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서장이 ‘기가 막혀’
동부서장이 ‘기가 막혀’
  • 정영대 기자
  • 승인 2009.09.15 18:40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찰서 주변 길목 경찰력 배치 항의방문 봉쇄
대책위, 공개사과 요구…연행자 7명은 풀려나

“5공 때도 없었던 일이다.”

5·18사적지 원형보존을 위한 광주전남시도민대책위원회(이하 시도민 대책위)의 광주 동부경찰서 항의방문이 무산됐다. 경찰들이 동부서로 향하는 모든 길목에 인(人)의 산성을 쌓고 봉쇄에 나선 것.

▲ 5·18사적지 원형보존을 위한 광주전남시도민대책위원회(이하 시도민 대책위)가 광주 동부경찰서 항의방문이 무산되자 전일빌딩 옆 골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시도민 대책위는 15일 오후 3시30분 동부서 앞에서 전날 있었던 단식농성장 침탈과 경찰의 불법폭력연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경찰서장을 항의방문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동부경찰서는 미리 경찰력을 동원해 길목을 봉쇄하는 방식으로 선제방어에 나섰다. 이날 오전 전남대를 출발해 구 도청까지 오체투지를 마친 후 동부서로 향하던 대책위 관계자들은 이 모습에 아연실색했다.

시도민 대책위의 “길을 열어 달라”는 거듭된 요구에 경찰관계자는 “집회신고서를 낸 곳에서 하라”는 말만 반복했다. 이 때문에 시도민 대책위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이명박 정부와 경찰을 규탄했다. 

김태진 진보연대 집행위원장은 “경찰이 천막을 부수고 사람들을 연행해 간 것도 부족해 합법적인 기자회견까지 막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의 민주주의 후퇴가 광주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범태 한국투명성기구 광주전남본부 상임대표도 “기자회견도 못하는 현실에 참담하다”며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10년 동안 이뤘던 민주주의가 송두리째 무너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홍번 광주범민련 의장은 “역사와 양심,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 이렇게 힘든지 뼈저리게 느꼈다”며 “좋은 사회는 노력 없이 얻어질 수 없다”고 말했다.

문경식 민주노동당 전남도당 위원장은 “동부경찰서장 등 정치경찰은 이명박의 사병”이라며 “역사가 반드시 심판하도록 경찰서장의 만행을 기억하자”고 결기를 세웠다.

또 “이 나라 경찰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권의 입맛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동부서장이 계엄군을 동원하듯 경찰력을 내세워 민주주의와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도민 대책위는 동부서 항의방문이 무산되자 전일빌딩 옆 골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동부경찰서장의 공개사과”와 “연행자 전원의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시도민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경찰의 농성장 침탈과 폭력연행이 경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 불법행위”라며 “이날 경찰이 보인 행태는 옛 전남도청 보존 행동에 대한 탄압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시도민 대책위는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오체투지로 전남대 정문을 출발해 오후 3시께 구 도청에 도착했다.
오체투지에 참여한 시민 이영희씨는 “광주사람이 아니지만 여기에서 산지 20년이 됐다”며 “5·18 민주화 운동이 자랑스러운데 지역에 살면서도 그런 자랑을 모르면 바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단식천막농성장 철거과정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다 연행됐던 7명은 이날 오후 모두 풀려났다.

▲ 전날 단식천막농성장 철거과정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다 연행됐던 7명이 모두 풀려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허허허 2009-09-16 12:38:32
6공 김영삼때도 저런 일 많았다우 대책위 똘ㅇ아이짓좀 그만했으면 해요. 5월이용해다가 뒷북치는 생쇼말이요.

칼자루 쥔자 2009-09-15 19:34:42
저런 쓰레기한테 정부가 힘이있다는 모습을 보여줘야한다.
지난 잃어버린 10년동안 잘쳐먹었으면 됬지 정권이 바낀지가 언제인데 착각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