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청 대기업 ‘앞잡이 노릇’하냐”
“남구청 대기업 ‘앞잡이 노릇’하냐”
  • 장현준 기자
  • 승인 2009.10.30 1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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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주월점 개점 추진…재래시장 등 중소상인들 반발
남구 교통영향평가 심의 통과…광주시, 시유지 매각 여부 관건

(주)삼성테스코가 삼성홈플러스 주월점 개점을 다시 추진하고 있어 인근 무등시장 상인 등 광주지역 중소상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광주 남구청에 따르면, 삼성테스코는 홈플러스 주월점 개점을 위해 교통영향평가 신청서를 제출했고 지난달 4일 ‘건축계획 및 교통영향분석 개선대책심의위원회’는 조건부로 승인 의결했다. 위원회는 ‘부지 내 2개 도로 건설’과 ‘기존도로를 확장한 후 구청에 기부채납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에 따라 삼성테스코는 홈플러스 주월점 개점을 위한 첫 발을 떼게 됐다.

지난 2001년부터 삼성테스코는 홈플러스 주월점 신축을 위해 부지를 250억 원에 매입하고 모두 6차례에 걸쳐 광주시에 교통영향평가심의를 신청했다. 하지만 번번이 제동이 걸렸다. 광주시 심의위원회는 신축 부지 내에 포함돼 있는 시 소유의 땅 1900여㎡에 대해 매입하지 않았고 백운광장 인근 교통체증 등을 이유로 심의를 보류하거나 부결시켰다. 또 광주시는 홈플러스 주월점 개점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이 때문에 삼성테스코는 광주시 심의를 피할 목적으로 신축할 건물의 연면적을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테스코는 애초 연면적 5만3000㎡ 규모(지상 7층)로 신축할 계획이었지만 지난달 남구 심의위원회 심의를 받으면서 3만㎡에서 47.6㎡가 부족한 2만9952.4㎡ 규모의 신축 계획서를 제출했다. 올해부터 연면적이 3만㎡ 이상일 경우 광역자치단체 심의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하지만, 그 미만일 때는 기초자치단체가 교통영향평가 심의권을 갖는 것으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테스코의 홈플러스 주월점 개점 추진이 원활하게 이뤄질지는 속단하기 이르다.
우선 신축 계획 부지 안에 중앙부를 차지하고 있는 시유지 확보가 관건이다. 광주시의 의지에 따라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많다. 광주시는 2001년부터 제출된 홈플러스 주월점 신축 계획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고 박광태 시장은 지난 2007년 심의 과정에서 “시유지는 매각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윤식 광주시 경제정책과 계장은 “남구 심의에서 통과됐지만 박광태 시장은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며 “광주시 역시 이전부터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사실상 반대 입장을 보인 것이다. 이와 관련 2일 ‘남구민과의 대화’ 행사에서 박광태 시장이 어떤 입장을 밝힐지 관심이다.

홈플러스 주월점 개점 재추진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단체와 중소상인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무등시장 상인 라기민(50)씨는 “남구청이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으로 서민들을 우롱하고 있다”며 “남구청의 행정을 이해하지 못 하겠다”고 말했다. 황인술 무등상인회 회장은 “앞에서는 ‘재래시장을 살리자’고 생색을 다 내면서 뒤에서는 대기업의 앞잡이 역할을 한 꼴이다”며 “대형마트 입점은 영세 상인들을 다 죽이는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회장은 “생존권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광주시에 시유지 매각 반대를 요구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기홍 광주경실련 정책부장은 “백운교차로는 대표적인 교통정체 구간으로 대형 유통업체가 입점하게 되면 대규모 교통유발이 일어날 것이다”며 “이미 광천동 신세계백화점 옆 이마트 신축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다른 한편으로 대형 유통업체가 입점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세금낭비일 뿐만 아니라 행정 불신을 가중시키는 결과”라고 주장했다.

김용재 광주중소상인살리기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재래시장 상인연합회 등 중소상인들과 함께 시유지 매각 반대를 요구하는 등 강력히 대응해 갈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남구청은 삼성테스코가 광주시와 협의를 통해 시유지 문제를 해결한 후 건축 신청을 할 경우 절차에 따라 인허가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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