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원형의 세계적 길을 묻다
한국문화원형의 세계적 길을 묻다
  • 정영대 기자
  • 승인 2009.10.05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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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쇄원 모티브 42개 쉼터 제안
광주디자인 비엔날레 본관 전시

▲ 제3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표지사진
2009 광주디자인 비엔날레가  ‘The Clue-더할 나위 없는’을 주제로 지난 18일 시작돼 11월4일까지 48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광주비엔날레 전시관과 광주시내 일원에서 개최되는 이번 행사는 주제전과 프로젝트전, 특별프로젝트 행사로 진행된다. 주제전은 ‘의(衣), 식(食), 주(住), 학(學), 악(樂)’ 5개 주제를 내용으로 한국문화 원형의 세계적 가능성을 타진한다.

프로젝트전은 ‘여(慮), 구(救), 교(交)’를 내용으로 세계 디자인계의 이슈를 파악하고 인간의 총체적인 삶과 관련된 디자인을 모색한다. 비엔날레 전시관 앞 ‘싱싱노래방’과 사직공원 내 팔각정을 리모델링한 제3회 광주디자인 비엔날레 상징조형물 조성은 특별프로젝트로 추진된다.

이번 행사에는 48개국 519명의 디자이너와 376개 기업, 1,951개의 디자인 작품이 전시된다.   <편집자 주>

전시관 입구에 막 들어서면 각종 폐 간판을 활용한 비즈니스 라운지가 위치하고 있다. 전시작품의 산업화와 상업적 판매를 위해 디자이너와 기업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자리다. 전시장 입구부터 노골적이다 싶게 ‘상업성’을 드러낸 그 솔직함 때문에 한껏 주눅 들었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 작가와 기업의 만남을 주선하는 비즈니스 라운지

첫 번째 전시장은 각종 생활용품에서 장난감, 서적더미 등 온갖 잡동사니로 넘쳐났다. 흡사 큰 고물상 하나를 통째로 옮겨온 것만 같다. 재활용과 친환경이라는 생활 속 디자인 개념으로 ‘살림’의 의미를 재해석해보자는 것이 전시의 취지인 듯싶다. 

장난감, 파리채, 빗자루, 보온병, 각종 유리컵, 화덕…. 인간들과 동고동락하며 부침을 거듭했던 생활용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추억의 한 자락을 떠올리게 된다. 때론 촌스럽고 때론 화려하고 때론 소박한 디자인이 주는 매력에 어느새 흠뻑 빠져들게 된다.

▲ 대나무로 만든 죽제용품

자연미와 인공미, 전통미와 현대미, 목재·광물·금속·섬유 등 질감의 차이, 강한 원색과 자연색의 대비에서 오는 색상의 차이, 실용성과 미감의 차이가 디자인 속에서 하나의 유기적 통일성을 이루고 있는 것만 같다.

눈여겨 볼 작품은 ‘잇고잇고’다. 시민참여 공동설치 작업으로 국내외에서 3천여 개에 달하는 뜨개 털 꽃을 모아 전시공간에 대형으로 설치한 작품이다. ‘엮고엮고’와 ‘살리고살리고’도 빠트리지 말아야 할 작품.

▲ 국내외 3천여개 뜨개 털꽃을 모아 전시한 '잇고잇고'

두 번째 전시실은 주(住), 리빙(Living)이다. 클루Ⅰ ‘하나의 지구, 하나의 태양’은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에서 경도 15° 간격에 해당하는 세계 24개 주요도시들을 선정해 각 지역 태양광의 주된 각도와 일조량 차이에 따른 문화적 차이를 미니어처 속 카메라를 통해 영상중계로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 정원이라는 부제가 붙은 클루Ⅱ 전시전은 소쇄원을 모티브로 42개의 휴식공간을 제안하고 있다. ‘2m×2m×2m’로 압축된 휴식공간은 인간의 쉼을 위한 최소한의 공간을 의미한다.

국내외 시인과 영화감독, 건축가 등 문화예술계를 비롯한 40여명의 인사들이 소쇄원에 대한 나름의 해석과 상상제안을 40개의 문장으로 구성했다. 소쇄원의 삼라만상을 ‘비(雨), 목(木), 구름(雲), 하늘(天), 땅(地), 바람(風)’으로 시각화한 작품도 눈에 띈다.

▲ 최초 한글 디자이너 세종 이도의 한글창제 원리

세 번째 전시공간은 최초의 한글디자이너 세종 이도의 한글 창제원리와 한글디자인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자리다.  한글의 아름다움과 과학성, 독창성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 한글서체의 아름다움

네 번째 주제전은 소리(樂)다. 에디슨이 발명한 포노그래프에서 1987년 MP3 등장까지 음향기기의 디자인과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유명영화 음악과 게임 사운드는 물론 우리악기 2000년사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100여개 이상의 국악기가 뿜어내는 소리가 환상적이다.

다섯 번째 공간은 옷(衣). 한국복식의 원형에서 경계를 넘어 세계적 보편성을 갖는 윗저고리 개발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저고리 드로잉전은 한국 저고리를 소재로 국제공모를 열어 국내외의 다양한 해석과 제안을 보여주고 있다. 또 인형 천여 개에 과거에서 미래까지의 옷을 입혀 의복에 대한 색다른 관심과 발상을 유도하고 있다.

▲ 인형 천여개에 과거에서 미래까지 옷을 입혀 복식에 관한 새로운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여섯 번째 공간은 맛(食). 천지만물의 구성 원리인 음과 양, 오행을 통해 5방색과 음식의 관계를 풀이한다. 또 고배 상을 설치작품으로 차려 의례음식을 현대적 관점에 입각해 재해석하고 식문화에 담긴 디자인적 가치를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살핌’전.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싱크대, 개방식 욕조 등 장애인과 노약자 등 신체적 약자를 배려하는 다양한 유니버설 디자인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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