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는 없고 떡만” 있는 ‘김치-떡의 조화’관
“김치는 없고 떡만” 있는 ‘김치-떡의 조화’관
  • 이현옥 시민기자
  • 승인 2009.11.06 21: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염주 체육관으로 자리 옮긴 김치축제의 아쉬운 것들

▲ 광주김치축제가 10일 동안 열렸다. 규모면에서 예년 보다 덩치가 커졌지만 일부 전시관은 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이현옥
작년까지 비엔날레 전시관에서 열리던 김치축제가 올해는 염주체육관으로 자리를 옮겨 성대하게 열렸다. 규모면에서나 내용면에서나 예년에 비교되지 않을 정도다.

지난달 23일 개막한 김치축제는 그날 하루만 해도 개막식을 시작으로 염주체육관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김치 주제관 안에는 세계김치연구소홍보관, 팔도김치문화관, 세계웰빙발효식품관, 양념과 향신료의 비밀관, 세계음식문화관 등에서 김치의 역사와 세계의 발효식품과 양념의 종류와 효능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김치 체험관의 인기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김치축제 행사장을 모두 둘러보고 난 뒤의 느낌은 뭔가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남구 진월동에서 왔다는 주부 승향순(50세)씨는 2kg의 김치를 사들고도 뭔가 빠뜨린 사람처럼 자꾸 행사장을 뒤돌아보았다.

“글쎄 예년과 달라진 게 별로 없는 것 같네요. 한쪽에서는 북에 꽹과리 치고 한쪽에서 마이크 들고 떠들고 또 한쪽에서는 먹고 마시는 모습에 정신도 없고…. 김치도 양념을 만드는 과정부터 모두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준비해온 양념과 배추로 현장에서 비비는 것만 보여주면서 김치 체험이라고 하고요”.

또 승씨는 “그나마 괜찮은 곳은 김치주제관인데 이마저도 너무 평면적인 전시에 그치고 있어 주최 측의 의욕에 비해 예전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면서 ‘김치와 떡의 조화’라는 매장에서는 “김치는 없고 떡만 팔고 있어 많이 당혹스러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제점은 그뿐이 아니다. 체육관 오른쪽으로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먹거리 코너가 있는데 이들 코너의 음식 값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것이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한 주부(동구 금동)는 “막걸리와 찹쌀순대 일인분에 1만 오천 원이나 지불했다”면서 “축제라고 해서 음식 값이 이렇게 시중보다 터무니없이 비싸야 하느냐? 괜히 왔다가 보는 것도 없이 불쾌함만 느낀 것 같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모두 이천여 개의 축제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특별할 것 없는 그렇게 그런 축제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김치축제가 이런 대열에서 비껴나고 싶다면 지금의 모습보다는 좀 더 동적이고 오렌지 축제나 물 축제처럼 모두가 참여하는 프로그램의 구상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한편 제16회 광주김치문화축제는 지난달 23일 시작해 1일까지 열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