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성난 농민 “농협 RPC 꼼짝마”
쌀값 성난 농민 “농협 RPC 꼼짝마”
  • 정영대 기자
  • 승인 2009.10.0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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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봉쇄 투쟁’ 광주전남지역 순차적 확대
광주전남연맹, “이명박 정부와 농협 공동책임”

쌀값 폭락에 분노한 농민들이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 전면봉쇄라는 배수진을 치고 쌀값 투쟁에 나서고 있다.

전국농민회 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은 지난 7일 오전부터 나주(3), 장흥, 무안, 보성, 강진 등 5개 지역 7개 농협 RPC를 봉쇄하고 순천과 화순에서는 투쟁결의대회를 가졌다.

전날에도 나주농민회가 남평·동강농협 RPC 봉쇄에 나섰고 영광농민회는 농협영광군지부를 점거하고 조합장 면담을 요구했다. 광주전남연맹은 8일에도 영광, 진도, 순천, 구례, 고흥 등지로 농협 RPC 봉쇄투쟁을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어서 쌀값투쟁이 광주·전남지역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 나주농민회 소속 농민 30여명이 7일 오전 쌀값보장을 요구하며 나주시 다시면 문동리 소재 다시농협미곡종합처리장 입구를 천막과 트랙터 등을 동원해 봉쇄했다.

나주농민회 소속 100여명은 7일 오전 나주시 동강·남평·다시 농협 RPC 정문 앞을 천막과 트랙터 등으로 봉쇄했다. 저가미 공급중단과 올 추곡에 대한 5만원 선지급금이 보장될 때까지 쌀의 반입과 반출을 막겠다는 것이다.   

나주시 농민회는 이날 ‘농협조합장 결단을 촉구하는 천막농성에 돌입하며’라는 성명을 통해 “봄부터 수차례 쌀 대란 대책을 촉구했지만 정부는 쌀 소비만 늘리자는 안일한 대책으로 일관해 왔다”며 “쌀값 안정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정부에 촉구하기 위해 천막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또 “농협 RPC가 재고미를 저가로 판매해 쌀값폭락을 부추기고 있다”며 “농협이 홍수출하 조절과 저가미 방출 중단, 올 추곡에 대한 5만원 선지급 등 공동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흥군 농민회도 이날 11시 농협 장흥군지부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안양 RPC 입구를 막고 나섰다. 장흥군 농민회는 “쌀값 하락의 주범은 이명박 정권이며 저가미 경쟁으로 쌀값 폭락에 동조한 농협에도 그 책임이 있다”며 “현재와 같이 저가미를 계속 판매한다면 농민과 농협이 공멸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장흥군 농민회는 지난달 30일 농민회와 농협조합장 간 비상회의를 개최해 이명박 정부의 쌀값보장 대책이 설 때까지 농협 쌀 출하 중단을 결의했었다.

강진군 농민회는 7일부터 14일까지 농협 RPC의 저가미 방출을 1차 저지하고 9일 오후 강진군 영랑로에서 대북 식량지원촉구와 쌀 목표가격 21만원 쟁취를 위한 강진군 농민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 이날 농민들은 나락 500㎏을 길거리에 내쏟는 등 이명박 정부와 농협의 농업정책에 대해 극도의 불신을 드러냈다.

쌀값안정대책을 촉구하는 투쟁결의 대회도 이어졌다.

영광군 농민회는 6일부터 농협 영광군지부를 점거하고 농협의 공동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순천농민회도 7일 오전 순천문화예술회관에서 농민 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총회를 열어 ‘쌀값 안정화 투쟁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순천농협과 별량농협 RPC 앞에는 쌀값 보장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조만간 봉쇄투쟁을 예고했다.

화순군 농민회도 이날 오전 농협 연합 RPC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농협 자체 매입곡 선지급금 5만원 이상 책정 ▲연합 RPC의 투명운영과 공개 ▲농민회와 조합장 간담회 마련 등을 요구했다.

화순군 농민회는 “쌀값 보장을 위해 대북지원 즉각 실시와 쌀 직불금 목표가격 21만원 인상, 공공비축물량 매입 확대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대정부 요구안이 관철될 때까지 농협 RPC를 전면봉쇄하고 공공비축미의 전면적 출하거부와 야적투쟁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화순군 농민회는 당초 7일부터 농협 RPC 봉쇄투쟁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RPC 내부공사관계로 8일까지 농민회와 조합장의 간담회를 요구해 놓은 상태다.

화순군 농민회는 간담회가 무산될 경우 12일부터 농협 연합 RPC 봉쇄와 벼 야적투쟁에 들어갈 계획이다. 화순군 농민회는 또 이양청풍 농협과 화순농협 RPC의 원천봉쇄도 병행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광주전남연맹도 대북 쌀 지원의 법제화를 요구하며 광주·전남지역 한나라당사 앞에서 나락 야적시위를 벌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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