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 새 가치와 질서 찾는 리더 선택해야”
“광주시민, 새 가치와 질서 찾는 리더 선택해야”
  • 정영대 기자
  • 승인 2009.11.20 23:13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와이드 인터뷰=이용섭 민주당 국회의원
“2014년까지 광주공항 국내선 유지…돔구장 시민여론 우선”
“광주를 위해 가장 일을 잘할 수 있는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

내년 지방선거에 민주당 광주시장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이용섭 의원(광산을)이 광주시청에서 19일 오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예산확보방안 긴급토론회’를 열었다.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인 박광태 시장의 안방에서 ‘경제’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인정하든 안하든 ‘경제’는 이제까지 박 시장의 전매특허처럼 여겨져 왔었다.

이 의원은 이 자리에서 “광주가 경제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피폐해졌다”며 “새로운 가치와 질서를 만들어내기 위해 제대로 된 리더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가 끝난 뒤 이 의원을 만나 시장 출마배경과 광주공항 국내선 이전 문제, 돔구장 건립논란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들어봤다. 

▲ 이용섭 민주당 국회의원.

다음은 일문일답.

▲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예산확보방안 긴급토론회를 개최했는데.

- 우리지역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해법은 많지만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년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다. 여야 예결위원이 함께 참여해 지역예산 문제를 논의한 것은 전국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성취 가능성이 높아 지역주민들의 참여도와 호응도가 높았던 것 같다.

▲ 현재 광주가 처한 상황을 어떻게 보나.

- 지역내총생산(GRDP)과 15세 이상 고용률이 전국 16개 광역시도 가운데 꼴찌 수준이다. 경제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피폐해져 있다. 예향과 의향이라면 기품과 정의가 넘쳐나야 하는데 인구 1000명당 사건사고율과 자동차 1000대당 교통사고율이 전국 1위다.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의 청사진을 찾아볼 수가 없다. 이런 추세라면 광주의 위상 추락은 불가피하다. 특히 전국이 50~60개의 행정구역으로 개편될 경우 한반도 남녘의 소도시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지역경제가 어려워진 이유는.

- 남의 탓보다 우리 탓이 크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아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10년 세월을 허송했다. 정부의 책임도 크다. 이명박 정부가 수도권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지방에 신규투자가 사라졌다. 심지어 지방에 있는 기업까지 수도권으로 이전하려 하고 있다.

▲ 해법은 뭔가.

- 광주에는 별다른 자원이 없다. 결국 사람이 문제라는 얘기다. 제대로 된 리더를 만나야 한다. 태평양도 고이면 죽은 바다가 된다. 그 바다가 다시 살아나려면 일정한 간격으로 파도와 해일이 일고 용암이 분출돼야 한다. 인간에게는 재앙이지만 바다가 살아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 광주가 당장은 불편하더라도 새로운 가치와 질서를 찾는 변화를 선택해야 한다. 시장이 누구냐에 따라 향후 광주의 운명이 달라질 것이다.

▲ 후보군이 가시화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찌감치 광주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유는.

- 지난 총선에 출마한 것은 이명박 정부를 견제하자는 의미도 있었지만 인생말년을 광주에서 봉사하자는 측면이 더 컸다. 하지만 국회의원 자격으로 광주발전을 위해 봉사하는 데는 한계가 많았다. 광주시정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인지 검증받고 싶었다. 시민들이 시장에서 모든 후보자들의 상품을 보고 자질과 전문성을 충분히 검증해줬으면 좋겠다. 또 그동안 선거가 공천을 둘러싸고 분열과 갈등 양상을 보였는데 이번에는 축제의 장이 됐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도 있다.

▲ 초선의원으로서 느끼는 어려운 점도 많을 텐데.

- 단체장을 뽑는데 선수를 따지는 것은 광주를 망하게 하는 요소다. 중요한 것은 광주를 살릴 수 있는 비전과 능력이 있는지 여부다. 당에서는 당이 어려운데 남아서 정권재창출에 기여해 달라는 주문이 많았다. 하지만 광주를 위해 가장 일을 잘할 수 있을 때 나오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지금이 적기다. 재선 후에도 지금처럼 건강이나 창의력, 도전정신이 뒤따라 줄 지 장담할 수 없다. 무엇보다 광주에 시간이 없다.

▲ 인지도에서 현저한 열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생업에 바쁜 사람들이 시장은 알지만 국회의원은 잘 모른다. 그런 점에서 박광태 시장과 강운태 의원의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인지도와 지지도는 별개의 문제다. 현재 얼굴을 알리는데 한계가 있지만 여론조사를 통해 3배수로 압축되면 상황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경선과정에서는 인지도가 아닌 콘텐츠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콘텐츠에 자신이 있다는 말인가.

- 국회의원은 지역과 직능대표다. 반면 시장은 종합행정기관이다. 개인적으로 기획재정부에서 20년을 근무하고 행자부 장관과 건교부 장관, 국세청장 등을 역임했다. 거시적 틀에서 종합행정기관을 조망하고 운영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췄다고 본다. 겨울을 살아보지 않은 매미에게 절대 동절기 대책이 나올 수 없는 법이다.

▲ 의원직을 사퇴할 의향은 없나.

- 내년 지방선거는 광주를 발전시킬 사람을 뽑는 것이다. 국회의원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일각에서 옷을 벗어야 진정성이 있다고 하는데 내 생각과는 다르다. 사퇴여부는 후보자가 시민의 뜻을 물어 결정할 문제다. 다른 후보가 간섭할 사안이 아니다. 또 지금은 국회에서 지역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돔구장 건설과 광주공항 이전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 새로운 구장 건설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돔구장인지 일반구장인지 시가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 시민여론과 야구인·전문가들의 의견을 먼저 들어야 한다.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결정된 방안이면 누구든 승복할 것이다.

광주공항 국내선은 2014년 KTX 개통 때 까지 유지돼야 한다. 무안공항은 국제선을 중심으로 활성화시켜야 한다. 광주공항으로 국제선을 다시 가져와야 된 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일부 분열론자들이 시와 도의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광주와 전남은 공동운명체다. 대립각을 세우게 되면 공동현안에 한목소리를 낼 수 없다. 전투비행장은 지금 결정해도 10년 이상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장이 문제해결에 앞장서야 한다.

▲ 정부가 세종시 원안수정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한국전력의 이전보도가 나오고 있다.

- 한전의 세종시 이전보도는 계속 나올 것이다. 정부가 행정 불편과 자족기능을 이유로 부처이전을 반대하고 있는데 그런 논리라면 공기업도 안 간다. 세종시가 자족기능이 없어 기업도시를 만들겠다고 했더니 충청 이남의 도시들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전이 확정된 공기업들도 세종시 이전을 모색하고 있어 혁신도시 사업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세종시는 행정편의성보다 국가 백년대계 차원에서 추진된 만큼 원안대로 가야한다.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지방공동화 문제를 해결해야 국토전체의 경쟁력이 높아진다. 

특히 국가 지도자가 한입 가지고 두말하면 안 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세종시 원안추진을 후보시절 11번, 대통령이 된 후 4번, 총 15차례에 걸쳐 약속했다.

▲ 민주당이 4대강 사업에 반대하면서도 영산강 사업 반대에 소극적인 이유는.

- 4대강 정비 사업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도 추진됐다. 국가하천 정비율은 이미 97.7%에 이른다. 이제 하천오염과 홍수발생의 주범인 소하천과 지방하천 정비에 나서야 한다. 4대강 사업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MB식으로 하지 말라는 것이다. 치적을 쌓기 위해 임기 내에 모든 사업을 끝마치려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은 국민의 70%가 반대하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을 감안해 속도를 조절하고 규모도 줄여야 한다. 무엇보다 시민들과 전문가 여론을 수렴하고 환경과 문화재 지표조사 등이 선행돼야 한다.

▲ 노무현 정부에서 각료로 활동해왔다. 친노 신당과는 어떤 관계를 유지할 것인가.

- 노무현 가치와 정신을 계승하는 사람들이 시민주권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사회적 의제와 가치를 노무현 정신으로 판단하자는 것이다. 일부에서 신당을 만드는 것은 자유지만 정치는 민주당을 통해서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친노 신당은 사안에 따라 연대하고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대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 승리와 2012년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신당창당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초지자체 정당공천 배제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제대로 된 인물을 공천해야 한다. 깜도 되지 않은 사람이 줄 대기를 해서 공천을 받으면 안 된다. 과거처럼 특정지역에서 특정정당이 막대기 공천만 해도 당선이 된다면 마땅히 정당공천을 배제해야 한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어 그런 폐해들이 많이 사라지고 있다. 후보의 난립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당에서 풀뿌리 민주주의를 책임지는 것이 맞다. 또 정당이 바로 서려면 머리끝에서 손발까지 모든 것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해야 한다.

▲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SSM) 규제에 많은 노력을 한 걸로 알고 있다.

-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를 규제하는 데는 양면성이 있다. 골목상권과 재래시장 등 중소상인들을 보호해야 하지만 시민들의 선택권을 박탈해서도 안 된다. 그 때문에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는 상업지역에만 허용하고 주거지역은 골목상권과 재래시장이 책임지게 해야 한다.

▲ 단체장이 바뀌면서 시정의 흐름이 단절되는 경향이 많다.

- 대통령과 시장은 자신의 꿈이 아니라 국민과 시민의 꿈을 이루는 사람이다. 현실에 맞지 않은 것은 바꿔야 하지만 좋은 정책은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정치의 생명은 신뢰다. 신뢰는 일관성에서 나온다. 정책이 신뢰를 잃으면 성공할 수 없다. 정책이 실험대상이 돼서는 곤란하다.

중앙에서 관료를 하고 또 정치를 하기까지 광주에 많은 빚을 졌다. 하지만  지역 토호세력과는 어떤 연고도 아무런 빚이 없다. 돈 안 드는 선거, 자리를 약속하지 않는 선거를 치르겠다. 단체장이 원칙을 지키고 적재적소의 인사를 한다면 큰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

▲ 지역 언론과 시민단체가 비판기능을 상실했다.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

- 행정을 견제하지 못하는 언론과 시민단체는 존재가치가 없다. 협조와 경쟁의 건전한 긴장관계가 유지되지 않으면 선한 권력도 부패한다. 그 피해는 시민에게 돌아간다. 시민단체와 언론이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한다. 그걸 포기하면 무늬뿐인 언론, 가시가 없는 시민단체가 된다.

***이용섭 의원은 전남함평 출신으로 제14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재정경제부 세제실장과 청와대 혁신관리 수석을 거쳐 국세청장·관세청장, 행정자치부 장관, 건교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민주당 제4정책조정위원장과 국회예산결산특위위원을 맡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허허 2009-12-15 10:16:31
초선은 초선인데....이분 활동하시는 거나 일하는거 보면 중진 못지 않은 포스가 느껴진다. 안정감도 있고 논리도 있고. 자신감도 있고....

정재곤 2009-11-29 09:29:20
역대 국세청장이 대부분 구속되고 비리에 연루되어 있는데 이용섭의원은 클린 그자체인것 같다. 행정의 달인이면서 청렴한 이용섭의원이면 광주시의 획기적인 발전에 기여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