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벌써부터 신발 끈을 바투 조인 입지자들의 열기가 뜨겁다. 민주당 광주시당은 휴가를 반납하고 입지자들을 상대로 7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총 14강으로 구성된 ‘지방정치 아카데미’를 열고 있다. 한 입지자는 “공천만 따면 7부 능선은 넘은 것 아니겠냐”며 “당 행사 여기저기에 얼굴 내미느라 정신이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국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호남의 맹주 자리에 만족해야 했던 민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정국과 당정의 연이은 ‘헛발질’로 최근에 정당지지율에서 한나라당을 근소한 차이로 제쳤다. 전국정당으로 발돋움 할 절호의 기회를 맞은 것이다.
사경을 헤매는 DJ로부터 촉발된 ‘민주개혁세력연합’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는 것도 ‘청신호’다. 민주당이 이처럼 이곳저곳에서 긍정적 징후들을 만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특히 민주당의 심장부인 호남에서는 더욱 그렇다. 광주시장, 전남도지사 선거를 비롯해 역대 어느 때보다 공천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포스트 DJ를 노리는 차기 리더들의 계파 간 공천 갈등과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불완전한 물리적 결합이 빚어낼 갈등까지, 공천티켓을 향한 불타는 쟁투는 불문가지.
그러나 한 번쯤 호남의 여당이면서 원내 제1야당으로서 차분히 자신의 자리를 돌아보는 모습도 필요하다고 본다.
민주당은 그 동안 정부와 한나라당의 4대 강 토건 마인드를 넘어선 지속가능한 대안세력이었는지, 타 지역보다 비정규직과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복지정책이 남달랐는지 한번쯤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민들은 MB정부 들어 더욱 노골화되는 소외에 질리고 어느덧 ‘관행’으로 굳어진 지역 정치인들의 무감각한 비위에 넌더리를 내고 있다.
민주당이 진솔한 자기반성 없이 볼썽사나운 집안싸움이나 벌인다면 전국정당은커녕 안방에서부터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점을 새겼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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