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객 증가하고 있지만 상당수 경영난
이용객 증가하고 있지만 상당수 경영난
  • 문상기
  • 승인 2009.12.06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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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골프산업 육성, 가능성과 과제 ④-1 영남권 골프산업

정부의 골프 부양론에 힘입어 신설 골프장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대표적인 곳 중 하나가 경남과 경북지역이다.

경남도에 따르면, 올 10월 현재 경남지역에서 운영 중인 골프장은 18개소. 타 시·도에 비해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공사 중이거나 추진계획을 보면 가히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인·허가를 받고 공사 중인 곳만 무려 17개소. 운영 중인 골프장 수준이고 행정 절차를 밟고 있는 곳은 12개소, 계획 중인 곳도 8곳에 이른다. 몇 년 새에 골프장은 55개소로 1047홀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2001년 경남 골프장은 8곳이었고 2005년 10곳, 2006년 14곳, 2007년 15곳, 2008년 26곳으로 늘었다.

* 영남·전북지역 골프장 현황( 단위 만㎡/개)* 각 지역 군사시설 내 골프장은 제외.*전북 클러스터단지 198만㎡ 36홀과 새만금 99홀 계획은 제외.
골프장 인허가 과정에서 사업자와 주민 사이에 갈등을 빚어지고 토지매입 과정 등에서 해당 지역 주민들이 찬반으로 갈려 감정싸움까지 치달으면서 마을이 멍들어가기도 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입지 조건과 주민들의 반대, 환경문제 등이 제기돼 사업을 중단하는 사례도 있었다. 경북지역은 현재 33곳이 운영 중이며 계획 중인 곳까지 모두 59곳에 이른다.

영남권 지역 지자체 역시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을 내세워 골프장 유치에 적극적이다. “아직 골프장이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지만 공급과잉 우려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경남골프협회 한 관계자는 “부산 등 대도시권 골프인구가 늘어가고 있어서 수도권 등 타 지역 골퍼들이 찾지 않더라도 지금의 수준으로는 공급과잉이 오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골프장 사업자들은 골프장이 늘어나는 것이 반갑지는 않겠지만 대도시권 인근 지역은 아직 예약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도산 우려, 결국 환경만 훼손”…“활성화 방안 연구”

하지만 지난 2008년 경남지역 골프장 내장객 수는 전년 대비 6% 가량 늘었지만 골프장 영업 이익과 관계가 있는 1홀 당 내방객 수는 오히려 6.2% 줄어들었다.

실제 경남지역 골프장들의 2007년 경영 상황은 지방 골프장들의 영업 성적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내방객 수는 2006년에 비해 늘었지만 일부에서는 오히려 적자폭이 늘어나기도 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 자료와 언론에 보도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경남 도내 13개 골프장 중 6곳이 모두 532억 원에 이르는 적자를 냈다. 양산 한 골프장은 -339억 원에 이르는 적자를 냈고 함안지역 A골프장도 -93억 원, 김해 지역 B골프장은 -35억 원 규모였다. 2006년에는 7개 업체가 174억 원의 흑자를 냈지만 4개 골프장이 낸 손실액은 228억 원으로 흑자 규모 보다 훨씬 많다. 경북 지역의 경우 확인 가능한 18개 골프장 중 10곳이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적으로 내방객 수는 늘어나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2002년 이후 홀 당 내장객 수는 감소추세에 있다.

▲ 경남도 소재 한 골프장이 개장을 앞두고 공사가 한창이다. 인근 주민 심모씨는 "처음에는 주민들의 반대도 있었다"며 "지역에 좋다고 하는데 우리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도내 골프장 한 관계자는 “골프장 입지조건과 시설 등에 따라 같은 지역에 있더라도 어려움을 겪는 곳이 있다”면서 “과거처럼 ‘황금알을 낳는다’는 생각으로 골프장 수를 늘려서 될까 의문이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허좌영 경남도의회 의원은 도정질문에 나서 “지방세수와 고용 및 주민소득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되면서 산지훼손, 토양오염, 수질오염 등 부작용만 양산하고 있는 골프장 조성은 재고돼야한다”며 “지방세수 증대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지자체는 단지 취득세와 등록세, 재산세만 지자체 세입으로 하고 있어 세수 확보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더 이상 골프인구가 늘지 않는다면 이용객 대비 골프장 수가 일본의 경우보다 훨씬 과잉상태가 될 것”이라며 “내년부터라도 골프장 추가 조성을 적극 고려해야한다”고 주문했다.

경남도 한 관계자는 “경남도의 자연환경 때문에 동절기에도 개장이 가능하고 수도권 골퍼들의 내방이 늘어나고 있다”며 “공급과잉은 아니라고 보고 있지만 우려하는 의견이 있어 내년 수요분석 등 전반적으로 검토해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도는 내년 골프장 공급과잉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골프장 수와 골프인구가 늘어나면서 이용객 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2003년부터 골프장 1개 당 이용객 수가 감소하고 있고 영업이익율 역시 감소 추세에 있다. 공급과잉 등이 불러올  우려에 대해 “민간기업이 사업을 하겠다는데 법을 위반하지 않는 한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어떤 대응 방안을 찾을 지 관심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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