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왼쪽 깜빡이 켜고 직진 대형사고 우려”
“MB정부 왼쪽 깜빡이 켜고 직진 대형사고 우려”
  • 정영대 기자
  • 승인 2009.10.25 1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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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지방선거 16개 광역단체서 후보 낼 것”
와이드 인터뷰-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21일 광주를 찾았다. 지난달 8일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순회 민생대장정에 나선 지 40여일 만이다. 이번 광주방문은 전국 16개시도 순회일정 가운데 14번째다.

노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자감세’와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지방재정 파탄문제를 집중 비판했다. 노 대표는 기자회견 후 기아자동차 노조와 양동시장을 차례로 방문해 노동자들과 상인들을 만난 뒤 증심사로 이동, 휴대폰 요금인하 등 민생문제에 대한 거리 선전전을 진행했다.

노 대표는 이어 서구청 수진환경 집회에 참석하고 북구 우리이웃 자립생활센터를 방문하는 등 민심탐방을 계속했다. 이후 전남대학교 후문으로 이동해 거리선전을 진행한 뒤 전남대비정규직 교수노조와 간담회를 가졌다. 전남대 후문에서 거리선전을 진행 중이던 노 대표를 잠시 만났다.

▲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지난 21일 광주를 찾아 전남대 후문에서 거리연설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국민심이 궁금했다.
노 대표는 “정운찬 총리 고향인 충남도 가고 이명박 대통령 고향인 포항도 갔다”며 “전국 어디를 가나 서민들이 먹고 살기 힘들어 아우성이다”고 민심의 일단을 전했다.

경기 안산상록을 후보단일화와 관련해서는 “민주당이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판을 깨서는 안된다”며 “어렵게 단일화 합의를 도출한 만큼 민주당이 결단을 내려줄 것”을 주문했다.

반 이명박 전선을 위해 “민주당과는 ‘사안별 정책연대’를, 민주노동당과는 ‘정책공조 이상의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와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노 대표는 “경제를 살리라고 경제대통령을 뽑았는데 서민경제는 더 어려워졌다”며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에 30조원이 넘는 혈세를 쏟아 붓고 4년 동안 부자들의 세금을 90조원이나 깎아줬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또 “진보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 세계적 상식에 있다”며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것이 진보”라고 설명했다.

노 대표는 전남과 대구를 마지막으로 민생대장정을 끝마칠 계획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 전국 순회 민생대장정을 진행하고 있는데 전국민심의 향배는 어떤가.

- 경제가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경제를 살리라고 경제대통령을 뽑았는데 서민경제는 더 어려워졌다. 정운찬 총리 고향인 충남도 가고 이명박 대통령 고향인 포항도 갔다. 전국 어디를 가나 서민들이 한목소리로 먹고살기 힘들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에 30조원의 혈세를 퍼붓고 부자감세로 4년 동안 90조원의 막대한 세금을 깎아줬다. 그 사이에 서민들의 월급봉투는 더욱 얇아져 살림살이를 힘들게 하고 있다. 전국에서 4대강 사업을 중단하고 서민복지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 민생대장정에 나선 이유가 있다면.

- 진보정당으로서 무너져가는 서민경제를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부자감세와 4대강 사업을 중단해야 하는 이유를 국민들에게 알려내고 싶었다. 지금 4대강 사업에 투입되는 30조원의 예산을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면 어느 정도 서민의 삶을 개선할 수 있어서다.

당장 65세 이상 노인에게 매월 15만원씩 연금지원을 하는데 7조원이면 가능하다. 세계 2위의 대학등록금도 4조원이면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3조원이면 비정규직 50만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고 1조원이면 노인 198만 명에게 무상으로 틀니를 제공할 수 있다. 신종플루 백신접종과 확진검사를 무료로 하는데 1조원이면 충분하다.

이밖에도 보육교사와 국공립 보육시설 지원(4조원), 암환자 무상치료와 초음파·MRI 보험적용(1조원), 청년실업자·영세사업자 지원(1조원) 등도 가능하다. 단순히 선거운동을 위해 민생대장정에 나선 것이 아니다. 내년 지방선거 후에도 민생주제를 적극 발굴해 국민들에게 알려내도록 하겠다.

▲ 노회찬 대표
▲ 이명박 정부도 최근 중도노선을 표방하며 친 서민 행보를 하고 있지 않나.

▲ 이명박 정부도 최근 중도노선을 표방하며 친 서민 행보를 하고 있지 않나.- 이명박 정부가 친 서민을 표방하는데 왼쪽 깜빡이만 켰을 뿐 직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러다 대형사고가 날 수 있다. 사회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고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도 날로 확대되고 있다. 반면 사회복지예산과 지방교부금은 대폭 축소됐다.

국민들이 이명박 정부에게 경제를 살려줄 것을 기대했지만 큰 문제는 모두 경제에서 발생하고 있다. 즉각 부자감세를 철회하고 땀 흘리지 않고 벌어들인 돈에 많은 세금을 물려야 한다. 부동산과 토목건설 업자에게만 이익이 돌아가는 4대강 사업도 반드시 중단해야 한다. 만약 이명박 정부가 친 서민정책을 구체적으로 실행하지 않으면 국민들에게 외면 받게 될 것이다.

▲ 경기 안산상록을 후보단일화 협상이 합의에 이르렀다가 난항을 겪고 있는데.

- 경기 안산상록을 국회의원 재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야 3당이 시민사회의 중재로 단일화 협상에 들어가 22일 새벽 2시25분 극적으로 합의를 도출했다. 23일과 24일 여론조사를 통해 민주당 김영환 후보와 무소속 임종인 후보의 단일화를 매듭짓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이날 오전 10시 발표를 앞두고 민주당이 합의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번복을 했다. 공당으로써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렵게 합의에 도달한 만큼 민주당이 단일화 대의에 입각해 합의안 이행의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

▲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노동당과 통합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 진보정당에 대한 입장차이 때문에 당장 통합을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더 이상 감정의 골이 파이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경쟁상대가 아니라 협력과 동반자 관계다.

분당 당시에는 문제의식이 분명했지만 이명박 정부를 상대로 한 투쟁에는 협력의 폭을 확대하고 있다. 울산에서 후보단일화를 이뤄내 진보진영의 승리를 일궈낸 경험이 그것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이 원칙은 유지될 것이다.

앞으로 과거회귀가 아니라 미래를 향한 강력하고 큰 틀의 진보정당을 만드는데 서로 합류해야 한다.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 후 그 길로 나서야 한다.

 


▲ 반MB 전선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 민주당과는 비정규직 개악저지와 용산참사 문제해결 등 사안별로 정책 공조를 계속해왔다. 민노당과는 정책공조 이상의 것을 추진하고 있다. 진보신당은 반MB전선에서 이탈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다만 반MB만으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상기시켰을 뿐이다.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비판이 많지만 그렇다고 야당의 지지도가 높은 것도 아니다. 이명박 정부를 비판만 하는 것으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서민중심의 대안과 이를 토대로 한 연대가 필요하다. 반MB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민주대연합만 이야기하고 있다. 무조건 민주당 중심으로 모이자고 하는데 민주당도 한계가 분명하다. 우선 서민과 민생중심의 대안을 마련하고 연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 진보신당 전국순회 민생대장정단은 지난달 8일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16개 시도를 순회하며 민생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이번 광주방문은 16개 광역시도 중 14번째다.

▲ 내년 지방선거 전략을 밝힌다면.

- 서울과 광주 등 전국 16개 광역시도에서 광역단체장 후보를 출마시켜 이명박 정권의 심판에 나서겠다. 풀뿌리 지방자치를 책임질 진보후보들을 앞세워 구시대 낡은 정치를 걷어내고 진보와 대안의 정치를 만들어 내겠다. 가진 자 위주의 정치를 비판하고 진보문제를 민생 속에서 풀어나갈 계획이다. 그 과정에서 서민들의 목소리를 적극 담아내겠다.

▲ 풀뿌리 정치와 생활정치를 강조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사례를 든다면.

- 진보정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치지형도도 바뀌고 국가정책도 변화해야 한다. 하지만 거대담론에만 매몰되면 구체적으로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그래서 진보신당은 통신비와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신종 플루 백신 무료접종 등 서민들의 일상과 밀접한 정책들을 발굴해 국민들에게 그 실상을 알리고 있다. 일상적으로 국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줘 진보의 참모습을 깨닫게 할 계획이다.

▲ 2012년 총선을 위해서라도 내년 지방선거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야 할 텐데.

- 현재 전국적으로 15명의 광역·기초의원이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현역의원 수를 대폭 늘려야 한다. 우선 당선가능지역에서 부터 유능한 후보를 내세워 진보신당의 바람을 일으키겠다. 일찌감치 거제시장 후보로 김한주 후보를 선출한 것도 그 맥락이다.

▲ 전국 16개 광역단체에 후보를 낸다고 했는데 서울시장에 출마하나.

- 주변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해야 한다는 권유가 많다. 11월 중순쯤 그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히겠다.

▲ 친노세력의 정치세력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글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과거에도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다가 민주당으로 회귀하지 않았나.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 진보신당이 민주노동당에 비해 통일문제에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 민주노동당과 통일에 대한 생각이 별반 다르지 않다. 통일에 대한 노력을 하지 않아 분당된 것도 아니다. 다만 북한도 비판할 때는 비판하면서 통일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그런 정도 차이다.

▲ 진보라는 말이 남용되고 있다. 진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진보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세계적 상식에 기초해 있다. 사회·경제적으로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것이 진보다.

 

*** 노회찬 대표는 1973년 유신독재반대투쟁을 하면서 민주화 운동에 발을 들였다. 1992년 백기완 후보 선거운동을 시작으로 진보정당운동에 뛰어들어 진보정당추진위원회, 진보정치연합 등에서 대표를 맡기도 했다. 2000년에는 민주노동당 부대표를 맡았다.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당선됐으며 2007년 대선후보로 당내경선에 나섰지만 고배를 마셨다. 2008년 당내 개혁을 요구하다 민주노동당을 탈당해 진보신당을 창당하고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 낙선했으나 2009년 당 대표로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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