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 아이들을 지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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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희 시민기자
  • 승인 2009.11.28 0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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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민우회 다솜누리 ‘성폭력 피해 예방’ 토론회

얼마 전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놓은 조두순 사건이 있었다. 성폭력 피해의 심각성을 극대화시킨 사건으로 성폭력이 살인보다 결코 가볍지 않은 범죄임을 증거하는 것이었다.

그 사건은 평소 일반의 성폭력에 대한 무관심에 커다란 자극을 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문제는 조두순 사건처럼 피해자가 입은 상처가 겉으로 드러나는 경우는 차라리 서툰 범죄행위라고 광주 여성민우회의 ‘다솜누리’ 채현숙 원장은 말한다.

성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인 다솜누리에서는 세계여성폭력추방기간(2009.11.25~12.10)을 맞아 ‘쉼터 입소 성폭력 피해 생존자의 지원현황과 대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11월27일 오후 광주시의회 소위원회실에서 열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적극적인 방법이 모색되기도 했다. 성폭력 피해자가 직접 피해자의 경험과 현실적인 어려움을 얘기하며 참석자들과의 소통과 공감을 이끌어낸 것.

행사를 주관한 다솜누리는 피해자의 경험 발표가 자극적인 꺼리로만 비쳐지지 않을까 염려를 한다. 그러나 이번 토론회에 참가하는 피해자는 자가 구제적인 적극적인 자세로 자신의 상처는 물론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지지자가 되어주는 힘을 발휘했다.

다솜누리는 2004년 2월부터 여성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지난 5년간 다솜누리집 을 거쳐 간 피해자는 약 170여 명이다. 그나마 사회의 도움을 받은 조금은 사정이 나은 사람들인 것이다.

우리사회는 성폭력 가해자가 피해자보다 오히려 당당하게 큰 소리를 내는 기형적인 사회다.

그것은 성에 대한 인식과 인권의 형평성이 올바르지 않은데서 유통되는 또 하나의 폭력이다. 간단한 예로 성폭력이 발생했을 때 법원은 심신미약을 형량 감경요소로 한다.

심신미약에는 술에 취한 상태가 포함된다. 술에 취해 성폭력을 한 사람은 용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인데 이것은 극단적으로 말하면 남성위주의 사회가 주도하고 있는 폭력이다. 술에 취한 상태가 처벌 대상이 아니고 용서의 대상이라니 술 권하는 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이기도 하다.

그 밖에도 감경요소로 지병이나 고령이 있다. 이것 또한 성폭력 피해의 심각성을 제대로 공감하지 못한 사회가 성폭력 조장에 가까운 관용을 베풀고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다솜누리에 입소하는 피해자들의 65%는 7~20세의 연령층이고 가해자의 45%가 친족이다. 아이들이 견뎌야할 상처의 깊이를 가늠하게 하는 통계수치이다. 성폭력은 정신을 살해하는 범죄다. 

광주여성민우회 다솜누리에서 주관한 이번 토론회에서는 성폭력 피해자가 보호시설에서 퇴소후의 자립지원 현황이나 그 대안에 대해서도 방안을 제시하고 현장에서 느낀 필요한 사항들을 요구하기도 했다.

모든 사고의 대처는 예방이 최우선이다. 피해자보다 가해자가 당당한 병리적인 현상은 우리사회가 좀더 절절하게 성폭력의 심각성을 공감해야한다는 반증이다. 국가가 신종플루 전염병에 대처하듯이 어린이 성폭력에 대한 예방도 적극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기껏해야 아이들을 혼자 두지 말라는 공익광고나 내보내는 수준은 모든 책임을 당사자에게 돌리는 무책임한 자세이다. 어린이 성폭력의 책임은 우리 사회 전체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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