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같은 인물 다시 나오려면 오래 기다려야”
“DJ같은 인물 다시 나오려면 오래 기다려야”
  • 정영대 기자
  • 승인 2009.08.19 1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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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숙 전남대 명예교수

▲ 송기숙 전남대 명예교수.
“우리 현대사에서 저런 인물이 다시 나오려면 아마 상당히 오래 기다려야 할 것이다.”
송기숙 전남대 명예교수는 19일 오후 시민합동분향소에 헌화분향 한 뒤 심정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송 교수는 “김대중 선생과는 개인적으로 3~4차례 만난 인연이 있다”며 “내가 교도소에 있을 때 고인이 주변사람들에게 고생한다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소개했다.

고인의 재임 중 최고업적으로는 ‘남북관계 개선’을 꼽았다.
송 교수는 “남북관계의 물꼬를 튼 것이 가장 큰 업적”이라며 “남북이 명분 없이 아옹다옹하다가 김대중이라는 거물이 방문하자 관계가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송 교수는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답방을 해야 하는데 경호문제 등 때문에 어렵다”고 말했다.

 ‘암태도’의 작가답게 하의도 출신인 고인의 말 못할 고뇌를 추리해내는 상상력도 발휘했다.
송 교수는 “우리 16대 조상이 단종 때 신안의 섬에서 귀향을 살았다”며 “옛날에는 역사적으로 큰 죄를 지으면 도성에서 멀리 보내버렸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이어 “섬에 대한 글을 쓰면서 하의도에 가본 적이 있는데 한참 마지막에 있는 섬”이라며 “고인이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조상이 하의도까지 갔으면 엄청난 반골기질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리했다.
아마 이심전심이 아니었을까.

지선스님, “반세기 한국 현대사 그분만한 지도자 없었다”

“반세기 한국 현대사에서 그분만한 지도자 없었다.”

지선 광주전남추모위원회 위원장은 “80년대 격변기에 존경하는 지도자이자 어른으로 같이 활동도 했는데 갑작스런 서거로 당황스럽다”며 “매우 슬프고 참으로 비통하다”고 운을 뗐다.

또 “김 전 대통령이 연금과 투옥, 감금 등 어려운 과정을 겪으며 고생을 많이 하셨고 우리도 생명을 내놓고 고인을 깃발로 모셨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애증의 관계’라고 표현할 만큼 섭섭한 점도 많았다.
지선 위원장은 “위대한 지도자였지만 살아계실 때 모든 것에 동의할 수는 없었다”며 “국정수행 과정에서 국가보안법 처리 문제 등 섭섭한 점이 많았다”고 술회했다.

하지만 막상 서거하고 나니 “그분만한 지도자가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지선 위원장은 “반세기 동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서 고인처럼 훌륭하게 지도력을 발휘한 분이 없다”며 “고인은 경제대통령, 인권대통령, 통일대통령으로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그 때문에 “위대한 지도력이 돋보여 오히려 슬프다”고 했다.

지선 위원장은 “그분이 남긴 남북화해와 통일, 민주주의와 인권문제, 평등사회와 더불어 사는 대동세상의 정신을 계승해야 하는데 그 누가 있어 대체할 수 있겠냐”며 “전국이 마음을 열고 하나로 연대해 완전한 민주화와 통일, 인권에 헌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선 위원장은 이어 “고인은 가셨지만 우리 마음속의 영원한 지도자”라며 “장례기간 동안 새로운 사회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토론도하고 슬픔도 나누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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