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영화의 ‘멋과 향기’에 취하다
프랑스 영화의 ‘멋과 향기’에 취하다
  • 최유진 기자
  • 승인 2009.10.30 2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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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년부터 2008년까지 110편 포스터 등 전시
광주극장, 전시 오픈 기념 영화 <웰컴> 시사회도

1907년부터 2008년까지 국내에 소개됐던 프랑스 영화 110편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전시 ‘프랑스 영화의 멋과 향기 展’이 광주극장에서 열린다.

한국영화자료연구원장인 홍영철 씨와 광주프랑스문화원, 광주극장 주관으로 프랑스 영화의 개봉을 알리는 포스터, 팸플릿, 신문기사 등 다양한 형태의 자료가 전시 된다.

죄와벌, 춘희, 애수, 현금에 손대지마라, 프렌치 캉캉, 제트, 나쁜피, 레옹, 비브르 사 비 등 고전에서 최근에 이르는 영화 관련 자료들을 만나볼 수 있다.

또 이브 몽땅, 브리짓 바르도, 알랭 들롱, 나스타샤 킨스키, 소피 마르소, 이자벨 아자니, 줄리엣 비노쉬 등 당대 유명 스타의 전성기 모습도 볼 수 있어 관람에 재미를 더한다.

이번 전시는 얼마 전 막을 내린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도 열려 영화 관객들에게 인기를 얻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광주극장은 전시 오프닝 기념으로 5일 오후 8시 프랑스 영화 <웰컴(2009)>의 유료 시사회(관람료 3천 원)도 갖는다.

<웰컴>은 제목처럼 웰컴이라는 환영의 인사말을 받지 못하는 불법체류자 청년 비랄의 영국을 향한 밀항이 실패하면서부터 시작한다. 세트가 아닌 실제 불법이민자들의 캠프 장소를 포함해 거의 모든 장면이 로케이션으로 촬영돼 현실감을 생생하게 전달해주는 이 영화는 인물들의 감정의 흐름을 진솔하게 따라간다.

프랑스 북부 칼레의 수영코치인 중년 남자 사이먼은 별거 중인 아내와의 재결합을 원하는 세상사에 무관심하고 고독한 인물이다. 그런 그가 쿠르드 청년 비랄을 우연히 만나게 되면서 내면의 변화를 겪기 시작한다.

영국에 체류하는 연인을 만나기 위해 바다를 헤엄쳐 영국으로 가려는 비랄과 마지못해 그의 수영레슨을 도와주기 시작한 사이먼의 관계는 추운 겨울 깔레의 바닷가와 한적한 도시의 을씨년스러운 풍경처럼 침묵과 간헐적으로 응축되어 드러나는 감정 표현만으로 담백하게 그려진다.

▲ 영화 <웰컴> 스틸 사진.

영국과 프랑스 사이 해협의 거리는 어디에서도 환영 받지 못하는 가난한 불법 체류자들이 직면한 현실의 벽처럼 실제보다 먼 거리가 돼버린다. 비랄의 사랑은 거리의 수치를 지워버리지만 현실은 한 청년의 낭만적 사랑을 차갑게 삼켜버린다.

절제된 사건 전개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우리는 두 개의 현실을 만나게 된다. 모든 것을 뛰어 넘는 사랑의 힘과 한 개인의 생존, 사랑 따위는 아랑곳 않는 매정한 현실의 힘.

<웰컴>은 인종과 세대를 초월하는 사랑이 결코 영웅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가장 평범하고 또 고독한 인간들의 만남의 이야기라는 걸 조용히 보여주는 영화다. 2009베를린 영화제에서 라벨 유럽영화상을 수상, 제3회 서울국제가족영화축제 폐막작으로 상영됐다.

전시는 오는 5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자세한 문의는 (062)224-5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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