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선 도로가 된 사차선 도로
이차선 도로가 된 사차선 도로
  • 이현옥 시민기자
  • 승인 2009.11.20 2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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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주차차량들이 교통 혼잡을 부른다.

▲ 녹십자병원에서 옛 전남도청에 이르는 왕복 사차선 도로가 불법주차 차량에 점령당해 교통체증을 유발하고 있다. 불법주차 단속이 이뤄지고 있지만 지속적인 단속이 이뤄지지 않아 큰 효과가 없어 보인다.

광주녹십자병원에서 옛 도청 앞 광장까지 이르는 왕복 사차선 도로는 이차선 도로가 된 지 오래다. 양쪽 차선의 한 차선을 불법주차차량들이 매일 같이 점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차량이 붐비는 도심의 도로 가운데 하나인 이 도로는 차량이 조금만 늘어나면 극심하게 혼잡해진다. 더구나 이 도로는 일명 ‘웨딩의 거리’여서 도로 양쪽으로 웨딩숍들이 줄을 잇고 있어서 웨딩숍을 찾는 고객들이 불법주차를 가중시키고 있다.

이곳에 주차장이 없는 것도 아니다. 예전에 미 문화원이었던 곳에 지어진 황금 주차 빌딩을 비롯해 크고 작은 주차장이 있고 골목을 들어가면 이런저런 주차장들이 많다. 하지만 골목 안 주차장을 찾아 주차를 하는 차량보다는 도로에 불법 주차하는 차량들이 더 많다.

이로 인해 이 도로는 흡사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빈자리가 생기면 바로 다른 차량이 잽싸게 주차를 하고 주차를 못하는 차량은 다시 시내를 한 바퀴 돌다 주차를 하는 식이다.

이곳의 불법주차가 가장 기승을 부리는 날은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의 오후다. 주변에 구 시청 먹자골목이 있는데다 주말을 즐기기 위해 영화관이나 쇼핑을 나온 시민들까지 도로에 불법주차를 하기 때문이다. 주말과 밤에는 주차단속도 하지 않기 때문에 골목 안 주차장을 아예 찾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때문에 토요일과 일요일 저녁에는 골목 안 주차장보다 도로가 더 붐빈다. 이 도로가 교통지옥이 되는 이유다.

그렇다고 광주시가 이런 불법주차 차량을 단속하지 않느냐면 그것도 아니다. 다만 그 단속이 지속적이지 못하고 충분한 인력으로 단속하지 못할 뿐이지 단속은 하고 있다. 또 단속을 해도 단속 차량이 지나가면 단속 차량 뒤에 불법주차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찬범(49·서구 치평동)씨는 “불법주차도 습관인 것 같다”며 “근데 저는 시내 나올 때는 다른 사람 차를 얻어 타고 오든가 시내버스나 택시를 이용한다. 복잡한데 꼭 차를 끌고 나와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이씨는 “불법주차로 인해 소방차량이 진입을 할 수 없어 초기에 화재 진압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피해가 늘어난 경우도 있다”며 “만약 응급환자가 생긴다면 어떻게 이런 데를 지나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불법주차는 끊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또 불법주차 차량이 점거한 도로가 시내에 한두 군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일요일 양동시장에 가면 복개상가 옆 도로는 사차선 일방통행인데도 겨우 한 차선만 차량이 통과할 수 있다.

무조건 차를 끌고 다니는 시민들 의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아무리 길이 많고 넓어도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도로는 한 차선밖에 되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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