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가려진 亞전당 실체
베일에 가려진 亞전당 실체
  • 오윤미 기자
  • 승인 2009.07.1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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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 채울 콘텐츠 없다” 비판
종잇조각 되는 연구용역…혈세낭비

2012년 개관을 앞둔 아시아문화전당에 대한 관심은 온통 ‘도청별관’ 논란에 쏠려있다. 지나치게 건물 외형에 치우친 나머지 정작 중요한 공간의 활용방안은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게 현 실정이다. 공간을 메울 콘텐츠에 대한 고민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아시아문화전당의 핵심은 아시아 최대의 문화충전소다. 광범위한 문화의 범위를 한정짓지 않고, 모든 것을 총망라해 문화를 연구, 개발, 활용하는 명실상부 문화의 산실인 것. 이는 문화예술인들이 “이상적인 문화 공간”이라고 전당을 추켜세우는 이유이기도 하다.

민주평화교류원, 아시아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아시아예술극장, 어린이지식문화원 등 전당의 5개원이 맞물려 제 역할을 수행할 때 비로서 전당이 완결적 구조로 제 힘을 갖게 된다. 이것이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이하 추진단)이 내세우는 전당의 핵심코드인 선순환 방식이다.

▲ 아시아문화전당 조감도.

그러나 추진단이 제시한 ‘이상적인 전당’은 아직 현실에 발 딛지 못했다. 추진단의 ‘불친절함’이 문제였다. “전당 실체가 없다”는 비난에도 불구 추진단은 여태 몇 차례 중간 용역 보고회를 거쳤을 뿐 진행 과정에 대한 이렇다 할 설명이 없다.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추진단의 설명을 확인할 길이 없는 것. 그렇다 보니 교류원 등 5개원에 들어갈 ‘콘텐츠’에 대한 고민은 추진단과 일부 관계자들의 몫일 뿐이다.

이는 광주시와 추진단의 소통불화에서도 찾을 수 있다. 전당이 국책사업으로 진행되다 보니 광주시가 ‘미미한’ 보조 역할만 수행하고 있는 것.

전당 사업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광주 시민들이 전당을 왜 짓는지, 지어서 뭘 하려고 하는지 조차 잘 모르고 있는 것은 광주시와 추진단과의 소통 불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광주시와 추진단 사이에 소통 채널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 조차도 없는 상태다”고 귀띔했다.

일부에선 전당 속살인 “콘텐츠가 없다”고 쓰디쓴 질책을 가하기도 한다. 연구용역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추진단은 기본적으로 문화자원 수집과 아카이브 필요성을 상업적으로만 접근할 뿐 본질적인 필요성에 대해선 고민이 부족하다”며 “상당히 구체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사업에 관해서도 실험적이고 추상적으로 접근하는 등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고 지적했다.

활용도가 떨어지는 연구용역의 남발 역시 문제다. 추진단에 따르면 전당의 각 분야별 연구용역은 164개로 258억 원이 소요됐다. 추진단조차 “국책사업 사상 가장 많은 연구용역이 수행됐다”고 할 정도로 많은 수치다.

용역 당 2억원 안팎의 비용이 드는 연구용역의 활용엔 적잖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한 연구용역 참가자는 “연구용역 결과가 추진단의 최종 방향과 맞지 않아 엎어지거나 전체적인 틀이 바뀌어 종잇조각 되는 건 그나마 양반이다”며 “수행능력이 떨어지는 단체선정으로 용역 수행이 엉망진창 되는 등 국민 혈세가 불필요하게 낭비되고 있는 것은 신랄하게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질책했다.

이에 대해 추진단은 종잇조각 되는 일부 용역을 시인하면서도 문제될 것 없다는 반응이다. 추진단 관계자는 “전당의 5개원 프로그램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콘텐츠 연구용역은 내용을 결정짓는 중요한 일이다”며 “연구용역이라는 게 전당을 여러 각도로 다방면에서 살펴보는 게 목적인만큼 바뀔 수도 있는 거고, 기존 안이 안 좋으면 추가로 용역을 주기도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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