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 주먹구구 추진 이유 있었나
첨단산업 주먹구구 추진 이유 있었나
  • 노해경 기자
  • 승인 2009.07.24 2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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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ayment 삐걱거려도 편의 봐주기에 급급
참가업체들, 사업 자체 없어질까 ‘노심초사’

u-Payment 사업과 관련해 억대의 뇌물을 주고받은 혐의로 22일 광주시장 비서관 염모씨와 업자 하모씨가 구속된 것을 시작으로 사업관련자들이 줄줄이 검찰조사를 받고 있다.

관련 수사를 진행하는 검찰도, 사건을 바라보는 언론의 시각도 염 비서관의 개인적인 뇌물수수냐, 아니면 윗선이 개입됐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광주시의 신성장동력사업으로 육성해오던 21세기형 사업이 20세기에도 못 미치는 관행으로 추진돼왔기에 이런 파국은 이미 예견됐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인다.

2008.5.19 일자 광주시 자료 ‘차세대 전자금융산업 육성을 위한 u-Payment 기반구축사업 추진’에 따르면 이 사업은 2006년 12월 보고된 ‘전자금융산업육성 기획보고서’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보고서를 작성하기 두 달 전인 10월 경 시는 사업을 위해 15명으로 구성된 추진위원단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있는 S대학 C교수, 사업기금 출연기관 S박사도 추진위원으로 활동했다.

돌이켜보면 객관적인 잣대로 사업 평가와 선정에 임해야 할 인사들이 이권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는 정황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셈이다.

사실 컨소시엄 내부에서도 이런 정황에 대한 소문이 끊임없이 돌았던 것은 공공연한 사실.

2007년 11월 첫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LG CNS 컨소시엄이 인프라 구축 방법·시기·재정지원 등의 이유로 이듬해 3월 협상결렬을 선언하고 손을 털자 시는 바로 사업시행자 재 모집 공고를 내고 1차 우선협상대상자로 글로벌에스티엔 컨소시엄(글로벌에스티엔 네트웍스, 신한은행, 남양건설, 진흥건설 등)을 선정한다.

시, 문제있는 컨소시엄 알고도 뒷짐만 졌나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컨소시엄이 구성되기도 전에 글로벌에스티엔 네트웍스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으로 사업대상자가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았고 일부업체는 이 정보를 파악하고 컨소시엄에 뛰어들기도 했다.

사실이라면 사업자 선정은 형식적 절차에 불과했을 뿐이고. 사업자 선정에 영향력을 행사해 주고, 관계당국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한 커넥션을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여기에 컨소시엄을 주도했던 글로벌 에스티엔 네트웍스도 의문투성이다. 최근 컨소시엄 참여업체들이 대주주인 글로벌 에스티엔 네트웍스가 자본금을 위장납입했다는 혐의로 고발한 것 이외에도 사업을 건실하게 이끌어나가려는 의지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글로벌 에스티엔 네트웍스는 컨소시엄 구성회사들에게 투자만을 종용할 뿐, 지분구조나 회계의 투명성에 대해서는 보장을 해주지 않았다”고 했다.

상식을 가진 업체라면 자본금을 출자하면서 확실한 지분이 보장되지 않은 곳에 투자할리는 만무하다. 이윽고 이런 사정 등이 불거지자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신한은행과 중흥건설 등은 사업불참을 선언하고 철수했다. 

애초 투자하기로 했던 컨소시엄의 자기자본금 100억을 채우지도, 컨소시엄의 불화가 가시적으로 드러나도 시는 뒷짐만 지고 있어서 의혹을 증폭시켰다.

세 차례나 기간을 정해줘도 자본금을 채우지 못하는 컨소시엄에게 편의를 봐주고, 컨소시엄 회사가 빠져나가도 위기감을 느끼지 못한 시의 태도는 부적절을 넘어, 큰 문제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사태는 이렇게 진척 없이 사업이 지지부진하고, 돌아가는 사정이 불안해지자 내부 투자자들의 분열과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사태가 이 지경인데도 편의를 봐주기만 했던 시의 태도는 별정직 5급 사무관의 입막음 범위를 벗어난다는 게 중론이다. 윗선 개입의 의혹이 이는 것은 이런 사정 때문이다.

남은 업체들 사업자체 없어질까 '노심초사'

2008년 12월~2009년 3월 광주에서는 전국호환 교통카드 테스트베드 시범사업을 실시됐다. 국토해양부가 주관하는 ‘교통카드 전국호환 정책’에 발맞춰 KS규격에 맞는 교통카드 시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시험했다.

현재 광주는 전국에서 가장 선도적인 전자금융도시인 것만은 사실이다. 21세기 산업인 u-Payment 사업에 뛰어든 사업자들이 사태를 예의 주시하며 광주가 지금껏 쌓아왔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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