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태 시장은 신도시 특허시장”
“박광태 시장은 신도시 특허시장”
  • 정영대 기자
  • 승인 2009.11.28 0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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돔구장-신도시 건설연계 발언에 구도심 부글부글
광주도시주거환경연, 구도심활성화 공약이행 촉구

박광태 광주시장의 돔구장-신도시 건설 연계발언에 구도심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구도심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도시 발언이 불붙은 섶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다.

▲ 지난 25일 서구 상무지구 광주시 청사 맞은편 등기소 옆 도로. 광주도시주거환경연합회(회장 강종원) 300여명의 회원들이 ‘구도심 활성화’와 ‘신도시 개발반대’를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지난 25일 서구 상무지구 광주시 청사 맞은편 등기소 옆 도로. 광주도시주거환경연합회(회장 강종원) 300여명의 회원들이 ‘구도심 활성화’와 ‘신도시 개발반대’를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박 시장이 2006년 1월 구도심 재개발을 약속해놓고 신도시를 건설하겠다고 한 것에 짙은 배신감을 느껴서다.

이 단체 이천복 총무는 “박 시장이 구도심을 살리겠다고 약속해놓고 지금 돔구장과 신도시를 짓겠다고 하는 것은 명백한 배신행위”라며 “일단 구도심부터 살리고 난 뒤 돔구장을 짓든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박 시장이 재개발에는 지지부진하면서도 돔구장은 일사천리”라며 “박 시장은 신도시 특허시장이냐”고 꼬집었다.

윤남중 사무처장도 “돔구장과 5만 신도시가 개발되면 구도심 재개발 사업이 위험해진다”며 “구도심공동화를 해소하고 재개발 회원들의 주거환경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서는 반드시 신도시건설 사업을 막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도시 아파트의 미분양 속출에 따라 건설시공사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외면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광주시 도시건축국이 시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9월 현재 광주지역 미분양 아파트 세대수는 6,102세대다. 총 분양 28,261 세대의 22%에 달한다. 

강종원 회장은 “신창, 수완지구 등 신도시 아파트 7천 세대가 미분양 됐다”며 “재개발 사업은 시공사가 들어와야 하는데 미분양 속출로 아무도 들어오지 않으려고 한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런데도 “박 시장이 돔구장과 5만 인구가 살 수 있는 신도시를 개발한다는 발언을 했다”며 “신도시 문제를 이대로 방치하면 구도심 재개발은 완전히 물 건너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진구 광천구역 추진위원장도 “광주시의 무모한 도심확장으로 구도심이 공동화를 지나 황폐화 되고 있다”며 “외부에서 인구유입 요인이 없는데도 자꾸 도시 몸집만 불리는 시정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또 “시장이 상무, 금호, 풍암지구에 이어 첨단, 신창, 수완지구를 만들더니 이제는 하다하다 안되니까 그린벨트까지 풀어 돔구장과 5만 신도시를 만들겠다고 하고 있다”며 “어차피 광주사람들이 가서 살 것인데 그렇게 되면 구도심은 귀신이 나오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광주도시주거환경연합회 회원들이 신도시 건설 결사반대와 박광태 시장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박 시장의 밀어붙이기 식 일방행정도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조영조 계림3구역 추진위원장은 “박 시장이 세 차례나 일반 야구장을 짓겠다고 약속해놓고 얼마 안지나 시 재정이 없어 돔구장 아니면 못 짓겠다고 말을 바꿨다”며 “시 재정도 확인해보지 않고 세 차례나 거짓말을 해 시민들을 우롱했다”고 비판했다.

박정수 우산구역 추진위원장은 “박 시장이 8년 재임하면서 구도심 주택 주민들을 한번이라도 만나본 적이 있느냐”며 “이제 임기가 6개월밖에 남지 않았는데 신도시 건설보다 구도심을 살리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영인 동명구역 추진위원장은 “광주심장부인 구도심이 날로 병들어 죽어가고 있는데도 박 시장이 외곽지역에 돔구장과 5만 신도시를 짓는다고 해 현실을 역행하고 있다”며 “도심재생사업을 외면하고 신도시를 개발하면 광주에는 미래가 없다”고 주장했다.

노광수 계림 5-1구역 조합장은 “박 시장이 공청회 한번 없이 돔구장과 신도시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구도심 주민도 광주시민인데 시장에게는 안중에도 없다”고 개탄했다.

백정남 풍향 2구역 위원장도 “구도심은 오폐수 처리도 제대로 안되는데 무슨 영산강 사업에 그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박 시장이 구도심이 썩어가는 것을 알면서도 영산강 사업현장에 쫓아가 축사나 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한편, 광주도시주거환경연합회는 2005년 설립됐으며 재개발지역 142곳 가운데 조합설립이 승인된 38곳에서 2만여 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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