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비엔날레' 아직 멀었나
'성공 비엔날레' 아직 멀었나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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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일대 리노베이션 작업 백지화>

관광객의 편의를 고려해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일대를 새로운 이미지로 바꾼다는 리노베이션 작업이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리노베이션을 제안한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와 재정을 담당할 광주시 사이에 시각 차이를 드러내면서 제안 그 자체가 사실상 백지화된 것으로 광주시 관계자에 의해 지난 23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2002광주비엔날레, 또 졸속으로 진행될 것인가를 우려하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공원과 전시장 연결 영역의 단조로운 공간과 기존 전시관 내 휴게시설 및 전시부대공간 기능 보완을 기대했던 여론은 실망스런 반응을 나타냈다.

사전 의견 조율이 된 리노베이션 계획안 백지화는 물론 현재 재단 사무국의 업무 처리과정에서 허점들이 노출되면서 여론은 남은 준비기간 동안 세계미술문화축제로의 완성도를 염려하는 것이다.

비엔날레 행정을 맡는 광주시의 문화마인드와 함께, 세계적인 축제를 통해 광주를 국내는 물론 세계로 알리자는 광주비엔날레 홍보 업무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재단법인과 광주시 간 사전 합의는 어디로...

재단은 광주비엔날레가 세계미술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관광객의 관람 편의가 최우선이라고 보고, 관람 편의를 돕는 측면에서 지난달 17일 광주비엔날레 주 전시공간인 비엔날레관과 주변 중외공원을 새로 단장한다는 '전시관 리노베이션 제안설명회'를 광주시청 상황실에서 가졌다(본보 4월20일자 6면).

김완기 광주시 행정부시장(비엔날레 상임 부이사장), 성완경 비엔날레 예술감독 등 광주시 및 재단 관계자가 참석한 이날 설명회에서 제안은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특히 참석자들은 전시기간은 물론 비행사기간에도 방문객의 편의를 돕고 문화적 휴식처로서 관광명소가 될 수 있겠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한 것이다.

그러나 이를 추진하려면 29억원이라는 돈이 있어야 한다. 재정 충당이라는 문제에 부딪혀 제안 자체가 사실상 백지화되기에 이른 것이다.


예산 문제에서 시각차 드러내

이는 리노베이션을 제안한 재단측도 염려한 부분이다. 결코 적지 않은 예산 문제와 시간적으로도 4회 행사 준비와의 일정상 문제까지 고려해, 당시 제안설명회에서 예산의 일시 확보가 어려울 경우 단계적인 분리시공 방안도 내놓았지만 이마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종합해 보면, 리노베이션 안은 재단과 광주시와 충분한 의견 조율 뒤에 만들어졌다. 지난해 8월 비엔날레 이사회에서 휴게공간, 작업공간 설치 등의 문제가 최초로 제기됐다. 그 뒤 지난 3월초 김완기 행정부시장과 성완경 감독이 국제미술행사장으로서 시설 및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데 합의하고 전문업체에 프로젝트 제안서를 의뢰하면서 계획 추진은 가속화했다.


충분한 검토없이 성급한 홍보도 문제

그런 과정의 작업들이 한달여 만에 무산된 것이다. 고희탁 광주시 문화관광국장은 "제안은 공감한다. 그러나 29억원이라는 재원을 출연할 방안이 현재로선 없다. 없었던 걸로 알아달라"며 비엔날레 행사 진행 준비가 더 시급한 시점임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리노베이션 제안을 총괄한 성완경 감독은 "현재 전시공간은 불편하다. 관람객이 머물 공간이 없다. 그래서 관객이 안 찾는다"며 "다양한 기능을 소화할 수 있는 공간적 배려 차원에서 시작된 제안이었는데 해결책을 못찾고 있다"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광주시 내부적으로는 "광주시 재정이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기존 비엔날레를 평가하는 시각이 좋지 않은데, 여기다 또 예산 투입할 수 있느냐"는 의견이 흘러나오면서 "선거를 앞둔 시점에 여론의 눈총을 의식해 백지화됐다"는데 더 큰 비중을 두는 시각도 있다.

어쨌든 1년전에 제기된 비엔날레 시설 및 환경 개선 문제는 광주시와 재단 관계자 사이에 합의까지 이루어낸 뒤 계획이 추진되고 있는 단계에서 예산 문제에 부딪혔다. 아직 예산이 마련되지 않은, 추진 단계에서 재단측은 제안 그 자체를 거의 확정된 것처럼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다.

행정을 담당하는 광주시가 바라보는 비엔날레 시각, 그리고 비엔날레 홍보를 책임지는 재단 담당 부서의 앞서가는 시각들. 앞으로 남은 4회 비엔날레 준비 과정에 어떻게 작용할지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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