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색 묻어있는 축제가 진짜배기”
“지역색 묻어있는 축제가 진짜배기”
  • 최유진 기자
  • 승인 2009.10.24 0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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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지역축제 바뀌어야 산다 ③사랑받는 축제에서 답 찾자

금산인삼축제…축제와 건강 접목 역대 최대 수익

충남 금산읍 신대리 축제 행사장 입구로 향하는 도로엔 전국 각지에서 달려온 관광버스와 승용차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서 있다. 흡사 십대 소녀 팬들이 몰리는 인기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장이 연상되기도 했다.

금산인삼관과 인삼쇼핑센터, 수삼센터가 한데 모여 있는 이곳을 중심축으로 도로 통행을 막고 행사 무대와 상설관을 설치, 다양한 체험 부스가 운영 중인 ‘제 29회 금산 인삼축제’ 현장이다.

지난달 18일부터 27일까지 10일간 열린 이 축제는 예산 18억 2500백만 원으로 역대 최대의 매출(900억 원)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해 780억 원에 비해 15.4%포인트(120억 원)가 늘어난 액수다.

지역에서 열리는 축제를 한번 다녀올라치면 이래저래 교통비, 숙박비, 식비에 각종 입장료까지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한 부담에도 불구하고 올해 금산인삼축제는 73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갔다. 이유가 무엇일까.

금산인삼축제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평가 최우수축제에 선정되기도 했다. 궁중음식문화를 테마로 장금이 수라간, 생활건강 체험관, 청소년 테마존 운영 등 다양한 계층의 문화 욕구를 충족시킨 것이 성공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 홍삼 족욕, 한방모래찜질, 인삼 훈증·좌열체험 등 건강 체험관 프로그램을 강화해 지역 특산물과 건강의 절묘한 만남이 긍정적인 효과를 냈다는 평가다.

당신의 미래가 건강해진다

전통대체의학 체험을 할 수 있는 곳도 마련됐다. 소아한방, 뜸, 한의학강연, 이혈, 사암찜 등 지역 한의사와 전문회원들의 협력을 얻어 관광객들에게 풍성한 체험 거리를 제공했다.

이밖에도 행사장 곳곳을 둘러보면 알찬 축제를 만들기 위한 관공서와 지역민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축제장 주요 거리에는 개그, 연극, 댄스, 마술, 마임 등 ‘인삼’을 소재로 한 공연, 마당극이 펼쳐진다. 어르신들이 한바탕 유쾌하게 웃는 모습이 인심 넘치는 시골장터에 온 듯하다.

행사 기간 중 20여 개가 넘는 상설 프로그램이 운영됐고, 신종플루 영향으로 인해 관광객 방문이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는 이곳에서 만큼은 예외인 듯 보였다.

“지역 축제가 관이 아니라 지역민이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통념을 깨고, 관이 주도하더라도 얼마든지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고 지역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좋은 사례가 된 것이다.

▲지난달 18일부터 27일까지 10일간 열린 ‘제29회 금산인삼축제’는 예산 18억 2500백만 원으로 역대 최대의 매출(900억 원)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역 축제가 관이 아니라 지역민이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통념을 깨고, 관이 주도하더라도 얼마든지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고 지역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금산인삼축제 행사 관계자는 “무료 건강 체험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전통 저울로 인삼무게를 달아보거나 인삼 깎기, 인삼 씨앗 고르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이 관람객 수를 높이는 데 한 몫 한 것 같다”며 “인삼을 주제로 지역성을 부각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점과 개선사항도 있다.

대형버스 주차장에서부터 행사장 입구까지 불법 노점상이 우후죽순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방문객들이 이만저만 불편을 겪어야 한다. 주차장에서 본 행사장까지 이동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개선하고 소규모 주차장을 통합한 대형 주차 공간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밖에도 자원봉사자 대부분이 지역민이다 보니 철저한 서비스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아 국제 행사를 대비하기 위한 자구책 마련이 시급해 보였다.

한 축제 관계자는 “전체 축제 예산을 전적으로 군비에 의존하고 있다”며 “지역민과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후원하고 꾸려가는 시스템과 운영 전략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향토 자산을 축제 산업화 하는 전문적 기술 필요

지역 축제는 지역의 역사성을 반영하고 지역민의 삶을 구체화하는 방향으로 모색돼야 한다.

이각규 한국지역문화이벤트연구소 소장은 “지역색이 풍부한 축제 문화를 창조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는 일이다”며 “그러기 위해서 지역 축제 속에 그 지역 고유의 생활양식이 녹아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축제는 언제나 삶의 축제, 생활 축제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소장은 “향토문화는 해당 지역 사회를 구성하는 주민들의 일상적인 삶 속에서 생겨나는 일상적인 생활문화다”며 “축제는 자신들의 생활을 보다 충실하고 윤택하게 만들고 인간다운 삶이 되도록 주민 모두가 주체적으로 참가하고 창조해 나가는 지역 문화가 돼야 성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체된 축제는 의미가 없다.

지역 축제는 향토문화, 지역문화, 자생문화, 전통문화, 창의적 문화를 근간으로 구성된다. 지역 축제는 오늘날 우리의 삶의 모습을 반영함과 더불어 전통성을 포함하고 더 나은 축제를 위해 변화해야 성공하는 축제로서 자리 잡을 수 있다.

금산군 문화공보관광과 최상규씨는 “이제 축제는 과거를 통해 현실을 인식하고 미래의 창조적인 삶을 꾸려 나가는 길을 선도 할 수 있어야한다”며 “이런 의미의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축제가 끝난 후 축제의 기획과 구성, 운영에 대한 점검과 평가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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