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은 칭찬과 격려로 부터
소통은 칭찬과 격려로 부터
  • 오주섭
  • 승인 2009.10.23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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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경실련 집행위원 오주섭

얼마 전  청소년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8강 진출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돌아왔다. 어린 선수들의 선전에 너무도 마음이 뿌듯했다. 감독은 전 국가대표선수였던 홍명보였다. 홍명보는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새내기 감독으로서 다소의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나 이를 무난히 이겨냈다. 그가 우리 선수들을 8강으로 이끈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홍감독은 귀국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을 ‘칭찬과 격려’로 지도했다고 말했다.

첫 시합인 카메룬 전에서 우리 선수들이 제대로 뛰어보지도 못하고 패했을 때도 질책보다는 격려하면서 다음 경기에 대한 준비를 시켰다고 한다. 만약 그 때 감독이 험한 말을 내뱉으면서 어린 선수들을 질책했다면 다음 경기 결과는 어땠을까?
 
킹콩을 들다라는 영화를 딸들과 함께 감명 깊게 봤다. 서울올림픽 역도 동메달리스트였으나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둔 뒤 시골에 있는 한 여자중학교에 부임한 역도부 코치가 어린 제자들과 함께  온갖 고난을 이겨내고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까지의 과정을 그린 감동적인 영화다.

역도를 생전 처음 접해보는 여학생들을 선발하여 지도를 하던 중 뜻하지 않은 일로 새로운 코치가 훈련을 맡게 된다. 그러나 이 코치는 선수들을 질책하고 험한 말을 내뱉고 심지어 도를 넘는 체벌까지 하게 된다.  선수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진 것은 당연한 일. 그러나 선수들은 그 전 코치선생님의 격려와 칭찬, 꿈과 희망을 기억하며  어려움을 이겨내고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하여 당당히 금메달에 도전하게 된다.
   
출근길 직장인들의 간단한 아침 식사인 토스트를 명품 토스트로 만들어 성공한 ‘석봉토스트’의 저자 김석봉씨 강의를 얼마 전 들었다. 하는 일 마다 실패하고 가진 돈 200만원으로 서울 종로에서 토스트 포장마차를 시작한 김석봉씨의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 바로 웃음과 이 토스트를 명품으로 만들어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긍정적인 사고에 있었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랑하는 아내의 따뜻한 격려였다고 한다. 만약 아내가 남편이 길거리에서 토스트를 파는 것을 부끄러워하고 바가지를 긁었다면 김석봉씨의 성공은 가능했을까?
  
이처럼 ‘칭찬과 격려’는 불가능한 일을 가능으로 바꿀 수 있는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 50년간 우리 사회는 어떠했는가? 앞만 보고 빨리 빨리 달려온 산업화 과정에서  욕설과 고함, 질책, 도를 넘는 체벌이 우리 사회를 지배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군대 문화가 뿌리 깊이 박힌 우리 사회 현실에서 ‘칭찬’이라는 두 단어는 호사스러운 말로 인식되어왔다. 20년 전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처음 하는 일이니 만큼 누구라도 실수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내 기억 속에도 위로와 격려보다는 대학 나와서 그것도 못하느냐는 핀잔과 질책을 들었던 기억 밖에 없다. 때때로 동기들을 만나 정보 교환을 해보았지만 칭찬하고 격려하는 상사가 있다는 말을 들어본 기억이 거의 없다.
 
본인이 경험하고 배운 학습의 효과가 타인에게 전달되는 것은 영향력이 매우 크다. 칭찬과 격려를 받아보지 못한 사람이 직장상사가 되거나 부모가 되었을 때 부하직원과 자녀들에게 따뜻한 말과 눈빛으로 격려하고 칭찬하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최근 청소년들의 자살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자살하는 청소년들의 상당수는 부모나 가족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듣고 충동적으로 자살한다고 한다. ‘성적이 이게 뭐야 이 바보 같은 놈아 나가 죽어버려’라는 말에 곧바로 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는 가슴 아픈 뉴스도 들려온다.
  
우리는 지금 지식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다. 지식정보화 시대에 사회를 이끌어 가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능동성과 창의성’이다. 능동성과 창의성은 끊임없이 칭찬하고 격려할 때 발현된다.  나와 가장 가까운 가족, 친구, 선후배 들에게 먼저 칭찬과 격려의 말을 건네보자. 그동안 닫혔던 마음이 열리고 소통이 이루어진다. 소통의 전제 조건은 바로 칭찬과 격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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