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족 장애요인, 언어불통이 45.3%
다문화가족 장애요인, 언어불통이 45.3%
  • 시민의소리
  • 승인 2009.07.2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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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소통과 상생을위한 다문화가족

▲ 화순다문화가족센터에서 한국어 수업을 받고 있는 이주여성들.
지난 8일 몽골여성과 결혼한 박모(38)씨가 광주의 한 성당 앞에서 아무 원한이 없는 A(48?여)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박씨는 지난해 7월 몽골여성과 결혼했지만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해 결국 아내와 이혼했고 지난 3월 아내를 찾아 몽골을 방문했으나 만나지 못하고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결과 박씨는 이후 심한 우울증을 앓아 왔으며 ‘성당사람들이 아내를 데려간 뒤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신도들에게 적개심을 품어오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국제결혼은 노총각 남성들의 결혼 문제를 해결하고 농촌 인구의 증가라는 긍정적 측면도 가지고 있지만 우리사회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본지는 모두 5회에 걸쳐 광주·전남 다문화 가족의 실태와 문제점을 살펴보고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해 ‘소통과 상생을 위한 다문화가족’ 정책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편집자 주>
 

<차례>
① 광주·전남 다문화가족 실태와 문제점
② 의사소통과 언어교육 문제점
③ 경제적 취약성과 가정폭력
④ 자녀양육과 한국어교육 문제점
⑤ 소통과 상생을 위한 다문화가족 정책대안

가장 최근의 정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 거주하는 다문화 가구수는 144,285가구(08.4.30 기준)이며 그 중 광주는 2,807가구, 전남은 5,919가구로 조사됐다.

정부의 다문화 가족에 대한 관심은 2005년 4월 외국인 문제가 ‘대통령지시과제’로 본격화 되었고 이에 대한 결과물로 재한외국인 기본법(2007)·다문화가족 지원법(2008)이 마련되었다. 광주·전남 양 시도 역시 거주외국인조례, 다문화가정지원조례 등을 제정해 다문화가족센터 사회복지관, 청소년수련관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과 함께 다방면에 걸쳐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여러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 전라남도 국제결혼 이주여성현황(2008.12월말 현재)

 

 

 

 

 

 

 

 

시군별

이주여성수

자녀수

시군별

이주여성수

자녀수

목포

432

321

장흥

180

252

여수

391

363

강진

167

223

순천

411

406

해남

349

438

나주

385

510

영암

257

334

광양

330

265

무안

249

280

담양

195

231

함평

164

237

곡성

181

240

영광

165

180

구례

128

162

장성

188

201

고흥

293

280

완도

175

186

보성

184

213

진도

154

167

화순

304

397

신안

173

162

 

 

 

 

<전남도청제공>

의사소통이 가장 큰 문제


광주지역 이주여성들의 초기정착 애로점은 의사소통(45.3%), 경제적 어려움(13.8%), 문화적응(12.7%), 자녀양육문제(7.8%), 시부모 등 친척간의 소통문제(7.3%)순이다. 이중 의사소통은 단연 이주여성들과 다문화가족들이 힘들어 하는 부분이다.

이상옥 광주 북구 다문화센터장은 “이주여성과 결혼한 남성  중에는 좋은 조건을 갖지 못한 사람이 많다. 한국 여성들이 시집가기를 꺼리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한국말을 모르는 여성을 아내로 며느리로 맞아놓고 한두 달 만에 한국말을 못한다고 야단치고 손찌검 하는 일에 진저리가 난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자체와 다문화가족지원을 펼치는 민간단체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도 언어교육이다. 전남도의 경우 방문지도사 320명을 양성, 2,340가정에 아동양육과 한글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주여성이나 자녀들이 한국어를 정복하기에는 녹록치 않은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광주지역 다문화가족 출신국적별 현황
   중국  중국(조선족)  베트남  필리핀  일본  태국, 러시아 등
  2,807        775         804      474      237     125           356

다문화가정 80%가 차상위계층


경제적 취약성 또한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의하면 다문화가정 52.9%가 최저생계비 소득수준 이하이며 광주·전남지역의 국제결혼 가족 조사 결과 역시 월평균 가구 소득이 100만원 이하인 경우가 48.9%로 150만원 이하 가구까지를 합하면 전체 다문화가족의 80%가 차상위계층에 속한다.

동남아시아권 여성과 결혼하는 한국남성들은 대부분 신체적 결함이 있거나 저소득층인 경우가 많다. 이주여성도 자국 내 빈곤에서 탈출해 가족과 친지에게 생활비를 송금하기 위해 한국인과 결혼하는 경우가 상당수에 달한다.

따라서 이들이 결혼한 후 생활수준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때 이주여성들은 쉽게 좌절하고 가정폭력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2004년에 결혼해 해남에서 거주하고 있는 베트남여성 K모씨는 “농촌지역이라 일자리 구하기 힘들어요. 김치공장, 식당, 과수원 등 잡일이 많아요. 건강보험도 안 되구요. 한국말을 잘 못해 사장한테 많이 혼나고요. 한두 달 만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요. 아이가 생겨 생활비는 점점 많아지는데…” 라며 말끝을 흐렸다.

구별 결혼이민자 및자녀현황 (2008. 4. 30 현재)         
      

 구분

 결혼이민자

 결혼이민자 자녀 현황(명)

 

 

 

 

     2,807

      1,608

     825

     783

   

       198

        111

      55

      56

   

       416

        239

     119

     120

   

       382

        179

     109

      70

   

     1,010

        522

     270

     252

 광산구

       801

        557

     272

     285

           

 <광주시청제공>


이중고에 자녀교육도 불안

광주 · 전남 다문화 가족자녀 현황은 광주 1,608명 전남 6,048명이다. 전남의 경우 1~12세 미만 아동이 5,550명이며 19세 이상도 165명이나 된다. 이주여성들은 자녀양육과 교육에 있어 아이들 숙제 봐주기를 가장 힘들어한다. 영암에 거주하는 캄보디아 여성 A모씨는 “ 한국어가 서툴러서 아이 숙제를 도와줄 수 없어요. 준비물도 잘 챙겨주지 못하구요.”라고 말한다.

현재 다문화 가족 및 자녀 한국어 교육을 위해 광주?전남에서는 지도방문사를 양성, 1인당 주 2회 2시간씩 4가정을 대상으로 방문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다문화가족의 거주 분포가 너무 광범위하고 방문시간 맞추기가 어려워 원활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홍기술 나주 다문화가족센터장은 “주 2회 방문이지만 다문화가족 사정으로 애초 약속한 시간에 맞추지 못해 주 4회꼴로 방문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애로점을 털어놨다.

다문화 가족수는 2020년이면 약 17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인종 다문화 사회로의 진입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현재 보건복지가족부, 교육과학기술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여성부, 노동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거의 모든 부처가 다문화 관련 예산을 편성, 운영하고 있다. 업무중복으로 많은 예산이 쓰이고는 있지만 다문화 가정이 느끼는 복지 체감도는 낮은 편이다.

다문화 가족이 겪는 가정 및 사회적인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행정기관과 사회단체가 유기적 협조 관계 속에서 현실에 맞는 정책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문상기 <시민의소리> 대표이사 ·김무진 다문화소식지 편집위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취재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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