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도 힘든데 신도시라니…”
“재개발도 힘든데 신도시라니…”
  • 정영대 기자
  • 승인 2009.11.28 0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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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 ‘돔구장-신도시 건설 연계’ 발언 논란
광주 33개 재개발 추진지역 주민들 강력 반발

박광태 광주시장이 돔구장을 건립하면서 330만㎡ 규모의 신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신도시는 5만 명을 수용하는 자족도시로 돔구장과 민속촌, 워터파크, 골프장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33개 재개발·재건축 추진지역 주민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광주도시주거환경연합회(회장 강종원)는 지난 25일 광주시 청사 맞은 편 도로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신도시개발 반대’를 요구했다. 신도시 개발로 도심재개발이 물 건너 갈 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 광주시가 전광판을 통해 돔구장 건립의 필요성을 홍보하고 있다.

강종원 회장은 “신창지구, 수완지구 등 신도시 개발로 아파트 7천 세대가 미분양 됐다”며 “분양율이 낮아지자 건설시공사들이 재개발·재건축 사업에는 아예 들어오려고도 하지 않는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광주시 택지개발 현황에 따르면 84년부터 지난해까지 염주, 쌍촌, 상무, 문흥, 신가 등 총 29개 지구에서 2339만187㎡ 규모의 택지가 개발됐다. 이에 따라 미분양 아파트도 늘고 있다. 최근 조성된 수완지구와 신가지구에서 그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광주시 도시건축국에 따르면 올해 9월말 현재 광주지역 미분양 아파트 세대수는 모두 6,102세대다. 총 분양 28,261세대의 22%에 달한다. 

▲ 유재신 광주광역시의원
광주시의회 유재신 의원은 “미분양 아파트는 신규 택지지구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선운지구와 효천지구, 첨단지구 등 대규모 택지사업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미분양 아파트가 나타날 것이 명약관화하다”고 밝혔다.

게다가 광주시 주택보급율도 101.6%로 이미 과잉상태다. 구도심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수년째 지지부진한 이유다. 현재 광주에서 도시계획상 재개발과 재건축이 필요한 지역은 모두 140개 지역이다. 이 가운데 동구 16곳, 서구 3곳, 남구 7곳, 북구 7곳, 광산구 1곳 등 33개 지역에서만 주택재개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유 의원은 “재개발 사업조차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광주에서 대규모 택지를 건설한다는 것은 속으로는 곪아 가는데 겉옷만 화려하게 치장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설상가상으로 광주시 인구도 2013년 145만2천189명을 정점으로 꾸준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재개발 사업에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시정 백서에 따르면 광주시 인구는 2025년 141만7692명으로 2013년에 비해 2만738명이 줄어들게 된다.

김진구 광천구역 재개발 추진위원장은 “광주시가 인구는 한정돼 있는데 자꾸 신도시를 만들어 몸집만 불리고 있다”며 “그린벨트를 해제해 5만 명 규모의 신도시를 만들게 되면 구도심이 더욱 황폐화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천복 풍향2구역 재개발 조합장도 “박광태 시장이 3년 전에 구도심을 살리겠다고 약속을 했다”며 “그런데 지금 돔구장과 신도시를 연계해 짓겠다고 한 것은 한마디로 주민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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