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들어가는 생태보고 ‘곶자왈 지대’
병들어가는 생태보고 ‘곶자왈 지대’
  • 문상기
  • 승인 2009.11.28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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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 완충지 역할 골프장 개발로 투수성에 문제

제주도 관광산업의 꽃이라 불리는 ‘골프산업’의 이면에는 제주도민의 피부에 와 닿는 치명적인 환경피해가 도사리고 있다. 이러한 환경피해는 경제적 피해로 직결된다.

그러나 제주도 당국은 여전히 골프장 개발로 경제성이 떨어지는 유휴임지, 야산 등지의 주변 환경이 개선되는 동시에 자연보호의 기능이 더 강화된다고 호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동주 제주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팀장은 “이미 일부 골프장이 제주도의 우수한 ‘곶자왈 지대’와 산림대를 개간·조성했다”라며 “곶자왈 지대는 제주도의 자연림과 가시덩굴이 혼합 식생 하는 자연의 보고인데 골프장 개발 등으로 파괴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곶자왈 지대는 한라산에서 중산간을 거쳐 해안선까지 펼쳐져 있고, 동식물이 살아갈 수 있도록 완충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에서 연중 강수량이 가장 많은 제주도에서 홍수가 잦지 않은 것도 곶자왈 지대가 가지는 투수성 때문이다.

곶자왈 지대 1㎡의 순림(純林) 토양이 끌어안을 수 있는 물의 양이 무려 200ℓ나 된다. 이는 제주도의 지하수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제주의 환경을 말한다, 제주환경운동연합 발행자료)

골프장 건설로 이러한 지하수 생성의 요충지가 파괴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투수성이 큰 곶자왈 지대 파괴는 홍수위험지역이 아닌 제주도 중산간 지역에 홍수를 야기했다.

김 팀장은 “지난 2007년 태풍 나리 때 홍수위험지역이 아닌 제주도 중산간 마을에서 홍수가 났다”라며 “제주도는 강우량이 많아 지면에서 빗물을 흡수해야 하는데 골프장이 개발되면서 지면이 파괴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팀장은 18홀 기준 991740㎡의 부지의 잔디에 살포되는 농약으로 인한 상수원오염 문제를 거론했다.

그에 따르면 일반 농지에도 농약이 사용되긴 하지만 제주도는 병해충이 많은 아열대 기후의 특성상 잔디에 ‘고독성 농약을 과다 살포’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골프장은 지하수 고갈의 주범으로도 꼽히고 있다.

제주도내 골프장은 관리가 까다로운 양잔디를 사용하고 있다. 양잔디는 한 겨울에도 푸른색을 유지해 골프장 이용객들에게 호감을 주지만, 관리가 까다롭고 건조한 환경에 약해 충분한 수분공급을 필요로 한다. 그로인해 막대한 양의 지하수가 잔디 관리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제주도에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골프장이 개장했다.

그 지역이 곶자왈 지대와 멀지 않아 도 당국이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무농약 사용을 사업자에게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다 더 근본적인 것은, 무분별한 골프장 건설로 제주도민이 당면한 환경피해와 도내 환경파괴에 대한 정확한 비용 산출의 선행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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