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대생 전격 수업복귀
광주교대생 전격 수업복귀
  • 정영대 기자
  • 승인 2009.11.12 1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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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본부, 동맹휴업 중단…대규모 유급사태 모면
교육여건 개선투쟁 계속…11일 전교생 1인 시위

광주교육대학교 학생들이 유급시한을 하루 앞둔 12일 무기한 동맹휴업을 접고 수업에 전격 복귀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우려됐던 ‘대규모 유급’ 사태는 피할 수 있게 됐다. 학교규정상 학생들이 수업일수 4분의 1을 채우지 못할 경우 유급처리 된다.

▲ 광주교대생들은 지난 11일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교육재정 확보와 교원 수 확충을 요구하며 집단 1인 시위를 벌였다.
광주교대 투쟁본부는 12일 입장발표를 통해 “투쟁본부 차원에서 하루라도 빨리 동맹휴업을 중단시키고 학우들의 수업 결손을 최소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투표로 나타난 학우들의 의견을 뒤엎고 투쟁본부의 입장을 번복하게 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투쟁본부는 3차 동맹휴업 투표결과 전체 투표자의 3분의 2이상이 중지를 결정할 경우에만 수업에 복귀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투표결과는 유지 41.1%, 중단 55.2%로 나타나 3분의 2 규정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에 대해 투쟁본부는 “학생들과 교수들에 대한 학교본부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었고 몇몇 학우들이 수업복귀 움직임을 보이는 등 내부적 분열을 보였으며 외부적으로는 대부분 교육대학이 동맹휴업을 중단하고 수업에 복귀하는 시점에서 우리학교만 투쟁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고 중지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교육여건 개선 투쟁은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투쟁본부는 “동맹휴업은 끝났지만 교육여건을 개선하고 참교육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로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학생들은 11일 오후 2시부터 전교생이 총 출동한 가운데 광주 12개 지역에서 집단 1인 시위를 벌였다. 정부의 교육예산 삭감과 교원축소 방침에 반발해서다. 지난달 22일 재투표 끝에 동맹휴업을 결의한 뒤 21일째 수업을 거부하며 ‘나 홀로 투쟁’을 벌인 것이다. 

학생들은 이날 시위에서 ‘OECD 수준의 교원 수 확보’와 ‘교육예산 확충’을 요구했다. 현재 OECD의 초등교원 1인당 평균 학생 수는 16명 선.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예산 확충’이 시급하다. 그런데도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을 위해 교육예산을 9천억 원이나 삭감했다.

게다가 교육과학기술부의 교원재배치 계획이 뇌관에 불을 붙였다. 교과부는 최근 시·도 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내년부터 전국을 4개 군으로 구분하고 교원 1인당 학생 수를 기준으로 교원정원을 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생 수 70%와 학급 수 30%를 적용해 지역별로 교원정원을 할당했던 종전 방식과는 큰 차이가 있다.

교과부 지침에 따르면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전남지역이 속한 4군의 경우 16.90명이다. 이를 적용하면 전남지역에서는 초등교사 8천110명 중 290명, 중등교사 6천850명 가운데 424명 등 총 714명의 교원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 때문에 소규모 학교와 학급 통폐합이 가속화 되고 비전공 과목을 가르치는 상치(相馳)교사와 순회교사가 급증하는 등 학생들의 교육권과 학습권이 크게 침해될 것으로 우려된다.

▲ 교대 학생들

광주교대 조태희(20) 학생은 “정부가 4대강 사업에 매달리느라 교육예산 9천억 원을 삭감했다”며 “OECD 수준의 교원 수 확보는커녕 오히려 정원을 줄이는 등 거꾸로 가는 교육정책을 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전라남도는 도서와 오지가 많아 학급당 학생 수가 적은데도 정부가 이 같은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시장논리를 적용해 교원을 배정하려 하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그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조군은 이어 “교육대학은 초등교원 양성을 위해 만들어진 특수목적 대학”이라며 “정부가 본래 설립취지를 망각하고 자꾸만 시장논리만 강조하고 있다”고 못마땅한 심기를 보였다.

박유빈 학생(음악교육학과 1년)도 “정부가 30조원이 넘는 예산을 국민들의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4대강 삽질에 퍼붓고 있는 현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청년실업을 해결하고 일자리를 만들려면 ‘언 발에 오줌 누기’식 단기적 처방이 아닌 신뢰할 수 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규성 학생(음악교육과 1학년)은 “광주교대 학생들의 동맹휴업이 3주 동안 계속되고 있는데도 시민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 이런 시위를 계획하게 됐다”며 “지역에서도 교육문제에 대한 여론이 형성돼 더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를 전했다.

교대생들은 ▲교원 1명당 평균 학생 수 16명으로 교육여건개선 ▲지방교육청 신규교원 6000명 확보 ▲2012년까지 국내총생산 6% 교육재정 확보 ▲비정규직 교원 양성정책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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