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각정을 돌려다오”
“팔각정을 돌려다오”
  • 김무진 시민기자
  • 승인 2010.01.08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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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 구실 못한 채 15년 동안 예술인 작업실
타 시설 창작실로 제공하고 시민환원 여론 높아

▲ 중외공원 내에 있는 팔각정은 15년 동안 예술인들이 작업실로 사용하고 있어 시민들이 오를 수가 없다. 전자자물쇠와 쇠창살로 굳게 닫힌 팔각정.

시민들의 쉼터와 전망대 역할을 해온 중외공원 내 팔각정이 15년 동안 예술인 작업실로 쓰이고 있어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1982년 어린이 대공원 개설시 신축 되었던 팔각정은 지상3층 규모로 1층은 휴게매점, 2층은 기념품 판매점, 3층은 전망대로 사용되어 왔다.

준공 이후 도심 속 명소로 자리 잡은 팔각정은 장성, 담양, 무등산 등 호남 가사 문화권을 조망할 수 있는 뛰어난 장소로 각광 받았다.

그러나 휴게매점의 판매 부진과 청소년 탈선 장소로 문제가 발생하자 1995년 비엔날레 출범과 동시에 2층과 3층이 ‘팔각창작공방’으로 용도변경 되었으며 2003년에는 1층 마저 미술 작가에게 임대 되었다.

현재 팔각정은 각 층 마다 칸막이 공사를 해 총 6인의 미술가들이 창작 스튜디오로 사용하고 있으며 현관 입구는 전자자물쇠가 설치돼 비밀번호를 모르는 일반인은 접근이 일체 금지되고 있다.

북구 운암동에 거주하는 최문현(67)씨는 “과거에는 울창한 숲길을 통해 팔각정에 오르면 운암 저수지를 비롯한 수려한 자연 경관이 눈앞에 펼쳐져 차 한 잔을 마시면서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며 “광주시에서 진정으로 창작 미술가에게 지원을 해주고 싶다면 다른 공공시설을 물색하여 제공하고 팔각정은 시민의 품으로 돌려 주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팔각정 폐쇄 이유 중 하나인 ‘우범화 지역’ 문제는 설득력이 없다는 목소리가 크다. 몇 년 전에 이미 시립 미술관, 비엔날레관, 민속박물관이 속속 들어서 중외공원을 찾는 사람이 크게 증가 했으며 팔각정 남쪽산 아래 200m 지점에 남양, 대주아파트가 들어서 과거 인적이 뜸해 발생한 범죄율이 상당 부분 상쇄되었기 때문이다.

북구 용봉동에 사는 이철형(36)씨는 “팔각정에 오르는 길이 생태 탐방길로 새롭게 조성돼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자주 방문한다”며 “안전문제가 발생하면 순찰을 강화 하는 등 보완 대책을 마련해야지 팔각정을 폐쇄하는 것은 행정 편의주의 발상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팔각정을 관리하고 있는 광주시 산하 시립미술관 관계자는 “현재 팔각정은 예향광주를 대표하는 미술 작가 6인이 사용하고 있으며 전국 최초 창작 스튜디오로 서울, 부산, 대구, 대전 등에서 벤치마킹 장소가 되고 있다”며 “올 2월 임대 기간이 끝나면 작가들과 상의하여 출입문을 개방하고 층별 난간에 나무의자를 설치하는 등 팔각정이 전망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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