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골프장·콘도 회원권 ‘홀인원’
농협, 골프장·콘도 회원권 ‘홀인원’
  • 정영대 기자
  • 승인 2009.10.06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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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회·일선조합·14개 자회사, 857억 원대 보유
기명회원권 무기명 전환 고위간부 골프장 이용

농업의 도덕적 해이가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농협중앙회와 20개 일선회원조합, 14개 자회사가 857억 원대의 골프장 회원권과 콘도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농협중앙회
농협이 국회에 제출한 ‘골프장 회원권 및 콘도(리조트) 회원권 보유현황’에 따르면 농협은 전국에 121구좌 821억 원대의 골프장 회원권을 소유하고 있었다. 중앙회가 46.5구좌 404억4900만원, 14개 자회사가 50.5구좌 299억3300만원, 20개 농협회원조합이 24구좌 117억7500만원 순이었다.

골프회원권 중 24개는 10억 원이 넘는 고가회원권이었으며 이 중에는 20억 원이 넘는 초고가 회원권 6개와 30억 원에 달하는 회원권도 2개나 포함돼있다. 10억 원 이상 회원권은 중앙회 15개, 자회사 7개, 회원조합이 2개를 소유하고 있었다.

지난 3년 동안 중앙회의 손익구조는 2007년 1조2576억 원 흑자에서 2008년 2403억 원 흑자, 2009년 6월 현재 1006억 원 흑자로 해마다 악화되고 있는 형편이다. 게다가 사료가격은 공장도 가격기준으로 2006년보다 60% 올랐으며 2008년 말 현재 농가당 평균부채는 2580만원에 달한다. 

그런데도 비료와 사료를 생산하는 ‘남해화학’과 ‘농협사료’는 각각 24억 원과 44억 원 상당의 골프장 회원권을 취득했다. 특히 ‘농협사료’의 경우 지난해 457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해 2구좌 10억4천만원 상당의 회원권을 사들였다. 비료와 사료 값 폭등으로 신음하는 농민들의 처지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것이다.

‘NH투자증권’ 역시 지난해 손익이 151억원(60%) 감소했는데도 같은 기간 3구좌에 이어 올해 3구좌 등 총 44억 원의 회원권을 구입했다.

이에 대해 중앙회는 “새 농촌 새 농협운동 실천을 위한 현장중심의 농정활동 강화를 위해 골프 회원권을 취득했다”고 궁색한 변명을 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김우남 의원실(제주시 을)은 “농협중앙회 소유의 기명회원권을 부킹(Booking) 횟수와 인원이 늘어나는 무기명회원으로 대거 전환하며 농협 고위간부들의 골프장 이용을 확대했다”며 “신용사업과 무관한 교육지원과 농업 및 축산경제 부문의 고위간부들이 골프장을 출입하는 것은 전혀 상관이 없다”과 비판했다.

중앙회는 또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년 동안 410구좌 130억 원어치의 콘도회원권을 사들여 중앙회 임직원만 이용하는 등 ‘얌체’짓도 서슴지 않았다. 기존에는 농협공제수련원을 임직원과 일반조합원, 농협공제가입자 등에게 제공해왔었다.

12개 자회사도 43구좌 32억 원대의 콘도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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