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사람사이 관계를 빚는 매개체”
“술은 사람사이 관계를 빚는 매개체”
  • 노해경 기자
  • 승인 2009.08.14 2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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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리의 노하우] 보해양조 광주지점 선광표 차장

“술은 사람사이의 관계를 빚어내는 매개체입니다.”

▲ “술은 사람사이의 관계를 빚는 매개체”라는 보해양조 광주지점 선광표 차장. 그는 심신을 다치지 않을 정도 양을, 상대방에 대한 존중을 잃지 않으면서 마시는 것이 올바른 주도(酒道)임을 강조한다.

17년 동안 주류회사에서 일하다보니 주선(酒仙)의 경지에 이른 것일까. 술-사람의 물리적인 것 보다는 사람-사람의 인문적 관계를 먼저 챙기는 이의 생각의 깊이가 예사롭지 않다.

1966년 창립해 40년 넘는 세월을 지역민의 애환과 함께했던 향토기업 보해양조. 선광표 차장은 처음 입사했을 때부터 줄곧 영업을 담당해왔고, 지금은 광주지점이 일터다.

酒道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 잃지 않는 것

무엇보다 술 잘 마시는 방법이 있냐고 묻고 싶어졌다.

갑작스런 질문에 선 차장은 주도(酒道)를 언급하더니 “옛말에 적당량의 술은 ‘한잔 술로 끝나는 법이 없고(一不), 석 잔으론 부족하며(三少), 다섯 잔이라야 알맞되(五宜), 다만 일곱 잔이면 과음되니(七過) 먹지 말라’는 말이 있지만 정작 선조들께 중히 배워야 할 점은 술자리에서 상대를 배려했던 질(質)적인 측면입니다”라며 웃는다.

심신을 다치지 않을 정도로 마시는 것이 기본이고, 상대에 대한 존중을 잃지 않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또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며 이런 태도는 좋은 결과를 불러올 수 있음을 확신했다. 지난 2004년 여수 영업소장 시절. 그에게 반토막이었던 소주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였다.

하지만 그는 단기 실적보다는 정도를 걸으려 애썼다. 주류회사 영업 특성상 술자리가 잦았지만, 그 숱한 장소를 모두 상대방에 대한 존중을 기본으로 끈끈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장으로 만드는데 주력했다.

그렇게 적지 않은 시간이 흐르자 사람들은 선 차장의 진심에 반응을 보였고, 결과적으로 2년 만에 점유율은 75%를 상회하기에 이른다. 사람들을 믿고 뚝심 있게 밀어붙인 그의 관계형성은 이렇듯 커다란 기쁨도 가져다 줬다.

자연스럽게 믿음에 바탕을 둔 길을 우직하게 걸어올 수 있었던 비결을 물었다. 그러자 신 차장은 회사 자랑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다른 곳에서 근무하다 우리 회사에 입사한 이들은 한결같이 정이 넘치는 일터라고 말합니다”라고 운을 뗀 뒤 조용하지만 스며들 듯 지역민들 속에 뿌리를 내려온 회사의 이력을 곁들인다.

그 역사는 지역민을 존중하면서 지역사회에 굳건히 뿌리내리는 것이 향토기업의 사명이라는 취지하에 착실히 그 길을 걸어왔다는 것으로 요약됐다. 각종 장학제도로 지역인재를 육성해 고용하고, 많지 않은 직원들이지만 꾸준히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매진해왔기에 이를 현장에서 실천해온 직원들에게서 관계를 중히 여기는 마음을 발견하기는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신 차장 자신도 그 직원들 중 하나일 뿐이라고 겸손이다.

“세계적 명품 술 제조하는 회사 됐으면”

또 좋은 술을 제조하기 위한 노력에도 이런 사명감이 녹아있다고 강조했다. 소주 제조 시 업계 최상인 450m 천연암반수를 쓰고, 일체의 화학 혼합물 대신 고가의 천연재료인 ‘메이플’ 시럽 등을 첨가하는 것도 평소 소비자와의 관계를 우선으로 놓지 않았으면 가능했겠느냐는 반문은 자신감의 발로였다.

끊임없는 제품개발 결과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복분자·매실 소재 술이 전국적인 인기를 넘어 세계에서도 호평을 받아 어깨가 으쓱해진다는 선 차장. “지역과 함께하고자 하는 열정에 지역민들이 조금만 더 화답해 준다면 좋겠네요”라는 그는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명품 술을 제조하는 회사가 있어야 할 때고, 그곳이 제가 몸담고 있는 곳이 되도록 하겠습니다”라는 포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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