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원 찾기는 아직 걸음마 단계”
“유전자원 찾기는 아직 걸음마 단계”
  • 노해경 기자
  • 승인 2009.07.24 2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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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상국 전남 축산기술연구소 축산시험장장

▲ 박상국 전남 축산기술연구소 축산시험장장.
장기과정에 정책결정자 관심·인프라 확충 필수

우리지역에 토종닭이 있다고 해서 달려간 곳은 광산구 동산동에 위치한 전남 축산기술연구소 축산시험장. 500 마리 가량의 토종닭이 재래종 본모습을 찾기 위한 여정에 있었다.

토종의 모습은 대부분 찾았지만 우리나라 고유인 재래종의 형질을 온전히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해를 거듭하는 재래종품종복원사업. 지금도 종종 발견되는 개량종을 배제해 나가는 과정은 지난하지만 소중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이를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박상국 전남 축산기술연구소 축산시험장장을 만났다.

▲ 축산시험장은.

가축분야 유전자원을 총괄하는 책임기관인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의 지도를 받아 자원을 보존·관리한다. 책임기관에서 유전자원 평가·보존·이용 등 전반적 업무를 담당하고, 각 도에 있는 우리 같은 관리기관은 토종으로 인정받은 품종을 분산 사육한다.

우리도 전북 남원의 가축유전자원시험장에서 분양받은 토종닭 300수를 보존하면서 개량종의 특성을 배재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우리지역에 남아있는 토종을 탐색해 수집·평가하는 역할도 병행한다. 유전자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 비교적 최근 일이어서 우리의 작업은 이제 걸음마 단계라 볼 수 있다.

우리지역 토종닭 사육 농가는.

‘농업유전자원 보존·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 제반 제도들이 작년 4월 완비됐다. 이후 우리지역 유전자원 확보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토종을 보유·사육하고 있는 농가가 없음을 확인했다.

수입개방 등의 여파로 개인 농가에서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 토종의 보존을 꺼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올해부터는 교육을 통해 유전자원의 중요성을 알리는 등 인식개선 작업을 병행할 생각이다.

사람들이 중요성을 깨닫는다면 혹시 남아있을지도 모를 토종 자원들에 적극 관심을 가질 것이다. 

토종 찾기의 어려움은.

토종자원을 발굴하고 보존하는 것은 단기간에 성립할 수 없는 사업이다. 무엇보다 정책결정권자가 유전자원에 중요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필수다.

다행히 박준영 전남도지사께서는 임기 초부터 녹색·친환경 등에 대한 애정과 유전자원의 중요성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하나 덧붙이지면 토종 등 유전자원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확보도 중요한데 많이 미흡한 실정이다. 

‘우리맛닭’은.

닭 분야에서 유전자원을 활용한 소중한 성과고, 모범적인 케이스다. 우리 토종닭끼리 교배시켜 탄생했다. 육용으로 개량된 이 닭은 생육기간이 짧고, 몸집이 클 뿐만 아니라 우리입맛에도 맞게 개량됐다. 현재 부분적으로 출하되고 있지만 출하지역에서 큰 호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

우리 시험장에서도 조만간 분양받기로 했다. 그 가능성을 타진해 우리지역 농가에서도 사육할 수 있도록 길을 열 것이다. 유전자원 발굴·보존·이용의 쾌거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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