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은 칼슘 도둑맨이야”
“설탕은 칼슘 도둑맨이야”
  • 곽근영 시민기자
  • 승인 2009.11.06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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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거리 알고 먹자 ① 설탕의 천국

▲ 우리나라 다소비식품 1위인 설탕. 과도한 당 섭취는 우리 몸의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사진은 iCOOP빛고을생협이 지난달 19일 서일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식품안전교실 강연 모습이다. ⓒ 곽근영
과도한 당 섭취는 신경과민, 불안, 우울증 일으켜

과도한 당 섭취는 신경과민, 불안, 우울증 일으켜

 

음료수, 과자, 아이스크림, 사탕, 빵, 껌. 공통점은 무엇일까.

우선 아이들의 애호식품이라는 점이다. 과자, 음료수는 우리 아이들이 소풍갈 때 가방에 들어가는 필수품이 되어버렸다. 학교 앞 문방구는 마치 참새가 방앗간 드나들 듯 우리 아이들이 들락거리는 아지트다. 요즘은 밥 대신 빵을 먹는 아이들도 늘어났다.

목이 마르면 물 대신 음료수를 먹는 아이들도 많아졌다. 달콤한 맛에 자꾸자꾸 손이 가는 건 어른들도 마찬가지. 우리 먹을거리에서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형형색색의 식품들. 우리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계속 먹여도 되는 것일까.

식탁 점령한 설탕

다음으로 이 먹을거리의 공통점은 설탕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다소비식품 1위가 바로 설탕이다. 사탕, 과자를 많이 먹는 아이에게 엄마는 어떻게 이야기할까. 보통 단 것 많이 먹으면 이가 썩는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설탕을 많이 먹으면 왜 이빨이 썩는 걸까.

우리 몸은 혈액이 ph7.2∼7.4의 약알칼리성을 유지하게 되어 있는데 설탕은 산성이라 우리 몸의 알칼리 성분을 빼내게 된다. 그게 바로 뼈 속 칼슘이다. 설탕이 우리 몸에 있는 비타민, 칼슘을 훔쳐가는 것이다. 과도한 설탕 섭취는 칼슘 결핍으로 공막의 탄력성을 떨어뜨려 시력을 악화시킨다는 보고도 있다.

설탕은 면역력을 약화시키기도 한다. 최근 공포의 대상이 되어버린 신종플루도 결국 면역력의 문제가 아닌가. 우리 몸 속에는 면역세포 마이크로 피지가 있는데, 설탕을 먹으면 이 면역세포가 활동을 하지 못한다. 마이크로 피지가 나쁜 병균이 들어오면 잡아먹어야 하는데 설탕을 먹느라 일정 시간 활동을 못한다는 것이다.

저혈당증의 주범

저혈당증을 일으키는 주범도 바로 설탕이다. 저혈당증은 잘 알려진 개념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단 것(단순당)을 많이 먹는 사람에게 인슐린이 과다 분비되어 혈당이 지나치게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되는 증상을 일컫는다. 우리 몸의 에너지원인 혈당이 지나치게 떨어지면 몸과 뇌신경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된다. 신경과민, 불안, 우울증, 만성피곤, 근육통과 같은 이상증상이 일어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문제는 정제당

옛날 사탕수수밭 노예는 사탕수수를 씹어 먹었지만 건강했다. 그러나 요즘 사탕수수밭 주인은 정제당을 먹고 비만, 당뇨에 걸린다. 바로 설탕이 야기하는 문제는 정제당의 문제다.

사탕수수 같은 보통 천연물질에서는 단순당과 섬유질이 함께 존재한다. 섬유질은 단순당의 흡수를 늦춰주기 때문에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거나 떨어지지 않게 해준다. 이에 반해 정제당은 사탕수수에 있는 각종 무기질, 비타민, 섬유질을 버리고 순도 높은 당만 추출해낸다. 설탕은 정제과정에서 몸에 유익한 미네랄, 비타민을 버리고 만들어질 뿐만 아니라, 당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비타민 B등 미량원소를 소모시키는 것이다.


설탕에 대한 착각들

우리가 알고 있는 설탕에 대한 착각이 있다. 한창 흰색의 공포가 우리 밥상을 휩쓸면서 흰 설탕 대신 흑설탕으로 바꾼 소비자들이 많다. 그러나 흑설탕 역시 정제당이며, 정제당에 캐러멜 색소를 입힌 것에 지나지 않는다. 무가당 과일 주스의 경우, ‘무가당’이라는 말은 설탕이 들어가지 않았을 뿐 액상과당, 아스파탐 등 대부분 대체감미료가 들어간다.

또 살찌는 것은 많은 지방을 섭취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학자들은 지방이 축적되는 원인을 오히려 설탕처럼 당지수(GI)가 높은 탄수화물과 그에 따른 과도한 인슐린의 분비에서 찾고 있다. 당지수가 낮은 음식과 섬유질을 함께 섭취한다면 지방으로 축적되는 정도가 줄어들게 된다.

물을 싫어하는 설탕 

음료수, 과자, 아이스크림, 사탕, 빵, 껌 등에서 하루도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 식탁과 아이들. 이는 설탕 곧 정제당의 유혹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말과 같다. 그런 의미에서 정제당이 어떻게 우리 몸에 안 좋은지 꼼꼼히 알아두는 것은 건강한 우리 몸을 지키는 기본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그동안 “설탕을 많이 먹으면 이가 썩어”라고 말해주었다면, “설탕은 칼슘  도둑맨이야. 뼈 속에 있는 칼슘을 빼앗아 가기 때문에 이빨이 썩어”라고 더 자세히 말해주면 좋지 않을까. 그리고 설탕은 물을 아주 싫어한다는 사실도 말해주자. 설탕이 다량 함유된 음료수 대신 물을 많이 마실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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