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전쟁시대…식량주권 깃발들자
종자전쟁시대…식량주권 깃발들자
  • 노해경 기자
  • 승인 2009.07.21 10: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획] 전라도 ‘토종 먹을거리’를 찾아서

우리주변에 잃어버린 놀이들이 많다. 어린 시절 고무줄놀이, 비석치기, 딱지치기, 쥐불놀이 등. 컴퓨터 게임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게 옛 놀이들은 도대체 어떤 의미일까. 시대에 뒤떨어지고, 세련되지 못한 단순한 구습일 뿐일까. 게임은 현재 옛 것의 완전대체재인 상태다. 

또 우리주변에서 사라지거나 사라져가고 있는 것 중 대표적인 것이 있다면 토종을 들 수 있다. (사)한국토종연구회는 ‘한반도의 자연생태계에서 대대로 살아왔거나 농업생태계에서 농민에 의해 대대로 사양·재배·이용·선발돼 내려와 한국의 기후 풍토에 잘 적응된 동 식물 및 미생물을 지칭.

예로부터 농부의 손에 의해 재배되어온 재래종과 어느 지역에서 옛 부터 스스로 나서 자라나는 자생종을 포괄하는 말로 우리 기후·풍토에 잘 적응돼 특별히 병충해에 강하고, 우리민족의 얼과 선조의 숨결이 배어있는 유산’이라고 정의한다.

순식간에 토종은 생산성이 뛰어나고 모양이 좋은 외래종으로 대체됐다. 수출중심의 경제정책은 이를 조장했고, 우리들 주변에서 토종은 급속도로 사라졌다. 하지만 외래종이 완전대체재가 되도록 보고 있을 수만은 없는 위기의식이 있다.

바야흐로 종자전쟁 시대다. 전 세계 곡물 교역량의 80%를 차지하는 카길, 아처 다니엘스, 드레퓌스, 붕게, 앙드레. 세계 5대 곡물메이저로 불리는 이들은 종자를 장악하고 언제든 식량을 무기로 삼을 수 있는 처지다. 문제는 2004년 현재 한국의 수입곡물시장의 60%를 카길이 점유하고 있는 점. 한국인의 먹을거리는 카길의 영향 아래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콩의 원산국이면서도 95%의 콩을 수입하는 등의 사정에 비춰볼 때 언제든지 우리나라는 식량난의 희생자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을 수도 있는 현실이다.

토종이 외래종에 대해 완전히 자리를 내줄 수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토종을 발굴하고, 보존하고, 연구하는 것은 먼저 현재의 위기에 대처하는 밑거름이다. 또 과거 토종과 함께 했던 삶을 복원하는 행위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미래 후손들에게 유전자원주권을 물려주는 길이다.

기획취재를 계기로 전라도 토종들을 찾아 나선다. 아직은 우리주변에 있는 것들도 있지만 가물가물한 것도 있을 것이다. 거창한 목적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과거 살갑게 우리주변에서 공존했던 것들에 대한 기억이라도 되살려 보자는 취지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