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인사합시다!
새해엔 인사합시다!
  • 이경선 기자
  • 승인 2009.12.28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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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따져보니 출·퇴근길을 포함해 일주일에 최소 10회 이상은 버스를 이용하고, 일주일동안 버스 안에서 소비하는 시간도 평균 열 시간은 족히 넘는 것 같다.

게다가 올해도 어김없이 이용할 예정이니 버스 단골 이용객으로서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매일 아침 봉선27번 버스를 이용하는데, 얼마 전 만난 한 버스 기사의 작은 친절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그  버스 기사는 승객이 하차 시마다 “안녕히가세요”라고 큰소리로 인사를 했다.

본인도 수줍음을 꾹 누르고 “수고하세요”라고 맞인사를 했다. 

그날 오전 내내 기분이 좋았다. 친절한 말 한마디가 하루의 시작을 기분 좋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

언젠가부터 대부분의 버스 기사들이 승차 시 “어서오세요”라는 인사를 한다.

그런데 하차 시에도 인사를 하는 버스 기사는 흔치 않다.

내리는 문은 기사석에서 멀어서일까? 그럴 만도 한 것이 수줍음 많은 한국인 특성상 큰소리로 인사해야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도 이상할 일이 아니거니와 문제는 그렇게 해서 인사를 해도 승객이 맞인사를 안했을 때의 무색함을 감수해야하기 때문일 것이다.

잠시 호주 여행 때의 경험을 소개하려고 한다.

호주에서는 모든 승객이 승차 시는 물론이거니와 하차 시에도 자연스럽게 기사를 향해 땡큐! 라고 인사를 한다.

매일 발이 되어주는 버스 기사에게 그 작은 인사로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이다. 

처음으로 버스를 탔을 때는 신기하기도 하고, 직접 하려니 쑥스럽기도 했다. 그래서 ‘기사가 내 인사를 설마 듣겠어?’라는 생각으로 그냥 내렸으나, 백미러로 눈인사를 해주는 것을 보고 나니 생각이 짧았구나 싶었다.

물론 기사만 인사를 하거나, 승객만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닌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자연스럽게 인사를 한다. 

그래서인지 버스기사와 승객 간의 친밀도도 높았다. 한번은 무거운 짐가방을 들고 낑낑대고 있었는데 기사분이 직접 내려와 당연하듯 도와줬던 경험이 있다. 

또 대부분의 기사들이 승객이 착석을 하고 안전하게 자리를 잡기까지 성급하게 출발하지도 않는다.

그땐 참 좋은 문화라고 생각했지만 우리나라에 온 후로 까맣고 잊고 지냈다.

그런데 이번에 만난 친절한 기사분을 계기로 다시 소망해본다.

‘버스 승·하차 시 인사하기’

이 작은 노력과 배려로 광주시의 2천명 버스기사들과 40만 버스이용객의 하루가 산뜻하고 기분 좋게 시작된다면 해볼 만한 일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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