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가리고 아웅 하는 택시요금
눈 가리고 아웅 하는 택시요금
  • 이현옥 시민기자
  • 승인 2009.11.28 0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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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발’ 자처하며 불황이라고 바가지?

▲ 불황의 여파로 택시기사들의 요금 바가지 횡포가 일상회되고 있다. 눈앞의 이익을 챙기려다 오히려 손님들 발길 끊길까 걱정이 된다.

밀리오레 건너편 광주세무서 앞에서 택시를 내린 강진구(46·남구 백운동)씨는 기사로부터 거스름돈을 건네받고 난 뒤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세무서에서 일을 보기 위해 강씨가 택시를 타고 온 곳은 백운동 까치고개였고 택시 요금은 이천사백 원이 나왔다.
하지만 택시 기사는 정씨의 목적지에 도착했는데도 거스름돈을 내줄 때까지 미터기를 꺾지 않고 있었다.

잔돈을 찾느라 주머니를 뒤지며 택시를 내리는 동안 100원의 요금이 더 올라갔고 강씨가 택시에서 내릴 때 확인한 요금과 다르게 기사는 1만원을 낸 강씨에게 7500원의 거스름돈을 내준 것이다.

요즘 택시기사들의 이런 요금 횡포는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남구 서동의 한 아파트 상가 내에 있는 마트의 사장은 “택시들이 손님들의 목적지에 도착해도 미터기를 끄지 않는 일이 많다”며 “손님이 내리는 동안 백 원이라도 더 오르면 그 돈까지 받는다”고 전했다.

즉, 택시가 다시 출발하기 전까지의 돈을 모두 손님에게서 받아내려는 얌체 택시 기사가 한두 명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택시 기본요금이 1800원에서 2200원으로 인상된 초기에는 미터기를 조작해서 바가지요금을 받아내는 택시들 때문에 한동안 시끄러웠다. 미터기 조작으로 기본요금이 나오던 거리가 200~300원씩 더 나오는 것은 예사였고 심한 경우에는 3000원 가까이 나오는 등 택시 기사들의 횡포가 이만저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사이엔가 시민들은 그런 택시 요금에 무감각해져버렸고 그 사이에 또 다른 신종 바가지수법이 등장했다. 손님들의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미터기를 끄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는 동안 오른 요금까지 받아내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많아봤자 100, 200원이지만 바가지 쓴 거잖아요. 기본요금이 나올 거린데 미터기도 조작한 것 같고.”

이렇게 말하는 강씨는 왜 사람들이 무리를 하면서 차를 사려고 하는지 이해할 것 같다고도 했다.

요즘은 어디나 너나없이 불황이라고들 아우성이다. 그 불황을 가장 먼저 피부로 느끼는 사람들이 어쩌면 택시 기사인지도 모른다. 그만큼 빈 택시가 손님을 태운 택시보다 많다.

그러나 미터기 조작에 바가지요금을 당하면서 기분 좋게 택시를 이용할 시민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택시나 버스는 시민들의 발이라고 흔히 이야기한다. 헌데 그 발이 불황에 지친 시민들의 기분을 우울하게 한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택시요금 과연 이대로 모른 척 해도 되는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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