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건설, 관광객 유치 효과 어려워”
“골프장 건설, 관광객 유치 효과 어려워”
  • 문상기
  • 승인 2009.12.18 21: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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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천범 레저산업연구소장 “호황 올 해로 끝날 것”

전남도가 지역 선도 산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골프산업은 다름 아닌 ‘골프장 건설’을 통한 골프관광객 유치로 모아진다. 향후 몇 년 이상 골프인구와 내방객 수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지만 적신호를 보내고 있는 지표도 많다.

특히 현재 ‘청신호’를 보내고 있는 ‘증가세’는 전남지역 골프장에만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전국적인 현상일 뿐이다. 또한 골프산업 육성에 전북은 골프산업 클러스터 단지 조성에 나서는 등 모든 지자체가 너도 나도 나서고 있다.

‘전남 골프산업의 가능성과 과제’ 기획을 마무리하면서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 인터뷰를 통해 향후 한국 골프산업 전망과 공급과잉 시대에 어떤 어려움이 예상되는지 짚어봤다.

“낮은 단가, 외지 골퍼 유입에 한계”

-. 지난해 말 전국적으로 운영 중인 골프장이 311곳에 이른다. 2017년 640개까지 예상되고 있는 상황인데 골프장 건설 ‘붐’에 대해 어떻게 보나.

-. 지난해 말 전국적으로 운영 중인 골프장이 311곳에 이른다. 2017년 640개까지 예상되고 있는 상황인데 골프장 건설 ‘붐’에 대해 어떻게 보나.“그 동안 골프장 사업이 골프장 사업의 높은 수익성, 회원권 분양에 따른 빠른 투자 자금 회수 등으로 전국적인 골프장 건설 붐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18홀 기준으로 할 경우, 지난해 말  운영 중인 골프장 수는 344.9개소, 공사 중 120.8개소, 추진 중 230개소에 달하고 있다. 이들 골프장들이 모두 완공될 경우, 거의 700개소에 육박하겠지만 골프 회원권 분양 어려움, 대중골프장의 수익성 악화 등으로 실제 완공되는 골프장 수는 2015년까지 560개소에 머물 것으로 전망한다. 따라서 건설 중·인허가 중인 골프장들은 자금부족으로 M&A시장에 대거 출회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전남 등 비수도권에서 ‘골프 부양론’에 적극적인데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호남권의 골프인구는 24만 명 정도로 전국의 8.0%(광주·전남 5.3%)에 불과하지만 골프장 수 비중은 전국 대비 9.9%에 달한다. 결국 수도권 등 외지의 골퍼들을 유치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전국적인 골프장 건설 붐으로 내년부터는 수도권 등 외지의 골퍼들이 호남권으로 유입되는 골프인구가 점차 줄어들 것이다. 결국에는 골프장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되면서 골프장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보다는 지역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영·호남 소재 골프장은 2010년부터 공급과잉 시대로 접어들 것이다. 비수도권은 골프수요가 부족하고 돈 많은 사람들이 적기 때문에 골프회원권 분양이 어렵고 개장 후 운영수지를 맞추기도 어렵다.”

-. 전남지역에 대해서는 어떻게 전망하나.
“2008년 국내 골프장 이용객 수는 2367만 명이었다. 2011년 2635만 명, 2015년 2534만 명으로 2011년 쯤 최고 수준에 달한 후 점차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남권은 지금의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15년까지 75개소에 달하게 된다. 골프장 공급과잉은 치열한 고객유치 경쟁을 불러와 1인당 객단가가 하락하면서 경영수지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지만 골프인구 증가세 등을 감안할 때 한국의 경우 몇 개 정도가 적정한 규모라고 보나.
“2008년 국내 골프장 이용객 수는 2367만 명이었다. 2011년 2635만 명, 2015년 2534만 명으로 2011년 경에 최고 수준에 달한 후 점차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남권에서 운영중 인 골프장(18홀 환산)은 지금의 추세가 지속될 경우 호남권의 골프장 수는 2015년까지 75개소에 달할 전망이다. 그러나 늦어도 2011년부터 골프장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면서 치열한 고객유치 경쟁이 시작되고 1인당 객단가가 하락하면서 경영수지가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골프장 공급 확대는 골프장 1개당 이용객수 감소를 불러오고 입장료 인하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다.”

-. 지자체들은 패키지 관광상품이나 지역 먹거리 등과 연계한 ‘체류형 골프산업’이 필요하다며 적극 유치에 나서고 있다. 실제 효과는 어느 정도라고 보나.
“호남권을 찾는 수도권 골퍼들은 무엇보다도 낮은 입장료 때문이다. 수도권·호남권과의 차액은 주중 8.0만 원, 주말 7.5만 원에 달한다. 그러나 수도권 회원제 골프장에 대한 중과세율이 인하될 경우 수도권 골퍼들의 호남권 골프장 방문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지역 먹거리는 골퍼들을 유치하는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다. 다시 말하면 현재 수도권 골퍼들이 호남권 골프장을 찾는 이유는 낮은 입장료 때문으로 수도권의 입장료가 낮아질 경우, 수도권 골퍼들이 급감하면서 골프장 경영수지를 크게 악화시킬 것이다. 따라서 체류형 골프장을 조성하는 방향은 옳지만 실제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 지방세 확충 효과는 어떤가.
“2008년 10월 1일부터 지방회원제 골프장에 대한 중과세율이 인하되면서 입장료는 3.1만원 인하되었고 취득세율은 10%에서 2%, 재산세율은 4%에서 2%로 낮아졌다. 즉 지방 18홀 회원제 골프장의 지방세 납부액이 2008년 9억 원 수준에서 올해부터는 3억~4억 원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지방세수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입회금 반환 요구, 줄도산 할 우려 있다”

-. 지자체들은 ‘장밋빛 전망’만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정책적 방안은 없나.

-. 지자체들은 ‘장밋빛 전망’만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정책적 방안은 없나.“현재는 골프장사업을 추진하는데 돈이 거의 없는 사람들이 추진하는 것이 문제다. 즉 700~800억(18홀 기준)원이 드는 사업에 50억 원 정도 가진 사람이 대부분이다. 인허가를 끝내고 땅값은 계약금만 주고 인허가가 날 때쯤이면 제2금융권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으로 돈을 대출받는다. 공사를 시작하면서 시공사의 지급보증으로 제1금융권에서 P/F 받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골프회원권 분양대금으로 공사비와 땅값을 충당하는 잘못된 구조를 갖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분양 공정률를 강화시켜야 한다. 현재 골프장 공정률 30% 이상이 되면 공정률에 따라 분양하도록 되어 있다. 이를 공정률 50% 이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50%로 강화시키면, 자금력이 없는 기업들의 골프장 진출이 원천 봉쇄될 것이다. 현 제도가 지속될 경우, 회원권 분양이 어려워지면 공사가 중단, 회수 부도로 이어져 공기(工期) 지연으로 우기(雨期) 때 토사유출 등 환경파괴로 이어진다.”

 

-. 전남도를 포함한 지자체들은 해외 골프여행객을 지역으로 유입시킬 수 있다고 기대한다.
“골프 치기가 어려운 겨울철에 해외로 원정골프를 많이 간다. 특히 연말에 각종 골프모입에서 납회를 하는데, 국내에서는 일조시간이 짧아 단체팀이 예약을 하기가 아주 어려운 실정이어서 해외에 나가 값싸게 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욕심이 국내 여기저기 쳐 봤으니깐 해외에 가서도 골프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따라서 국내에 골프장이 많이 생기고 입장료가 싸지고 예약이 쉬워진다고 해도 해외 골프인구는 줄어들기 어렵다. 지난해처럼 원화가치가 폭락하면서 비용부담이 급증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매년 늘어날 수밖에 없다.”

-. 공급과잉은 제주도, 전남, 영남권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인데 이유는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의 골프인구가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 골프인구가 전체의 58.5%를 차지하고 있는데, 수도권에는 골프장수가 부족하다. 그러나 수도권에 인접해 있는 강원·충청권에는 수도권 골퍼들을 유치하기 위해 그야말로 ‘골프장 건설 광풍’이 불고 있다. 수도권과 강원·충청권에 골프장이 많이 건설·운영되면, 수도권 골퍼들이 굳이 제주도나 호남으로 골프를 치러가지 않을 것이다. 이미 지방에는 골프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방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에는 신설 골프장수 급증, 골프인구 정체 등으로 회원권 분양이 거의 안 된다. 게다가 이미 운영 중인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에는 입회금 반환 문제가 걸려 있다.”

-.입회금 반환문제가 어느 정도 우려되나.
“올해 입회금 반환이 도래하는 골프장 수는 2004년과 2005년에 분양했던 골프장들과 분양을 촉진하기 위해서 고가로 분양했던 골프장 등 약 30여 개소에 달한다. 이들 골프장들이 반환해 주어야 하는 입회금 규모는 약 2조 원 정도로 추산되고 약 14조 7천억 원에 달하는 전체 입회금 규모의 13.6%에 불과하지만 골프 불황기에 접어드는 올해에는 타격이 엄청 클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지역별로는 제주도와 영호남 골프장들이 위험하다. 5년 전 가격 대비 골프회원권 등락률을 보면, 수도권(+84%), 강원권(+87%), 충청권(+48%) 등은 그래도 안심이 되지만 제주권(-43%), 호남권(-14%), 영남권(-8%) 등은 불안하다. 입회금을 반환하지 못해 부도가 날 경우, 전국적인 도미노 현상이 나타면서 줄도산 할 우려가 있다.”
 
-. 전남지역이 타 시도에 비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보나. 골프산업 활성화를 위한 지자체의 역할과 정책적 방안이 있다면.
“골프장 사업은 민간사업이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되어 있다. 다만 인허가 요건을 갖추고 있는데 자금력이 없다고 해서 인허가를 내지 않을 수 없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골프회원권 분양공정률을 현행 30%에서 50%로 높여서 돈 없는 사람들이 골프장사업을 하지 못하게 정책적으로 막는 역할이 필요하다.”

-. 전반적으로 골프산업 전망은 어떤가.
“호황은 올해로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골프인구 증가율은 미약해 2011년경이면 최고수준에 도달한 후 정체될 것이다. 이에 따라 골프는 어느 정도 경제적·시간적 여유가 있는 중산층들이 즐길 수 있는 수준으로 대중화되지만, 골프장사업자들은 시련기가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곧 다가올 불황기를 대비한 저비용 체질로 전환이 시급하다. 즉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경영합리화를 위해서는 정직원수를 줄이고 인건비 부담이 적은 아르바이트, 파트를 확대할 필요가 있고 아웃소싱(Out-souring), 分社를 통한 조직 슬림화가 요구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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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2009-12-20 19:49:07
광광객이라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