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공화국’ 꿈꾸는 용인…“세수입·고용효과 한계”
‘골프공화국’ 꿈꾸는 용인…“세수입·고용효과 한계”
  • 문상기
  • 승인 2009.11.25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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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골프산업 육성, 가능성과 과제 ②-1
전국 골프장 8.4%…시립골프장 추진 논란

경기도 용인시는 그야말로 골프장 메카다.

골프장 관련 용인시가 기록하고 있는 각종 통계는 물론 용인시가 추진 중인 골프산업 육성 계획은 전국 어느 지자체 보다 야심차다.

현재 용인시에서 운영 중인 골프장은 무려 26(회원제 18·대중 8)개, 585개 홀(약 3158만㎡)로 경기도 내 114개 골프장 대비 22.8%를 차지하고 있다. 골프장 수는 물론 홀 수는 대부분의 광역자치단체 규모 보다 앞선다. 용인시 내 골프장 수는 전국 골프장 수 대비 8.4%(2007년 11%)에 이른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용인시 지역에서는 5개에 이르는 골프장이 추진 중이다. 이 중 3곳은 용도변경 등을 모두 마치고 경기도지사의 승인만 남겨둔 상태다. 특히 용인시는 지난 2004년 재정확충 방안의 하나로 추진하다 관련 법령 위반 등을 이유로 중단됐던 시립골프장 건립을 재추진하고 있다. 용인시가 의뢰한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180만㎡ 부지를 개발하는데 드는 비용은 2000억 원.

골프장 조성비용 440억 원, 토지매입비 520억 원, 호텔 509억 원 등이다.  2014년부터 운영을 시작할 경우 27년째를 투자비 회수가 가능하고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500여 명에 이르는 고용창출과 소득 230억여 원, 연간 이용객 9만 4860명을 유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당장에는 시의회가 관련 예산을 삭감해 사업추진은 보류된 상태다.

용인시 한 관계자는 “골프장, 호텔, 컨벤션센터, 골프아카데미, 골프협회 등을 유치해 일종의 레저 복합기능을 갖춘 골프 테마랜드 개념의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며 “지역 경제 활성화, 시 재정확충, 관광객 유입 효과 등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시립골프장 사업과 함께 용인시는 골프채, 골프의류 업체 유치와 유통점 등을 유치해 골프 종합산업단지 조성 사업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대회는 물론 국내 대표적인 프로골프 대회 유치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서정석 용인시장은 “용인을 ‘세계적 골프 도시’라는 브랜드로 키우겠다”며 “골프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리조트, 호텔, 음식점을 종합적으로 개발하면 지역 경제가 크게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용인시가 골프장과 골프산업 육성에 적극적인 것은 지방재정 확충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세수입 많다고 하지만 면적 대비 효과 미비”

 

▲ 용인지역에서는 현재 26개 골프장이 운영 중이다. 이는 전남, 충북, 충남, 전북지역 골프장 수 보다 많다. 용인을 비롯해 경기도 내에서 운영 중인 골프장은 110개에 이른다. 하지만 수도권 지자체들은 이에 머무르지 않고 골프장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은 용인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기고 있는 골퍼의 모습이다
2006년의 경우 26개 골프장이 용인시에 납부한 지방세는 400억여 원으로 용인시 지방세 수입에서 8% 가량을 차지했다. 레이크사이드CC, 레이크CC, 한성CC, 태광CC 등은 49억여 원에서 30억 원이 넘는 지방세를 납부했다. 400억여 원을 운영 중인 골프장 수(26)로 나눈 1개 소당 지방세 납부액은 15억3800만 원이고, 1개 홀 당 6800만여 원에 이른다. 2008년에는 529억 원으로 1개 홀 당 평균 약 9000만 원에 이른다. 또 용인시 내 회원제 골프장 17개 소 회원은 2만3899명으로 전체 내장객 수는 연평균 8% 가량 증가추세에 있다.

 

그러나 용인시의 골프산업 육성 방안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골프장 추가 계획에 대해 용인환경정의 등 시민사회단체는 시립골프장 추진에 대해 “골프장 추가 건설은 용인시 동부권의 녹지축을 단절하는 행위로 이는 국토생태계를 위협하는 것이다”며 “골프장 추가 건설은 시 전체 면적의 5.4%가 골프장으로 뒤덮는 꼴이며 골프장 유지용수 확보 때문에 농업용수 고갈과 하천의 건천화가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들은 “골프장이 지금처럼 항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지방세 수입에 도움이 된다는 보장이 없는 상태에서  추가 골프장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 하겠다는 시도는 위험한 도박에 불과하다”며 “단기적으로 세금수입원이 증가한다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골프장 과잉공급이 우려되고 고용창출 역시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운영되어 실제로 고용창출 효과 미흡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반대 여론에 대해 용인시 교육체육과 한 관계자는 “용인지역 골프장은 모두 처인구와 기흥구에 위치해 있어 과거에는 주민들과 업체 간 갈등이 심했지만 지금은 골프장이 도시의 허파역할을 한다”며 “용인은 수도권에서 자가 차량으로 30여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좋아 전국적으로 공급과잉시대를 맞더라도 크게 영향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승태 <용인시민신문> 주간은 “산업구조적으로 골프장 산업을 지역의 중심 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 옳은 방향인지 의문이다”며 “세수입 역시 삼성전자 용인사업장에서 발생한 지방세수가 450억 원이고 고용창출 측면에서도 면적 대비 경제적 파급효과는 골프장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문상기 대표이사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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