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자본 세금이 더 중요하냐”
“먹튀자본 세금이 더 중요하냐”
  • 정영대 기자
  • 승인 2009.11.05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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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어(주), 14일 280명 구조조정 명단 발표
노동조합, 총고용 보장과 광주시 등 중재요구

캐리어(주) 자본과 노동조합이 오는 14일 구조조정 명단발표를 앞두고 일촉즉발의 충돌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사측의 280명 정리해고 입장통보에 노조가 ‘구조조정 불가’를 요구하며 규탄집회로 응수하고 있어서다.

▲ 캐리어 조합원과 금속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2009년 동계투쟁 승리를 염원하며 고무풍선을 날려보내고 있다.

사측은 2006년에도 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컴프레서 공장을 폐쇄하는 과정에서 373명에 달하는 인원을 정리해고 한 바 있다.

사측의 논리는 올해부터 수출물량과 생산물량이 감소해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고 있으니 기존 일자리를 280개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사측이 신규 설비투자 약속을 지키지 않고 인력 구조조정만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모면하고 있다며 ‘무능경영’에 방점을 찍고 있다. 

▲ 캐리어 노조원 등 광주전남 금속노조 800여명이 집회를 개최하고 있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회(지회장 심종섭)는 지난 4일 광주시청 맞은 편 도로에서 조합원 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캐리어 자본규탄 광주전남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갖고 ‘총고용 보장’과 ‘구조조정 저지’, ‘광주시 등 지자체의 중재’ 등을 촉구했다.

심종섭 지회장은 “캐리어 자본은 3년 전에도 회사를 살리기 위해 현장에서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는 논리로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았다”며 “그런데도 또 다시 노조원 503명 중 280명의 목을 조여오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캐리어 자본이 국내에서 단물을 모두 빼먹고 공장을 외국으로 빼돌린 뒤 제품을 들여와 국내회사를 영업기지화 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위해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 지회장은 이어 “광주시는 노동자들과 가족들의 생존권보다 ‘먹튀 자본’ 캐리어가 내는 세금이 더 중요 하냐”고 따져 묻고 “단 한사람의 정리해고도 받아들일 수 없고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투쟁 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 총고용 보장과 구조조정 철회 등의 요구사항이 적힌 펼침막을 펼쳐보이고 있다.

김호기 전국금속노조 부위원장도 “IMF 이후 금속사업장에 외국자본이 많이 들어왔는데 지금 먹고 튀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며 “10년 전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을 막아내지 못해 이렇게 당하고 있는데 이번만큼은 반드시 현장에서 구조조정을 막아 내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또 “캐리어 자본이 3년 만에 다시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고 해 싸울 수밖에 없다”며 “올해 동계투쟁을 제대로 조직하지 못하면 2010년 노동자의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강승철 민주노총 광주본부장은 “자본의 노동자 해고와 가족해체라는 범죄 같은 현실에 직면해 있다”며 “싸워서 이기고 지는 것은 자본의 횡포와 탄압 때문이 아니라 우리안의 불신의 마음”이라며 총단결을 주문했다.

▲ 구조조정 저지 염원을 담은 고무풍선

서상종 캐리어 지회장은 “이 나라에서 기술만 빼먹고 도망가는 것만이 먹튀가 아니라 노동자의 고혈을 짜먹고 도망가려는 캐리어 자본도 먹튀자본”이라며 “캐리어가 작살나든 노동자가 작살나든 끝장을 보자”고 호소했다.

또 “광주시민의 생존권을 지켜달라고 광산구청장과 광주시청에 면담을 요청했지만 구청장은 ‘골치가 아프다’고 하고 시청은 ‘묵묵부답’”이라며 “썩어빠진 정치인들은 더 이상 필요가 없다”고 비판했다.

서 지회장은 이어 “외국자본이 시민의 고혈을 짜먹고 튀려고 하는데 시가 어떤 입장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시에 구걸하러 온 것이 아니라 시가 이 같은 만행에 대해 발언할 것은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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