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해 좋은 집 지어준다더니..."
"취업해 좋은 집 지어준다더니..."
  • 시민의소리
  • 승인 2009.08.1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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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서 숨진 아들 소식에 눈물만

▲ 어머니 이미옥씨.
"가난을 벗어나 보자고 했는데 이게 왠 일 입니까"

성전면 면소재지의 조그만 집에 사는 이미옥(47)씨는 외아들 김민석(26)씨의 어릴적 사진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민석씨는 지난 29일 호주의 한 지방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7월 초에 집에 오고 싶다며 비행기표값으로 100만원만 보내 달라고 전화가 왔어요. 형편이 안돼서 도저히 안 될 일이였지요. 그때 어떻게 해서든 돈을 보내줘야 했는데... "

민석씨가 호주행 비행기를 탄 것은 지난해 9월 초였다. 목포대학교 4학년 1학기를 마친 민석씨는 호주에서 영어를 배워 좀 더 나은 회사에 취직하고 싶다며 호주로 날아갔다. 

그러나 호주는 딴 세상이었다. 열심히 일하며 영어를 배우겠다는 민석씨의 꿈은 견딜수 없는 중노동과 잦은 임금체불로 조금씩 사그라들었다. 한국 학생들과 여러 가지 일을 해 보았으나 그때마다 남은건 빈손 뿐이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호주에 큰 산불이 나면서 동료가 죽어나가면서 공포가 극에 달했다.   
"힘들다며 자주 전화가 왔어요. 집에 오고 싶다구요. 그래도 참고 열심해보라고 말했더니 그렇게 하겠다고 했는데..."

민석씨는 올초부터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리턴리라는 지역에서 오렌지 따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힘들지만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아들의 전화를 종종 받았다. 모든게 잘 되어가는가 싶었다.

그러나 지난 22일 새벽 농장에 새로 온 사람의 환영식을 하면서 술을 마신채 차를 타고 나갔다가 실종됐다는 영사관의 연락이 왔다. 민석씨는 29일 오후 5시(현지시각)께 농장에서 7㎞가량 떨어진 수로에 잠긴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미옥씨는 하늘이 무너져 내렸다. 귀국하면 집에 데리고 있으면서 나머지 한 학기를 마치게 할 참이었다. "내가 취업하면 좋은 집 지어드릴 께요"라고 입버릇 처럼 말하던 아들이 눈에 선했다.

그러나 아들의 시신을 찾으러 당장 호주로 날아갈 수 없는 형편이었다. 왕복항공비와 체류비, 화장 비용, 병원 영안실 비용등을 합치면 족히 1천500만원은 가지고 와야 한다는 영사관의 연락이 왔다.

집에는 돈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 그동안 이런저런 일에 실패하며 경제적으로 궁핍함을 벗어나지 못했었다. 이씨도 몸이 아파 일을 못하고 있는 형편이고, 남편이 건설현장에 받은 돈으로 근근히 생활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 생활하고 있는 집은 성전 벧엘교회 목사님이 사택을 비워준 것이었다. 민석씨가 그동안 빌러쓴 학자금 1천여만원도 고스란히 남게 된 상황이다.

이씨 가족의 형편을 전해들은 주변 지인들이 우선 시신이라도 찾아오게 해야한다며 십시일반 마음을 합쳤다. 남편이 다니는 동화하우징 정양수 사장과 직원들이 200여만원을 모았고, 성전면에서는 특별재해장례금 성격으로 200만원을 지출할 계획이다. 그러나 나머지 돈은 빚을 내서 호주에 갈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이씨와 남편은 2일 인천공항을 통해 호주로 날아갔다. 부부는 아들의 시신을 화장해서 7일 귀국할 예정이다.

이씨는 "비록 어렵게 살지만 먼 타향에서 죽은 아들의 시신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일이었다"며 "아들이 하나님의 곁으로 가서 편이 쉬길 바란다"고 눈물 지었다. /강진신문 주희춘 기자

이미옥씨 가정의 어려움에 힘이 되어주실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입금 계좌
1. 농협(예금주: 강진신문)-627010-51-038805
2. 농협(예금주: 이미옥)-627076-52-045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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