종시라는 하나의 도시를 만들기 위하여 다른 지역의 희생을 강요하는 결과가 되어버린 것이다.

새로운 수정안에 의하면 교육과학중심도시를 건설하겠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어느 도시가 교육과학 중심도시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가? 모든 도시가 교육에 힘을 쏟고 첨단과학과 산업에 대한 발전 중심도시로 가고자 하나 여건이 마련되지 못한 것 아닌가? -수정안은 지역고사 재촉하는 정책

이런 상황일진데 어느 한 도시에 교육과학중심도시를 만들겠다니 이는 지역균형발전이 아니라 지역고사를 재촉하는 정책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세종시는 원래 취지가 도시 하나 키우겠다는 것이 아니라 수도권에 과도하게 밀집되어 있는 현 상황을 극복하고 국가의 균형발전과 지속발전을 꾀하고자 한 정책인데 그 취지를 깨고 정반대로 지역균형발전을 가로막는 정책대안을 수정안이라고 내세우고 있는 것은 심히 개탄스러운 일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다음 정부가 균형발전 정책을 후퇴시키지 못하도록 대못을 박아놓겠다고까지 했는데 새 대통령은 여보란 듯 혁신도시, 기업도시로 기대감에 부풀어있던 지역민들 가슴에 대못을 박고 있다.     

오늘도 서울로 집중되어 있는 물적 인적 자원의 위력 속에 지역에서 서울로 향하는 젊은이들과 교육을 위해 도시로 떠나는 부모들에게 국가균형발전과 이를 통한 지역발전의 희망을 전하고자 했던 세종시의 꿈을 가벼이 짓밟아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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