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이야기]나주 배
최근의 연구를 보면, 배에는 식이섬유 함량이 과실류 중에서도 높은 편이다. 식이섬유는 대변의 용적을 증대시켜 배변횟수를 늘리고, 발암성 물질이 대장 내에 머무르는 시간을 단축하여 대장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식이섬유는 입속에서 씹는 횟수를 증가시켜 타액분비를 촉진시키며, 위액의 점도를 증가시켜 소화를 촉진시키고 공복감을 없애주는 등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흔하게 맛볼 수 있는 과실인 탓에, 민간요법으로도 많이 사용되는 배는 특히 감기 등의 상기도 감염에 많이 응용되었다. 감기로 인해 발열과 기침 가래 등이 있으면 배를 깨끗이 씻어 속을 파내고 적당량의 꿀을 부은 다음 약한 불로 배가 익을 때까지 중탕을 한다. ‘배꿀찜’이라고 하는 것으로 평소 기관지가 약하거나 환절기에 감기를 달고 사는 자녀가 있다면 쉽게 만들어 볼 수 있다.
우리 몸의 혈액은 약알칼리성을 띄고 있지만, 육식 등 기름진 음식과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는 현대인들의 대부분은 체질이 산성화 되고 있다. 산성체질은 성인병에 걸리기 쉬운데, 배는 무기질 가운데 나트륨, 칼슘, 마그네슘을 많이 함유한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이다. 따라서 배는 현대인의 산성체질화를 막아줄 수 있는 우수한 과일이다.
또한 배를 먹으면 입속에서 모래알갱이 같은 물질이 씹히는 것을 누구든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거칠게만 느껴지던 이 물질은 ‘석세포’로서 치아 건강에 매우 유익하다고 밝혀졌다. 과연 “배로 이 닦기”하라던 선조들의 지혜에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김상훈 광주고려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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